올해 들어 예전만큼 브런치에 자주 들르지 못하게 되면서, 조회수 욕심은 진작에 내려놓았었다. 월등한 필력에 부지런함까지 갖춘 작가님들이 수두룩한 이곳에서 글 발행 주기까지 뜸해지면 내 브런치는 그야말로 파리 날리는 공간이 될 게 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각오가 무색하게도 작년에 써둔 글들이 쏠쏠히 조회수를 벌어다 주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그 쏠쏠함이 하루에 천 명도 넘는 어마어마한 숫자를 뜻하지는 않는다. 언감생심 하루에 열 분이라도 들러주시면 감사한 일이라 여겼으나, 거기에 한 자리를 추가해 백을 조금 넘는 숫자가 매일 통계란에 찍히고 있다. 인기 작가분들께는 별 것 아닌 수치일지라도 내게는 신기하고 고마운 기록이다.
대체 이 분들이 무엇 때문에 내 브런치에 들르시는지 궁금해 주요 검색어를 보았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중구난방도 이런 중구난방이 없다 싶을 만큼 버라이어티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얼마나 통일성 없는 주제들로 글을 쌓아왔는지 실감도 나고, 이렇게 잡다하게 써오면서 용케 일 년씩이나 버텼다 싶었다.
검색어 리스트에 자주 올라오는 키워드 중 눈에 띄는 제목이 있었으니, '후무후무누쿠누쿠아푸아아'에 대한 글이다. 서투름의 향연 속에서 그래도 이 글에 가장 애착이 가는 이유는 문장에서 느껴지는 나 자신의 '가벼움, 별생각 없음'이 마음에 들어서다. 그저 그 소재가 재미있고 귀여워서 썼고, 그래서 다른 글보다는 조금 덜 부끄럽다. 주인공인 유아용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사랑스러움이 떠오르며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브런치 작가 심사에 통과했다는 이유만으로 날아갈 듯 기뻤던 기억은 점점 희미해져 가고 과잉 상태였던 자의식도 덜어낸 지금, 예전 글들을 보며 초심을 찾으려 애써 본다.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재미있어서 신나게 써 내려갔던 느낌으로 이 작은 공간의 문을 좀 더 오랜 기간 열어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