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마스터즈 수영대회에 대한민국 선수로 참가하기-1

2023 World Aquatics (구 FINA) 규슈 마스터즈 대회

에디터 HO / 수영 경력 15년, 해양경찰청 수상구조사,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물에 들어갈 때 뜨거워지는 사람입니다.
수영대회, 기록, 자격증, 기술등에 대한 글을 기고합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수영 축제 <세계 수영 선수권 대회>는 <World Aquatics>가 주최하는

대회로 2년마다 세계 곳곳에서 개최된다.

이 대회는 말그대로 세계에서 수영을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 참여하는 대회이다.

박태환, 황선우, 펠프스, 드레셀

이름만 들어도 아는 선수들 모두 이 대회들을 참여하고 거쳐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세계 수영 선수권 대회>가 끝나고 곧바로 이어서 <세계 마스터즈 대회>가 열린다.

그리고 이때부터 '찐' 수영 덕후들의 축제가 시작된다.

25살부터 100살까지, 수영을 사랑하는 사람 모두의 축제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 최고령자 (97세) Emilie. 자유형 800m에 출전했다. 레이스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쳐주었다고 한다.

<세계 마스터즈 대회>는 25살부터 100살까지 참가할 수 있는 세계 아마추어 대회이다.

지구 곳곳에서 수영에 미쳐있는 동호인들,직장인들이 대회를 참여하기 위해

자신의 직업을 등한시하고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기도 한다.

2019년에는 대한민국 광주에서, 그리고 이후 2021년에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2년이 연기되었고 긴 공백을 지나 드디어 2023년 세계마스터즈 대회가 개최되게되었다.

마스터즈 대회 역시 선수권 대회처럼 등수를 매기고 시상도 있지만,

그것보다 참가하여 도전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는것이기에 1등을 하고 2등을 하는것은 부가적인일이다.

남을 이겨서 기쁜것보다는, 각자의 도전에 서로 박수쳐 줄 수 있는 대회라는 취지가 아름답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해볼까

이런 생각이 뇌를 지배하고 있었다.

필자는 유치원 시절부터 수영을 해오고 있지만 이렇다할 대회를 나가본적이 없었다.

육체는 하루하루 무거워지고, 나의 정신은 도전보다는 안주하는 삶의 유혹에 빠져가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2022년 광주 전국 아마추어 수영대회 공고를 보고 충동적으로 신청을 했다.

부끄럽지만 스스로 수영을 잘한다고 생각했기에, 이 안일함을 부서뜨려놓을 수 있는

자극이 필요했다.

그렇게 첫 대회였던 광주 대회에 혼자 참가했다. 대회장소가 광주라 아침 일찍 서울에서

출발하여 당일 밤에 다시 돌아왔다.

50m를 29초로 들어온 내 앞에 많은 사람들의 이름들을 보고 스스로 좌절을 느낄줄 알았는데

오히려 이상한 쾌감에 휩쌓였다.

엄청나게 후련했고, 비교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 같은게 느껴졌다.

물론 50m 23초를 찍은 미친놈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던 기억은 있다.

처음 출전했던 2022 광주 전국 마스터즈 수영대회

세계 마스터즈 수영대회

이후 대회나가는것이 두렵지 않아졌다.

어차피 사람들은 자신의 기록을 신경쓰지 다른사람들이 어떤지를 신경 쓸 겨를도 없다.

쪽팔릴 것 같아서, 부끄러워서 같은 감정은 오히려 대회장에선 사치였다.

이후엔 수영장에서 친분이 쌓인 사람들과 함께 수영 대회를 나가 좋은 추억을 만들기도했다.

그 무렵 <세계 마스터즈 수영대회> 공고가 올라왔다.

2년간 코로나 때문에 연기되었던 전 세계 수영 덕후 대회 등록이 드디어 오픈되었다는 공고였다.

대회가 열리는 곳은 일본 규슈였고 기간은 2023년 8월 이었다.(2023.08.02~ 2023.08.11일)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회 참여라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 참가를 고민하고, 현실적인 것들을 고려했겠지만 이제는 뭐 될대로 되라식이다.

Sky scanner를 켜고 항공권을 보고 , 회사에 남은 내 연차가 몇개인지 보았다.

오랜만에 가슴이 쿵쿵 되기 시작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수영 국제대회. 거기다 대한민국 선수로 나가는거라니.

난 이 대회에 무조건 참가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