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에 대하여>
저기... 저 바위 보세요. 저 거북이들 진짠가요?
그런 거 같은데요.
꼼짝 않고 있는데요.
햇빛 쬐면서 졸고 있나 봐요.
어쩜... 저렇게 졸 수도 있나요?
세상에... 하와이에만 사는 줄 알았는데 이 공원에도 거북이가 사네요.
어쩜... 어쩜!!!.
저기 저거 진짜 거북이 맞아요?
네 그런 거 같아요.
바다 말고 호수에 사는 애들도 거북이라고 부르나요?
글쎄요. 민물 거북이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애들을 남생이라고 부르지 않나요?
글쎄요.
음.... 꼼꼼히 자세히 보니 신기하고 인상적인 볼거리가 정말 많네요. 매일 다니는 길에도...
그렇지요!!
볕 좋은 봄날 오후,
해바라기 하려고 나선 산책길.
호수 데크에 초로의 타인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탄을 나누는 중이다.
어쩐지 친구보다는 다정한 연인 같은 초로의 아저씨 한 커플.
버거운 시간에서 탈출해서 편하게 마음 붙일 곳이 필요한 나.
그리고 잠시 후 셋의 대화에 어쩐지 나와 같은 처지처럼 보이는 겨울 옷차람의 덩치 좋은 아저씨가 동참했다.
바위 위에 몸 붙이고 서로의 경계를 잊은 거북이들처럼, 일상의 동선 속에선 부러 딱딱한 껍질의 두께를 과시하며, 빙 돌아 지나쳤을 허름한 타인들이 기꺼이 껍질 밖으로 수줍게 여린 감성의 촉수를 드러낸다.
따뜻한 봄 햇살 아래서 사지와 목을 길게 빼고 겨울의 시련을 위로받는 풍경.
저마다의 겨울을 견디느라 어딘가 억울했을 어른들이 그 풍경에 마음을 얹으며 위로받는 풍경.
바위 위의 저들과 데크 위의 이들.
...
되살아 나는 오래전 광장의 기억.
봄이다. 긴 겨울 움츠린 감성의 촉수를 하늘 높이 들어 올리는...
공감과 소통이 봄 햇살 보다 더 따뜻했던...
봄은 광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