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직장인들이 연말이 돼서야 신경 쓰게 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연말 정산이다. 근로소득세를 내는 모든 직장인들이라면 13월의 월급이라 불리는 연말 정산 절세 전략은 이제 필수다. 특히 연봉 1억 원 이상의 높은 급여를 받는 직장이 들이라면, 연봉 상승과 함께 세금 상승으로 실수령액이 적어지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봤을 것이다.
연말 정산으로 통해 세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절세 전략이 있다. 모든 직장인들이 어렴풋이 알고 있는 연말 정산 꿀팀으로는
1. 인적공제를 늘린다.
2. 의료비와 월세 공제액을 찾는다.
3. 현금 영수증과 신용카드 사용액을 늘린다.
그러나 현실은 이미 12월 26일이다. 인적 공제를 늘리기 위해 애를 낳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세금 좀 줄여보겠다고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어리석은 행동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하지만 직장인들에게는 12월 마지막주에 필살기로 한방에 정부로부터 세금을 돌려받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연금저축"이다. 연금저축이 얼마나 강력한 필살기인가 하면 최대 공제액이 900만 원을 납부한다고 가정하였을 경우,
연봉 5,500만 원 이하 근로자는 최대 148만 원,
연봉 5,500만 원 이상 근로자는 최대 118만 원
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년도 3월에 세금 환급으로 받을 수 있다. 즉 연봉 5,500만 원 이상 받는 직장인이 12월 내로 900만 원을 납입하면 3개월 만에 무려 13%의 무위험 수익률을 올리 수 있는 것이다. 당장 여유 현금만 있다면 안 하는 것이 손해인 것이다.
다만 연금저축의 가장 큰 단점을 돈이 장기로 묶인다는 점이다.
연금으로 납입한 금액은 만 55세가 될 때까지 찾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정부에서 세금을 돌려주는데 당연히 공짜로 세금을 돌려주지 않는다. 정부가 세금을 돌려주는 취지 자체가 사적 연금을 활성화하여 직장인들이 자발적으로 노후대비를 하라는 취지에서 일종의 인센티브를 주는 셈이다.
"연금저축"이라 하면 은행에서 가입하는 적금 상품으로 하는 사람도 있을 터이나, 연금 저축 상품은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웬만한 금융회사에서는 다 판매하고 있는 상품이다. 다만 만기나 수익률 측면에서 아래와 같이 크게 4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1. 연금 저축: 은행에서 가입
2. 연금 보험: 보험사에서 가입
3. 연금 펀드: 증권사에서 가입
4. IRP: 은행 또는 증권사에서 가입
선택지가 4가지나 있어 어디에서 가입해야 될지 고민이 될 수 있다. 저자가 추천하는 상품은 연금 펀드 혹은 IRP이다. 연금 저축이나 연금 보험의 경우 원금보장이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수익률이다. 만약 40살 직장인이 연금을 납입한다면 최소한 15년 이후에나 돈을 찾을 수 있다. 즉 반강제로 15년 장기투자를 해야 하는데, 연 3-4%짜리 은행 적금이나 저축 보험에 가입하면 원금은 든든하게 보장되지만 15년 이후 인플레이션보다 못한 수익률을 받게 될 것이다.
15년 이상 장기투자를 가정한다면 주식보다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투자는 없을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인 2008년 12월 26일에 나스닥 지수 종가는 2,395.40이었고, 2023년 12월 24일 지수 종가는 14,992.97이다.
15년간 무려 6.26배가 상승하였다.
즉 15년 전에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1,000만 원을 투자하였다고 가정하면, 중간에 배당을 무시하더라도 현재기준으로 6,260만 원이 되었을 것이다.
만약 S&P500에 투자하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2008년 12월 26일 S&P500의 종가는 778.94였고, 현재 지수는 4,754.63이다. 지난 15년간 무려 6.1배가 상승하였다.
마지막으로 148만 원 (5,500만 원 연봉자의 경우 118만 원)의 세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연금 펀드 600만원 이외에 최소 300만 원은 추가로 IRP에 납입해야 한다. 단순하게 900만 원 전액을 IRP에 넣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IRP와 연금펀드 중에는 어느 것이 더 좋을까?
<연금펀드>
장점 : 주식형 펀드부터 채권혼합형까지 상품이 다양하게 있다. 연간 계좌 관리 보수가 없다. (단, 펀드 운용보수는 있음)
단점 : IRP에 비해 상품의 다양성이 떨어진다. 특히 ETF에 투자할 수 없다.
<IRP>
장점 : ETF, 리츠, 펀드, 채권, 예금 등 상품이 매우 다양하다.
단점 : 총 납입금액의 70%까지만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나머지 30%는 강제적으로 예금 등 저위험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금융회사 별로 계좌 관리 보수 연 0.2%~0.4%를 받는다.
아무래도 최근 연금저축의 대세 트렌드는 IRP를 통한 미국 지수형 ETF에 투자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나스닥이 44%가 넘은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던 만큼 IRP를 통해 나스닥 또는 S&P500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지금쯤이면 IRP 잔고를 열어볼 때마다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다.
결론 : 모든 직장인들은 연말 전까지 최대 900만 원까지 IRP에 납입하여 정부가 주는 무위험 수익 (세금 환급)을 13% 받고, 미국 주식형 ETF에 장기 투자하여 노후에 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