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직 써치펌 대표이자 헤드헌터입니다. 저는 주로 IT/스타트업을 고객사로 두고 이직을 도와드리고 있는데요, 확실히 2년 전에 비해 요즘은 서류 합격조차 힘들어진 것이 사실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 부분에 공감을 하실 것 같습니다.
서류조차 합격이 어려우니 많은 분들이 고민을 하실 겁니다. 내 이력서자 잘못 작성되었는지, 혹은 내가 그동안 물경력을 쌓아온 것은 아닌지 등등... 그러다 보니 점점 그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책감에 들게 되고 결국 이러한 악순환에 따라 취업과 이직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가는 게 아닌가 합니다.
제 경험과 생각을 이곳에서 편하게 말씀드리자면,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바라보는 기대감이 너무나 커져버렸고 이미 스타트업은 스타트업 다움이 사라진 곳이 많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최근에 많은 스타트업 인사담당자 혹은 대표님들과 미팅을 해보면, 아무리 초기 스타트업이라도 그들이 원하는 인재들은 이미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는 수준의 경력을 가진 분들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이면 그래도 열정적이고 회사의 핏과 잘 맞고, 새로운 도전을 과감히 시도해 볼 수 있는 인재들을 원할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들이 더 학력과 성별, 나이에 높은 기준을 두고 있고 이직 횟수 등에서도 상당히 까다롭게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대기업에서 원하는 인재 수준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인재들을 원하게 되고, 요즘과 같이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스타트업보다 안정적인 회사를 원하는 인재들은 점점 더 중견기업 이상으로 몰리게 되니 스타트업에서는 지속적으로 인재구인난에 시달리는 게 아닌가 합니다.
매출 10억 스타트업에서 원하는 인재는 100억, 1,000억 회사에서 경력을 쌓은 분을 원하지만, 실제 그런 분들은 매출 1조 이상의 회사로 가는 걸 원하고 있죠.
물론 학력, 나이, 성별 구분 없이 미팅을 통해 회사의 핏 혹은 역량에 초점을 맞춰 인재들을 채용하는 스타트업들도 충분히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 단계가 올라가고 점점 회사가 성장할수록 초기의 그런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인재들보다 이미 정형화된 커리어를 쌓아서 큰 기업에서 경력을 쌓아본 분들을 원하는 단계로 가기 때문에 더더욱 채용난이 극심해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특히 AI가 나오고 많은 회사들에서 관련 경력을 쌓은 분들을 원하시지만 그런 분들은 이미 불러주는 곳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골라서 갈 수 있고, 또 큰 기업에서 마 경력을 쌓으신 분들을 스타트업에선 원하지만 그런 분들은 스타트업 가셔서 문화나 시스템에 적응 못하고 나오시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경영난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인원을 내보내고 또다시 피벗 해서 성장하는 과정들을 거치며 성장함에도 불구하고, 같은 스타트업씬에 있으면서 그런 상황에 놓였던 구직자들을 모른 체 한다는 부분이 참 헤드헌터 입장이지만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제 생각엔, 대한민국에서 그래도 꾸준히 경력을 쌓고 직장생활을 하시려면 최대한 이직은 적게 하시기 바라고 전체 커리어 경력 중 큰 기업에서는 한 번쯤 커리어를 쌓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만 쭉 다니신 분 보다, 중간에 중견기업 이상을 한 번 거치거나 혹은 컨설팅펌과 같은 다소 하드 하게 일을 하는 곳에서 경력을 쌓으신 분들을 회사에선 더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분들이 리드급으로 가시는 것도 훨씬 빠르고요.
서류에서 탈락한다고 너무 상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내가 갈 곳은 한 회사이니 그곳을 찾아 열심히 두드린다라는 생각으로 계속 도전해 보시길 바라며, 이직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곳이 아닌 '내가 지금 당장 맡아도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시는 게 좋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우선 '내가 잘하는 일'을 하면서, 같은 조직 내에서 직무변경을 노려보시는 게 훨씬 효율적일 것 같네요.
이 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이 부디 올해 한해 좋은 성과 이루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텝업파트너스 대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