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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D엄마HD아들 Nov 13. 2023

책과 독서, 너의 의미 (독서 강의를 하다)

여러분에게 책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2023년 11월 11일. ‘아이캔대학’에서 만난 인연들을 대상으로 줌을 통해 독서 강의를 진행했다. 이번 독서 강의는 나에게 정말 큰 의미가 있다.


내가 누군가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다시 듣게 되었다는 것이 감격스러웠고, 우울과 불안의 소용돌이 속에 정신을 못 차리고 살던 내가 이만큼 성장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에게 책 이란 무엇인가요?’      


많은 분들이 강의를 듣고 책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며 앞으로 주체적으로 책과 만날 것을 다짐하시는 것을 보고 마음이 벅차올랐다. 강의가 끝난 뒤 눈을 감고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 책은 어떤 존재인가?’     





나는 정말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었다. 책을 읽으려고 하면 중구난방으로 분산되는 시선과, 마구 떠오르는 생각들 때문에 책에 집중을 하기 어려웠다. 때로는 멍하니 눈동자만 굴리기도 했다. 문장마다 담겨있는 의미를 파악하기 보단 눈에 들어오는 문장을 중심으로 내용을 추측하고 끼워 맞추기 식의 독서를 했다. 내가 몰입해서 읽었던 것이라곤 흥미만을 자극하는 소설과 만화책들뿐이었다.  

    

지금껏 살면서, 나는 내가 책을 읽는 능력과 끈기가 부족하여 독서와 멀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정말 독해가 잘 되지 않아서였을까? 의지와 끈기가 부족해서였을까?   

  

학창시절 내가 책을 읽었던 이유는 어른들이 읽어야 한다고 해서였다.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 유아기 시절에 읽었던 그림책, 동화책들을 제외하고는 내가 읽고 싶어서 읽었던 책들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자의적으로 선택하여 읽은 책들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읽으라고 해서 읽었던 책들의 제목만 떠오를 뿐이다. 분명 내가 읽고 싶어서 읽었던 책들 이 있을 텐데 왜 하나도 기억나지 않을까? 그런 경험이 아주 적었기 때문일 것이라 추측해본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학습지 선생님께서 단편문학작품들을 많이 읽으라고 소개해주시고, 감상문까지 작성하게 하셨는데 그때는 너무 괴로웠다. 어떤 내용 인지 스토리는 알겠으나 재미가 없었다. 초등학생에게 ‘메밀 꽃 필 무렵’, ‘감자’, ‘운수 좋은 날’은 그저 어른들의 이야기일 뿐 나의 일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그 시절 선생님께서 청소년 문학을 추천해주셨다면 어땠을까? 내가 원하는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게 하셨다면 어땠을까?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책이란 학교를 다니며 공부를 하기 위해서 읽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영혼 없는 책읽기 인생이 시작되었다. 수능을 위해 언어영역을 공부하면서도 ‘시험지에 나오지 않는다면 이 책을 읽을 일이 없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고 시험을 치르고 나면 책의 내용은 새까맣게 잊혀졌다.  



    





전공서적 외에는 책을 단 한권도 읽지 않았던 대학시절을 지나 책이라곤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동화책이 전부였던 유치원 교사시절까지도 독서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독서는 그저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으레 거쳐 가야하는 관문 같은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나도 어린시절 독서의 진정한 의미를 알려주지 않은 채 그저 많이 읽으라고만 했던 어른들과 같은 사람이 되었던 것이다.      



