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려다 내가 배운 이야기
피그마는 좀 하는데
설명은 처음이었습니다
피그마는 나에게 익숙한 도구이다. 오랫동안 실무에서 사용해왔고, UXUI 뿐만 아니라 마케팅 디자인과 그래픽 디자인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 익숙한 도구이다.
어느 날, 제안을 받았다.
“피그마 툴을 기획자와 마케터분들께 지식 공유를 해줄 수 있을까요?”
“온라인 강의를 듣는 것보다, 기술자가 우리 팀 안에 있다면 설명을 받고 싶어요.”
강의보다 내부 디자이너에게 직접 공유 받고 싶다는 요청이었다. 이 경험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기회가 되리라 기대했다.
툴을 ‘쓸 줄 아는 것’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였다.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어떤 용어를 써야 이해하기 쉬울지 고민이 많았다.
대체 어디서부터 설명해야하나 싶어 옆에 있던 마케터에게 직접 물어봤다. 그들의 답변은 예상보다 더 기본적인 수준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걸 알려줬다. 내가 당연하게 여기던 작은 팁 하나도 누군가에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로 기획자와 마케터의 눈높이에 맞춘 커리큘럼을 다시 구성했다. 말투와 진행 흐름을 여러 번 다듬으며 연습을 반복했다. 기술을 말로 쉽게 풀어내는 과정은 예상보다 낯설지만 흥미로웠다.
이 지식 공유의 핵심은 디자이너를 위한 피그마가 아니라, 기획자와 마케터가 업무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피그마였다. 그래서 강의 흐름도 기능 중심이 아닌, 실제 업무 흐름에 맞춘 설명으로 구성했다.
기능 자체보다 '왜 이걸 써야 하는지'를 먼저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토레이아웃, 베리어블 등 고급 기능은 과감히 뺐고, 실무 활용 빈도 높은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텍스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은 직접 예제를 만들어가며 시각 자료를 만들어 보여주고 따라해보는 실습시간도 넣었다.
덕분에 강의는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전달했고, 팀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강의 직후부터 바로 업무에서 피그마를 활용하는 팀원들의 모습을 보며 뿌듯했다.
두 시간 내내 쉬지 않고 설명하는 동안 중간중간 말이 꼬이고 머리가 멍해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끝내고 나니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가진 걸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고, 덕분에 나 자신도 피그마와 소통 방식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이번 강의는 내게 툴을 잘 다루는 디자이너에서 팀을 연결하고 도와주는 디자이너로서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