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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찜토 Jun 22. 2023

무례한 건 ‘T’인 것과 상관이 없습니다.

그걸 우리는 싸가지 없다고 하기로 했어요

그게 사회적 합의거든요.


무례하게 말하는 게 거짓말 못하고 솔직한 거라는 ‘멍!’ 소리는 집어치웠으면 좋겠습니다.


너 T야?


요즘 유행하는 밈(meme)이죠.

MBTI와 관련된 것인데

F는 감정형으로, 대인관계를 중요시하고 공감 능력이 높으며 과정을 중시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T는 사고형으로,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을 중요시하며 결과를 중시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MBTI가 F인 감정형의 사람에게 사고형인 T가 공감을 못해주는 상황에서 말 좀 들어주고 공감 좀 해달라는 의미로 많이 쓰죠.

이제는 유행어가 되어 재미로 많이들 쓰는 말이 되었습니다.

‘너 F야?’, ‘너 P야?’ 등 활용된 밈으로도 많이 나올 만큼 말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걸 반대로 써먹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너 T야?

라는 말에

어. 나 T인데 문제 있어?

또는

나 T라서 공감이 안 되네. 이해하지?

또는

나 T라서 하는 말이니까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말고 들어. 난 아무 생각 없이 하는 말이야.


등의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겁니다.

이건 가만히 있던 T성향의 사람들도 이해 못 할 사람일 거예요.

물론 앞뒤 상황 없이 저렇게만 말하면

그것까지도 인정입니다.

그런데 누가 봐도 본인이 잘못한 상황에서 저 말을, 자신의 성격 성향을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MBTI에서 F성향과 T성향은 가장 큰 차이가 있어

서로를 이해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는 하지만

이건 그냥 싸가지가 없고 무례한 거죠.

우린 이걸 내로남불이라고 하기로 했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쓰이는 어떻게 보면 좀 강한 말이지만,

요즘은 흔히 쓰이기도 하고 이 상황에 정말 찰떡인 말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나는 어떤 이야기든 내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서 들리는 게 정말 싫어.”

라고 한 상황이 있습니다.

정말 이해가 될 만한 말이죠.

안 좋게는 뒷담화와 같은 험담, 좋은 말이어도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내 이야기가 나온다면 분명 불편할 수 있죠.

그런데 그런 사람이 어떤 가십거리든 만들어 내서 누군가에게 전하고 다녀, 다른 이들의 인간관계를 끊어놓기까지 한다면요?

이건 말이 다르죠.


근데 이를 들킨 후에 거기에다가

“어. 맞아. 내로남불. 나 T라서 그래. 너 F니까 이해해 줄 수 있지? 나 생각 없이 한 말이야.”

정말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인간이 생각 없이 말했다는 게 이해되지도 않고

생각 없이 말했다는 게 자랑이 아닌 것 같은데

너무나도 당당하게, 저런 ‘멍’ 소리를 하는 게 웃기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예로는,

제가 과제를 하고 있는데 너무 열심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길래

중간중간 과제 해야 한다고 말을 했지만 계속 말을 이어나가기에

완곡히 거절을 못해서 어쩔 수 없이 계속 듣고 있다가 정말 급할 만한 시간이 되어

“나 아까부터 과제가 오늘 마감이라 좀 바빠. 지금 이제 2시간밖에 안 남아서..“

“아.. 그래. 해.”

라고 말한 지 10분이 채 되지 않아서는

다시 말을 쫑알쫑알 거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진짜 바빠. 나 이러다 제출 못해. 미안한데 조금만 있다가 과제 제출 지나고 말 다시 해주라.”

라고 했더니

“그럼 진작 했어야지. 왜 마감 시간이 다 돼서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데 지금 급하게 과제를 하는 거야? 미리미리 했으면 됐잖아. 내가 기다려야 해?”

라고 말하는 겁니다.

정말 화가 났지만

“과제 나왔을 때부터 시간 쪼개서 하고 있었는데 일정도 바쁘고 과제가 어려워서 아직 완성하지 못한 거야. 네 이야기는 언제든 들어도 되잖아. 이게 훨씬 중요한 건데. 그리고 내가 말해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기다리고 말고가 어디 있어.”

라고 말하고는 그냥 에어팟을 껴버렸습니다.




친구라는 이유로 말을 열심히 들어주고자 했지만 돌아온 건 무례한 태도와 대답이었죠.


배려가 없고 공감을 하지 않는 걸

그냥 T라서, 라는 말로 정당화시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선량한 T성향의 사람들도 화날 만한 일이죠.

분명 경우가 다를 텐데 말이죠.

이건 분명히 그냥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전혀 없고

배려도 없으면서 공감을 할 생각조차 없는 사람의

말도 안 되는 그저 ‘떼를 쓰는 것’이었어요.

언제부터 T성향이 어린아이의 투정과 떼쓰는 걸 받아주는 도구가 된 것이냐는 말이에요.

이건 그냥 무례한 거예요.


T라는 것에 무례함을 포함시키지 마세요.


저조차도 T가 아니지만, 제가 화날 정도였습니다.

주변에 T성향을 가진 친구들이 많아 F성향을 높게 가진 저는 상처받을 일도 많았긴 하지만

무례함과 의도하지 않은 T성향의 친구들이 하는 말은 충분히 구별이 가능하거든요.


네가 무례한 게, 네가 T인 거랑 대체 무슨 상관인데?


제가 참다 참다 실제로 친구에게 한 말입니다.


원래 싫은 소리 못하는 성격이에요.

그런 제 스스로가 답답하지만 제 말로 상처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해서.

(물론 매우 친한 사람에겐 잔소리 필수입니다만..)

그런데 들을수록 화가 나는 겁니다.

평소에 화도 잘 안 내는 저조차도 어이가 없어서 화가 날 만큼

자신이 T성향인 것을 내로남불로 이용했어요.

솔직히 강하게 말하면

자신의 성격이 파탄 난 것을 왜 T라는 말 뒤에 숨어

전혀 고치지 않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틀리면 고쳐야죠.

다른 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틀린 거예요.




우리는 이걸 보고 싸가지가 없는 거라고 하기로 했거든요.

무례하고, 이기적이고, 생각이 없는 거예요.

T성향이라는 게, Thinking의 약자면 사고를 해야지,

Trash의 약자가 되면 안 되는 거잖아요.


삼다수를 얼려 놓고 ‘삼다수바’라고 부르면 안 돼요.

우린 그걸 ‘얼음’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그게 우리 사회적 약속이거든요.

무례하고 인성이 잘못 돼놓고는 ‘T라서’라고 하면 안 돼요.

우린 그걸 ‘사람이 되지 못했다’라고 하기로 했어요.

마음대로 바꿔서 정당화하면 매우 곤란해요.



혹시나 본인이 T성향인데

친구가 자꾸 사라지는 게 T여서라고만 생각한다면

미안하지만 어떤 행동과 말을 했는지

한 번 되새겨주길 바라요.

그냥 T성향이기만 하다면 F성향이 상처받았다고 말할지언정 친구 관계는 무너지지 않을 겁니다.


저는 그렇게 이 친구와 손절을 했습니다.

물론 그마저도 이 친구가 먼저 떠나갔어요.

기분 나쁘지만 참 고맙네요.

잘 살지 말아 주라. 지나간 친구야.

제발 평생 이기적으로 혼자 살아줘!


그리고 F와 T가 서로 상처는 받지 않고 이해는 받을 수 있는 공존하는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자고요!

거기서 무례한 사람은 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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