나는 교사시절 유아들의 독서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연수에 참여하여 어린 시절부터 책읽기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왜 중요한지,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있다. 연수를 한 후 무릎을 치며 ‘그래, 나중에 아이를 키우게 되면 독서습관 하나는 기가 막히게 길러줘야지’라고 생각했고, 결혼 후 아이들을 낳고 나서는 적극적으로 책을 사들이며 독서를 위한 환경을 구성했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수백 권의 책을 사들였으면서 내가 읽으려 구매한 책은 고작 육아서 서너 권 정도였다. 그마저도 아이들을 위한 책이었고, 끝까지 읽히지 못 한채 책장에 전시 되었다. 아이들의 독서습관을 길러주는 것만 생각했을 뿐 나의 독서습관에 대해서는 일말의 고민도 해보지 않았다. 그때 까지도 나에게 책은 그저 체계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얻는 정도의 수단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미 늦었으니 너희라도 책을 많이 읽어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라는 마음 하나로 목이 쉬도록 책을 읽어주었다. 책 읽자고 하면 싫다고 하며 도망가는 아이들도 많다는데 우리 아이들은 내가 ‘엄마의 동화극장~!’이라고 외치면 득달같이 달려오고, 내가 어렸을 때부터 수도 없이 책을 읽어주었던 첫째는 책을 한번 꺼내들면 세상에 책과 단 둘만 존재하는 듯 몰입해서 책을 보기에 이정도면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어야 할 사람은 아이들이 아니었다. 아이들만 바라보며 살았던 8년 동안 사회생활을 하지도, 사람들을 만나지도 않았던 나는 점점 고립되었고, 내가 뉴스를 보지도, 책을 읽지도, SNS도 하지 않고 정신없이 집안일을 하는 동안 세상은 깜짝 놀랄 만큼 변해있었다.

     






억울했다. 물리적인 나이만 먹었을 뿐, 내 마음은, 내 수준은 아직도 결혼을 하고 일을 그만두었던 26살에 멈춰있는데, 세상은 나에게 많은 것을 요구했고, 내가 집 안에 꽁꽁 숨어 있던 기나긴 시간동안 친구들은 각자의 꿈을 찾아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아이들을 키우며 미련 없이 포기했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속에 불씨가 남아있었나 보다. 엄마로 지낸 세월이 선생님이라고 불리던 시간을 추월했음에도 문득문득 ‘선생님~’하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렸으며 꿈속에서 수도 없이 유치원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꿈의 마지막엔 항상 아, 이건 꿈이지. 나는 내 새끼들을 키워야 하지하며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억울한 마음은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부딪혀 ‘깨갱’하고 꼬리를 내렸고, ‘억울하면 어떻게 할 건데, 네가 선택한 일이 잖아’라는 생각이 나의 마음을 물에 적신 솜처럼 축축하고 무겁게 만들었다.



‘수많은 아이들을 가르쳤으니 내 새끼도 당연히 잘 키울 수 있을 거야’했던 자신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비록 내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아이들의 꿈을 무럭무럭 키워주는 사랑 가득한 엄마가 될거야’라는 다짐도 처참하게 깨져버렸다.      


괜찮다는 거짓말로 내가 나를 속이는 동안 불안과 우울은 소리도 없이 나를 집어삼켰으며 괴물 같은 탈을 뒤집어쓴 엄마의 모습에 아이들은 불안에 떨었다. 마귀할멈처럼 소리치는 내 모습이 나조차도 무서워 엉엉 울 지경이었다. 나는 매일 자책과 후회로 범벅이 된 채 울컥울컥 눈물을 쏟아냈다. 더 이상 손쓸 수 없을 만큼 만신창이가 된 내 마음을 구원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스스로 조절이 되지 않는 내 행동이 너무 괴로워 밤을 지새운 어느 날, 몇 년 동안 책장에 꽂힌 채 먼지들의 안식처가 되어버린 책을 한 권 꺼내 들었다.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책을 집어든 순간 책이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왜 이제야 펼쳐보는 거야, 내가 온몸으로 답을 알려주고 있었잖아’       



새벽 4시에 몸을 일으킨 나는 동이 틀 때 까지 꼼짝도 하지 않고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읽는 내내 가슴을 부여잡고 울었고, 수없이 되 뇌였다. 너무 늦게 읽어서 미안하다고.


자존심 때문에 나의 잘못된 행동들을 합리화하고 핑계를 대고, 회피를 하며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 것이 미안해서 울었고, 책을 사 놓고도 펼치지 않으며 책의 가치를 폄하했던 것이 미안해서 울었다.


그 날 이후 나의 독서 인생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고, 책장에 한 권, 두 권 책이 늘기 시작했다. 책에 대한 나의 태도는 조금씩 변화하였으며, 책은 나를 긍정의 방향으로 이끌었다. 멈춰있던 나의 시곗바늘을 다시 움직이게 했고, 세상과 소통하는 창이 되어 주었다. 너무 힘이 들어 주저앉을 때 마다 ‘그럴 수 있어 괜찮아, 이렇게 해보자’라며 나를 일으켜 주었고,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 하나 없어 인생이 허무할 때도 책만은 그 자리에서 묵묵히 나를 지켜보았다.      


