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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찜토 Aug 07. 2023

나도 모르는 딱지 1

마음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나도 모르는 곳에 딱지가 생겨 있었다.

이미 떼버려도 아프지 않을 정도의.


언제부턴가 내 상처를 들여다보지 않는 일이 많아진 것 같다.

이미 생긴 상처에, 아픔에

더 이상은 뒤돌아볼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일까.


오늘도 나에게는 인생에서 도움이 되지도 않을, 영향을 끼치지도 않을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았다.

이제는 조금 단단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의 무례한 일방적 구타에는

손을 쓸 수가 없었다.

나는 나름 배운 사람이기에.

그토록 무식하고 못된, 무례한 사람을 대하는 법을

아직 모르겠다.


이전에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았다면

지금의 내가 단단해졌다고 생각한 이유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의 상처를 이겨내고

이젠 상처받은 나를 위로해 주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었다.

오늘도 스치듯 내가 받은 상처에 대해 언급하니

나를 위로하고 괜찮을 거라 토닥여주며

무례하게 나를 괴롭히고 상처 준 이에게 함께 화를 내주는 사람이 많았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나는 왜 아직도 무례하고 무식한 사람들이 주는 그런, 머리를 거치지 않고 내뱉는 말에 여전히 상처를 받을까.

나 자신이 좀 한심하게 느껴졌다.


정중한 부탁에는 정중한 승낙이나 아쉽지만 정중한 거절이 돌아오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부탁하는 입장이라는 건 매번 내가 꺼리는 위치이기에, 최대한 그럴 일을 만들지 않고 살아왔다.

하지만 그걸 딛고 부탁을 할 만큼의 급박한 상황이라면

그 사안이 꽤나 심각하거나 급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과를 잘하지도 못하는 내가

사과로 시작과 끝을 내며 정중히 부탁한 것은

무례하고 무식한 거절로 돌아왔다.




그건 그쪽 입장이지 내가 알 바는 아니잖아요.


내가 그걸 왜 들어줘야 하죠? 그쪽 학교에 당장 전화할게요.

아무튼 나는 더 할 말 없으니 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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