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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엄마HD아들 Oct 02. 2023

글쓰기 싫어서 쓰는 글

브런치 휴식 2주, 글쓰기가 싫어졌다

한 달 동안 책 20권을 읽는다고 글 발행을 안 한 지 2주가 넘었다. 브런치에서 독촉알림이 왔다. 글 쓰라고.


나는 절대 그런 알림을 받을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2주 동안 글을 한편도 안 쓸 리가 없지!'라고 생각했던 지난날의 내가 우스워진다. 지난 한 달 동안 책만 읽은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끄적였다. 발행하지 않았을 뿐. 노트에 어지럽게 휘갈겨 쓴 글도 있고, 쓰다가 귀찮아서 퇴고도 하지 않고 방치해 놓은 글도 있다.



왜 나는 글을 쓰는 것이 싫어졌을까?


정확히 표현하자면 글을 쓰는 것이 힘들어졌다. 부담스러워졌다. 한 달 동안 책 20권을 읽으니 눈이 높아졌다. 내가 쓴 글이 너무 하찮게 느껴졌다.


과연 내가 이 저자들처럼 독자의 마음을 울리는 깊이 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첫술에 배부르랴..


이제 시작했으니 갈길이 구만리라고, 욕심부리지 말자며 마음을 다잡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3개월, 나의 열정은 딱 여기까지인 것일까?

아니면 열망이 너무 커서 조급한 것일까?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글을 쓰기 싫은 것인지, 쓰고 싶은 것인지.


그동안 발행했던 글들을 쭉 읽어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



지난 3개월간 구독자분들이 많이 늘었다고, 하트가 많이 쌓였다고 좋아하며 쉴 새 없이 내달렸지만, 2주간 글을 쓰지 않고 멀리서 바라보니 공허하다. 또 한 없이 작아진다.


머릿속에 뱅글뱅글 도는 생각들을 정리할 수가 없다.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을 짓누른다. 손가락을 마비시킨다.


글을 쓰려고 책상 앞에 앉아도 글을 쓸 수 없어 괴로웠고, 쉼 없이 울리는 작가님들의 글 발행 알람을 보고도 애써 외면하고, 글 생각을 하지 않으려 다른 일을 해도 괴로웠다.


그렇게 괴로워하다 쓰고 있는 글이 하소연이라니.

일기장에 적어야 할 글이지만 발행해 본다.


혹시 나처럼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고 멍하니 있다 돌아서고, 펜을 들어 낙서만 하다 또 덮어 버리는 괴로운 분들이 있을까, 공감하는 분들이 있을까 하여.


뭐라도 써본다. 진짜 뭐라도.









혹시 글을 발행하라고 독촉하는 알림을 받은 작가님 계시나요? 계시다면 다시 돌아오세요. 저도 돌아왔습니다. 한 달간의 긴긴 독서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사실 오늘도 쓸 생각은 없었는데 브런치가 독촉을 하는 바람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일단 책상 앞에 앉아 보았어요. 괴로웠는데 뭐라도 쓰니 좀 낫네요.


손가락이 안 움직일 것 같았는데, 아무 말 대잔치라도 하자고 생각하니 손가락이 아무렇게나 움직이네요. 다행히 타자 치는 법은 잊지 않았습니다. 허허


책을 많이 읽으면 글 쓰고 싶은 마음도 쑥쑥 자라날 것 같았는데, 오히려 자신감만 싹싹 갉아먹었어요.

역시 글을 잘 쓰려면 글을 써야 합니다.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도 정리가 안되는 마당에 새로운 것을 집어넣어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돌아왔습니다^0^


물론 한 달 동안 책을 20권을 읽고 생각이 풍부해지긴 했습니다. 노트에 끄적이기도 많이 했고요. 그런데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않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은 느낌이 들어요. 분명 열심히 한 달을 살았는데, 브런치에 글 발행 좀 하지 않았다고 이렇게나 공허하다니..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게 해 준 이곳,

'떠나기는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지요?

너무 오랜만이라 안부인사 전하는 것도 떨립니다.


브런치가 이러라고 글쓰기 권한을 준 것은 아닐 텐데 자꾸 독자님들에게 러브레터를 보내고 있네요. 사실 무심한 척했지만 조용한 제 브런치가 엄청 신경 쓰였거든요. 이제 다시 힘내서 작가님들 브런치에도 열심히 놀러 갈게요!


이젠 한 달에 책 20권을 읽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0^

한 달에 12권 정도가 딱! 인 것 같습니다.

이제 한 달간 글쓰기에 과몰입해보려 합니다.

오랜만에 글 발행 하려고 하니 마무리하기도 어렵네요.


그냥 아무 말이나 던지고 갈게요.

사랑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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