이렇게 책에게 위안을 받고 책을 통해 나아가야 할 길을 본 순간 너무나 고마워서 한동안은 나를 꾸미는 옷과 화장품을 사는 것보다 책을 사는 것을 우선시 했다. 그동안 책을 읽지 않아 일일이 몸으로 부딪혀가며 고생을 했던 나에게 미안한 마음에 조급하게 책을 읽었다. 세상이 쉴 새 없이 변하는 동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던 내가 너무 안타까워서 전속력으로 달렸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독서 강의를 준비하면서 나의 지난 독서 생활을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독서 강의를 하겠다고 한 것은 타인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독서해야 한다는 것을, 언제나 독서를 하는 목적을 생각해야한다는 사실을 ‘나 스스로에게’ 한 번 더 상기시키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 책을 읽다가도 문득 불안해지고 조급해지는 ‘나 자신’에게 잘하고 있으니 꾸준히 하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었나보다.      








이젠 ‘당신에게 책이란 무엇인가요?’라는 물음에 답할 수 있다. 나에게 책은 촛불이라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속을 헤매던 내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주변을 더듬었을 때 내 손에 잡힌 촛불이라고.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내 주위엔 성냥과 촛불이 있었고, 내가 간절함으로 그 촛불을 밝히자 주변에 놓인 다른 촛불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은 내 앞에 놓여있는 촛불을 차근히, 하나씩 밝히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밝은 세상을 맞이하겠지.   









 일생동안 읽을 수 있는 책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책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가능성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에게 웃음거리로 보이는 꿈일지라도 책을 아군삼아 계속 도전하십시오. 지금 아무리 불안하고 고독하고 자신이 없고 울고 싶은 상태일 지라도 책만은 언제나 당신의 편입니다.


        - 독서법이 잘못됐습니다 /아바타로(김상현)-     




독서 강의를 준비하면서 만난, ‘독서법이 잘못됐습니다’라는 책에서 내 마음을 울린 구절이다. 이 구절을 평생 기억하며 남은 인생, 책과 함께 열렬히 도전하고 사랑하고 베풀며 살아갈 것을 다짐해본다.    

  

매일 도전하고 매일 실패할 지라도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책을 끌어안고 끝까지 나아가 볼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이 언젠가 내가 쓸 책의 서문이 되길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제가 독서강의를 준비하느라고 브런치를 또 팽하고 있었네요ㅠㅠ

날이 너무 추운데 다들 잘 지내고 게시나요?


추운날엔 따뜻한 이불속에서 책을 읽는 게 최고 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잠들기도하고 ㅎㅎ

9월에 호기롭게 책 20권읽기 프로젝트를 했었는데, 20권을 읽고 깨달은 것이 많았어요. 그래서 내가 몸소 부딪히며 얻은 것들을 이타성의 마음으로 나누고자 독서강의를 하게 되었답니다.


책 20권읽겠다고 선언했을 땐 그 일이 독서강의 까지 이어질줄 상상조차 못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찾아와서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기운을 이어가 당분간 독서에 대한 글을 자주 발행하려고 해요^^

독서에대한 책을 만들고 싶은 꿈도 생겼습니다!


나는 어려운 책도 잘 못읽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 보지도 못했고, 성인이 되어서 읽은 책이 100권도 안되는데 내가 무슨 독서법에 관한 책을 쓸 생각을 하는 걸까?! 했지만

벽돌책과 유명한 명저들을 읽는 경지에 있는 사람들만이 독서법을 알려줄 수 있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독서와 멀어지고 책과는 담을 쌓으신 분들의 꽁꽁얼은 마음을 녹여드리고, 책과 새로운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아직 독서에 있어선 어린이 수준이지만, 브런치에 독서 관련 글을 쓰면서 쭉쭉 성장해보고 싶어요^^


여러분 책을 읽으십시오! 책은 언제나 여러분의 편입니다!


쑥쓰럽지만 제가 준비했던 독서강의 영상 투척하고 가요^^

30분정도 되는 영상인데, 설정버튼 누르시고 배속으로 보셔도 좋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보셔서

배속설정 안되시면 ,


https://m.blog.naver.com/adhd_family/22326236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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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캔유튜브대학 '날개를 달다 프로젝트' 독서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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