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 않은 것은 없다.
글과 책에 있는 모든 내용에 동의할 수는 없다.
또한 그럴 이유와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그와 내가 늘 글과 책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던 것은
‘좋은 것만 보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함께 책을 만들어서 세상에 지혜를 주려는 소중한 마음과
좋은 콘텐츠를 잘 포장해서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려는 예쁜 마음이 공존했다.
그렇다고 나쁜 것을 억지로 좋게 보이려고 시도한 것은 아니다.
그저 좋은 것만 눈에 담아서 사색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글과 책에서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만 따로 분리해서
비난하거나 추가로 설명을 요구하기도 한다.
자신이 이해할 때까지 설명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식의 독서로는 무엇도 제대로 배울 수 없다.
나쁜 것만 눈에 담기 때문이다.
[...] “우리는 자꾸 이기려고만 해서 결국 진다.
독서도 자꾸 이기려고 하고,
토론과 대화에서도 이기려고만 한다.”
[...] “우리 집에 있는 책은 만 권이 넘지.
그리고 모든 책을 다 읽었지만,
그렇다고 다 읽었다고 볼 수는 없어.”
[...] “나쁜 걸 나쁘다고 말하기보다는,
당신의 눈에 좋은 부분만 담아라.
그러면 모든 것이 예쁘게 느껴질 것이다.”
- <이어령과의 대화>, 김종원.
악서는 없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정말 형편없는 책도 사실 많아요.
같은 말 반복하고 알맹이 없는 내용만 잔뜩 있는 책.
그런데 그런 책에서도 최소 한 문장은 건질 게 있습니다.
책 한 권에서 한 문장이라도 얻으면 그걸로 된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못난 글, 못난 책도 봐야 좋은 글, 좋은 책을 고르는 능력이 올라갑니다.
책이든 뭐든 좋은 것만 보려 노력합시다.
그래야 남는 게 있고 얻는 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