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 정재승 교수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거울 뉴런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게 된다. 공감을 잘하는 이들은 리더가 된다…. 하지만 권력을 갖고 리더가 된 후에는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상대를 공감하려 애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출처] [리더의 공감 능력] 뇌과학자 정재승이 말하는 리더의 공감 능력|작성자 숙쿨
내 남편의 공감능력이 아주 제로였을 때,
나는 입원한 기간에도 남편이 들고 온 노트북을 보고 기겁했던 적이 있다.
가게 빚 때문에 수금하랴 견적서 만들고 서류만들어내다가 과로가 누적돼 자궁에 물이 찼음에도
서류를 만들지 못하는, 그리고 콜포비아가 있는 남편은
나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한 결과
수익이 들어와야 하는 가게의 오늘이 더 중요한 사람이었다.
그 때 나는 처음으로 이혼을 생각했다.
남편의 발등 살이 찢어져 피가 나는데도 모른 채 밥을 먹는 모습에
바로 옆 편의점으로 달려가 소독약과 대일밴드를 사온 나와는 다르게
더위를 너무 타는 남편을 위해 에어컨을 파워로 틀다가 장염이 걸려 음식을 먹지 못하는 내 앞에서
신이 나서 교촌치킨을 시켜먹던 남편을 보고 아연실색했던 적도 있다.
그 때는 정말 다섯평 원룸이 원망스러웠다.
(모텔가서 잘걸.......)
그때도 나의 친정엄마는 단호하게 말했다.
"너는 약국가. 약먹고 안되면 병원가서 링겔맞아. 근데 윤상이는 더우면 진짜 더 잘못될 수도 있어. 에어컨은 켜고 끌 수 있잖아. 윤상이 잠들 때까지만 일단 시원하게 해주고, 잠들면 살짝 줄여 너는 이불 좀 두꺼운 거 덮고~ 일하느라 고생하고 하루종일 얼마나 더웠겠어. "
"너 굶어야 된다고 니 남편까지 굶기면 안돼. 애는 먹여야지."
"혼내도, 조져도 밥은 해주고 조져."
"시부모님이 너한테 서운하게 해도 너는 할 도리 먼저 다 하고 서운해해. 그래야 나중에 할말이 있는거야."
그때는 이해할 수 없던 엄마의 말들이,
이제 마흔을 앞두고 결혼 9년차가 되니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엄마의 그 사위사랑이,
사위를 변하게 할 줄은 몰랐다.
사실 로봇이라기보다는,
어쩌면 생물학적으로 뇌에서 공감을 담당하는 전두엽 대뇌피질 이런 쪽이 잘못된 건 아닐까,
내 남편이 나르시시스트이거나 싸이코패스인건 아닐까 의심까지 하던 찰나에,
정말 많이 싸우고 울고불고 가방싸서 집도 나와보고 했던 9년이었다.
지금의 남편은 남들 눈에는 여전히 공감능력 없는 사람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차려주는 밥을 먹기 바빴던 남자가 백수생활 즐기랬더니 요리를 해준다.
빨래 옆엔 가지도 않던 남자가 건조기와 세탁기용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주문해달라고 카톡이 온다.
내가 아파도 이혼 얘기를 해도 졸리면 잠을 자야 했던 남자가 늦게 퇴근한 나를 위해 지하철역으로 데리러 복구와 함께 기꺼이 나와준다.
파업에 지각할까 걱정하던 내 얼굴을 보며 '태워줄까'라는 말을 먼저 꺼낸다.
눈물나게 고맙고 살아온 9년의 시간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이 남자의 공감능력이 나처럼 감정적으로 울리는 것이 아니란 걸 안다.
이 남자는 나와 늙어서도 함께 하기 위해 많이 노력해주고 있는 것이란 걸 안다.
내가 가게를 말아먹거나 나 몰래 신차 계약을 하는데도 넘어가주지만,
작은 것에는 파르르 분노하는 (말 한마디, 눈치챙김) 상황에서는 어림없는 도라이란 것도 잘 안다.
10년이 거의 다 되어서야,
우리의 부부의 합, 이라는 것이 맞춰진 느낌이다.
대국민 담화를 보고 난 후의 국민들은 더 많이 거리로 나와 국회로 향하고 있다.
정신과의사들,
대학교수와 교사들,
청소년들까지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이 공감능력을 소유하지 못한 계엄찬성자들과 실행자들에게
그들이 아끼는 것을 잃는 슬픔을,
그것이 바로 우리가 계엄후에 누려야 했을 자유의 박탈임을 알려줄 수 있다면 좋겠다.
여당의 당대표까지 돌아선 지금이다.
더이상의 선을 넘지 않고,
그래도 국민의 혈세와 녹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는 것, 국민 덕분에 이 국가가 지켜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