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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킁킁총총 Jun 29. 2024

세탁소는 일요일에 쉰데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24.06.23(일)

살면서 세탁소를 직접 간 적이 거의 없었다. 아니 없었다. 아빠가 세탁소에 가는 걸 좋아했고 늘 아빠에게 맡기면 알아서 해결해 줬었으니까. 내일 면접을 위해 옷을 드라이 맡기기 위해 주변 세탁소를 검색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일요일에는 세탁소 영업을 하는 곳이 없다고?! 말도 안 돼! 정말 한 곳도 없는 건가? 검색을 하고 전화하고 전화 목록이 온통 낯선 번호로 가득 찼지만 그 설마는 현실이었다. 심지어 영업 중이라고 쓰여있던 곳들도 그저 네이버 설정을 잘못해 놓은 곳일 뿐이었다. 망했다. 구김이 너무 심해 드라이를 맡기고 찾아서 입고 갈 생각이었는데 정말 큰일이었다. 나형이에게 울면서 카톡을 보냈다.


"나형아... 혹시 스팀다리미나 건식 다리미 있을까...?"


제발... 제발... 옷 관리를 잘하는 나형이니까 분명 있을 거라 생각했다. 다행히도 있다는 답변. 하지만 평택으로 가고 있다는 나형이. 또 한 번의 좌절감이 찾아왔지만 내일은 월요일이기에 분명 늦게라도 올 것임을 알았다. 늦게라도 좋으니 빌려달라고 했고 받을 수 있었다. 저녁 9시가 넘어서였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받아서 부지런히 옷을 다리고 잘 준비를 마쳤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 면접이기에 설렘과 걱정이 밀려왔다. 합격했으면 하는 바람이 더 떨림으로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 특별히 준비한 건 없지만 괜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내가 조금 웃기다. 한동안 자신감이라곤 어디 구석에 박아 놓고 살더니 요즘 급 자신감 뿜뿜이 되고 있네. 좋은 일이니까 맘껏 즐기도록 하겠다.


무언가를 계획하고 쫓아가는 삶이 아닌 주어진 기회를 붙잡고 사는 지금의 내 모습이 너무 좋다. 앞으로도 다가올 수많은 기회들을 잘 잡을 수 있도록 준비된 사람으로 살아가야지. 그렇게 생각하는 밤이다.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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