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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리시아 Aug 02. 2024

작가라는 타이틀이 뭐길래

남의 인생에 관심 좀 끕시다

알고리즘은 참 대단하다.


요즘 내 관심사를 그새 간파하고 인스타그램, 스레드를 전부 글쓰기, 책 읽기에 대한 것들로 도배를 해놨다.

인스타그램은 어차피 보여주기와 마케팅의 공간이라 그런지 북플루언서(?)와 책광고, 글쓰기 수업 광고 등이 대부분이다.

스레드는 다르다.

어느 정도 익명으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직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곳이어서 정보 공유는 물론이고 대나무숲이나 블라인드 등 익명 커뮤니티 같은 느낌도 난다.

그래서인지 얼굴 까고는 하지도 못할 말을 자신 있게 뱉어내는 이들도 있다.


그중 내 눈에 들어온 작가라는 타이틀에 대한 글 몇 가지.

(글 전체를 옮길 수 없기 때문에 글의 뉘앙스만 짧게 옮겨본다.)


- 자비출판 작가는 작가 소리 들을 자격이 없다.

- 개나 소나 쓰는 에세이 시장은 죽었다. 에세이 작가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닌 이상 다 별 볼일 없다.

- 브런치스토리에 글 몇 자 끄적이면서 작가라고 소개하는 사람들 꼴 보기 싫다.

- 돈만 있으면 누구나 작가 될 수 있다.

- 작가 같지도 않은 것들이 글 좀 쓴다고 설치는 게 불편하다.


저 글들을 읽으면서 나는 딱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1. 저 글을 쓴 사람들은 그렇게 쉽게 될 수 있는 작가도 못 되어 봐서 열등감에 쩔어있거나,

2. 남에 인생에 과도한 관심을 갖는 할 일 없는 사람들이거나.


솔직히 처음부터 글을 잘 쓰는 작가는 없다.

예전보다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기 쉬운 세상이 되었지만 그 타이틀을 유지하기는 더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책의 홍수 속에서 웬만큼 잘 쓴 글 아니고서야 관심받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계속 쓰고 출간하는 이유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고 실력을 계속 쌓아가기 위함이다.


나도 자비출판 해봤다. 심지어 공저로.

A4용지 10~15장 정도만 쓰면 되는 일이었지만 전문작가가 아닌 나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썼다 지웠다를 수백 번 반복하며 써낸 10장이 다른 작가들의 글과 버무려져 한 권의 책으로 나왔을 때 그 성취감 덕분에 나는 계속 글을 쓰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덕분에 에세이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고 3개월의 짧은 시간 동안 써 내려간 에세이가 전자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에세이를 한 번 쓰고 나니 소설이라는 장르에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꿈이 또 생겼다.

소설을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나는 브런치스토리에 매일매일 글을 연재하며 독자를 위한 좋을 글을 쓰기 위해 고민하며 글을 완성해나가고 있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글쓰기 실력은 쓰지 않으면 절대 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꾸준히 쓰기 위해 독자들과 약속을 지켜야 하는 연재방식을 선택했다.

에세이가 가장 진입 장벽이 낮은 것은 맞다. 내 이야기를 쓰면 되니까. 에세이가 하도 많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더 이상 독자들이 주목하지 않는 것도 이해할만하다.

하지만 내 경험상 에세이 한 권을 써봐야 나를 탐색하고 다른 장르에 도전할 용기도 생긴다.


글을 써 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어차피 실력이 없거나 게으른 작가는 알아서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작가의 실력은 독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스레드에서 아무리 익명으로 떠들어봤자 글을 써 나갈 사람들은 계속 써 나갈 것이고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결국 작가가 될 것이다.

키보드 두드리면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익명의 공간에서 남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과 목소리를 담은 제대로 된 책을 쓰는 것이라는 것을 그들도 깨달았으면 좋겠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나의 생각이다.

이 글을 읽고 불편하다면 구독을 하지 않으면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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