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한 템포를 끊고 쉬어갈때 필요한 것 '정리'
요즘 서점을 들르다 보면 마흔에 관련된 책이 부쩍 많아진 것 같습니다.
마흔에 읽는 xx라는 제목의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자주 보입니다. 인생 중반부에 이르면서 다들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고, 살아갈 인생을 준비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그런지 인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의 가사에서 서른의 애틋함을 느꼈다면요, 요즘 시대는 그 서른이 마흔으로 넘어간 느낌입니다.
평균 80세 시대라 하니 마흔 즈음 되면 인생의 절반쯤이라 하겠습니다. 뭐든지 절반 정도가 지나면 한 번씩 점검을 하는 것 같습니다. 스포츠 경기도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누듯, 인생도 전반전을 점검하고 후반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가 마흔 즈음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삶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구요, 앞으로의 삶을 준비할 필요가 있겠네요.
저는 마흔을 향해 가고 있지만 곧 퇴사를 앞두고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보통 이 시기에 다들 새 직장 찾느라 여기저기 검색도 하면서 이력서를 몇 군데 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검색보다는 되려 사색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선 그동안의 삶을 돌아보면서 정리가 필요합니다.
집안 정리도 합니다. 그동안 쌓인 잡다한 물건이 가득합니다. 거의 쓰지 않았던 물건, 3년 이상 손을 대지 않았던 물건들을 틈틈이 버리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공간에 여백이 있으면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집니다. 역시 최고의 인테리어는 빈 공간 같습니다.
시간의 정리도 필요하겠습니다. 그동안 쓸데없이 잡아먹었던 시간, 타인의 계획으로 움직였던 시간의 비중을 대폭 줄이고 내 꿈과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시간으로 채워 넣기 위한 일종의 구조조정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소비로 쓰는 시간보다는 생산을 위해 쓰는 시간으로 채우려 하고 있습니다. 일단 휴직이나 퇴사 등으로 직장 업무, 상사, 동료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때, 재설계 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계의 정리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수많은 인간관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만나면서 내 에너지를 뺏는 사람도 있고, 되려 나에게 에너지를 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를 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도 있고, 부정적인 기운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도 만나게 됩니다.
살면서 어느 누구를 만나게 될지는 제 소관이 아니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떤 사람을 가까이해야 하고 멀리해야 할지 어느 정도의 선별은 필요하겠습니다.
기준은 내가 되어야겠습니다. 내가 중요시하는 가치를 알고 그 가치와 결이 맞는 사람들만 만나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내가 지닌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리는 버리면서 점차 내가 원하는 것들로 바꾸는 과정입니다.
집안을 정리하면서 내가 원하는 공간을 만듭니다.
시간을 정리하면서 내가 원하는 시간대의 일을 원하는 만큼 만듭니다.
관계를 정리하면서 내가 원치 않은 사람을 멀리합니다.
그렇게 내가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일을 원하는 만큼, 누구에게나 이상적일 수 있는 육하원칙의 삶을 상상해 보곤 합니다.
정리가 된 빈 그릇에 새로운 것을 담을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용기가 필요하겠으며 생각이나 말보단 실천이 필요하겠습니다. 시행착오와 불확실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그렇게 2023년 12월은 정리와 준비를 하는 시간으로 마무리 짓고 싶습니다. 인생의 체질 개선이 이루어지는 씨앗이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끌벅적한 송년회도 하나둘씩 마무리 되었을 텐데요. 너무 취하지 않게, 정신은 맑게 유지하고 싶네요.
다가올 2024년을 차분히 모시기 위해서입니다.
기존의 쌓인것들은 비우고 새로운 것을 담아서 과거보다 좀 더 성장한 내일의 모습을 그려보고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