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예쑤 Apr 27. 2023

교환학생을 통해 나의 영어 심각성을 깨닫다

나의 열등감에 불을 지피다

생각과는 달랐던 영어영문학과 생활은 2년 만에 나의 열등감에 불을 지폈다.


때는, 2017년 대학교 2학년 영어 문장 구조 같은 수업이 있었다.(수업 이름이 자세히 기억이 안난다..) 그 수업 교수님은 내가 우리 과에서 그나마 제일 좋아하는 여자 교수님이셨다. 깐깐하고 무섭긴 했지만 수업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하셨다. 교수님은 영어와 한국어를 번갈아가며 수업을 진행 하셨었다. 그래서 그 수업은 외국에서 온 교환 학생들이 많이 들었던 수업 중 하나였다. 


우리 학교는 보통 교환 학생들 국적이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교환 학생들이 많았었다. 일본어, 중국어 언어학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이하게 불어학과도 있었다. 그래서 가끔씩 프랑스 교환학생도 볼 수 있었다. 나는 아시아 교환학생 친구보다 프랑스 교환학생 친구들과 친해져 보고 싶었다. 왜냐하면 아시아 교환학생 친구들은 영어로 잘 말하지 않았었다. 


중국, 대만 친구들은 중국어로 계속 얘기했었고, 일본 학생들은 잘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프랑스 교환학생들을 친구로 사귀게 되면 영어로 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나의 영어 실력을 뽐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었다. 학교 안에서 프랑스 친구들을 볼 때마다 ‘우리는 영어영문학과이고 수업도 가끔 영어로 진행하는데 왜 교환학생들이 많이 듣지 않는걸까?’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2학년 개학하고 첫 영어 문장 구조 수업에 참여를 했다. 교실에 들어가자 마자 갑자기 보이지 않았던 프랑스 교환학생 친구 2명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나는 1학년 때 같이 지내던 동기와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멀어졌고, 나는 자연스럽게 무리에 어울리지 않고 혼자 지내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겨울 방학이 끝나고 2학년이 되었을 때 혼자였기 때문에, 프랑스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 자연스레 그 뒤에 앉게 되었다. 여학생과 남학생 둘이 앉아있었고, 그 친구들도 한국에서 교환학생은 처음인지 어색하게 둘이 대화를 하고 있었다. 프랑스어로 대화를 조곤조곤 나누고 있었고, 나는 뒤에 앉으며 그 둘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외국인과 대화해보기 직전이었는데 둘 만의 프랑스어로 가득한 대화에 내가 낄 자리가 없었고, 그렇게 나의 내성적인 성격 탓에 말을 걸어 볼까? 말까? 망설이다 끝내 수업 시간 전에 말 한 번 걸어보지 못했다. 


그렇게 사귀고 싶어하던 친구들이 눈 앞에 있는데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했다. 한참 수업을 진행하던 도중, 교수님이 앞뒤로 4명씩 그룹을 만들어 교재에 있는 주제를 가지고 영어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하셨었다. 나는 ‘이때가 기회다! 드디어 영어로 말을 걸어봐야지’하고 생각 하고 있는 도중 그들이 나를 향해 동시에 뒤로 돌았다. 그리고 내게 말을 걸어왔다.   


A: 프랑스 여학생, B: 프랑스 남학생, C: 나(오예쑤)


A, B : Hi, How are you doing?

     (안녕, 어떻게 지내?) 

C: Hello, I’m fine thank you and you?

(안녕, 나는 괜찮아 고마워 너희는?) 

A : We are good thanks. so let’s talk about this topic in the textbook.

 (우리는 좋아 고마워! 자 이제 교재에 나와 있는 주제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C : Okay….

(알았어) 


이 대화를 끝으로 나는 말문이 막혀 나오지 않았다… 왜? 나는 서로 자기소개도 하고, 약간의 어색하고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깨트리는 시간을 가진 후에 주제에 대해서 얘기할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대화의 흐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갔고, 이 교재에서 말하고 있는 주제는 바로 영어 구조의 이해에 대한 얘기였다. 


한국어로 말해도 사실 어려운 주제인데, 이것을 영어로 말을 해야 했다. 머릿속으로는 할 말이 많은데 내 목 끝에서 영어로 아무 말이 나오지 않았고 머리가 백지가 된 것처럼 어벙벙하게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1차 충격이었다. 순간적으로 ‘내 영어실력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았나? 왜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영어로 나오지 않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말문이 막혀버리자 프랑스 남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B : Oh, she is not good at English yet. okay I’ll talk about it first..blah blah blah

(오, 얘 아직 영어 못하는 거 같아 내가 그럼 먼저 얘기할게..어쩌구 저쩌구)


이 프랑스 남학생이 마치 확인사살이라도 하는 듯 쐐기를 박아버렸다. ‘오 얘 아직 영어 못하네.’라고 말이다. 그리고 프랑스 친구들의 표정이 약간 의아해 하는 표정이었다. ‘오, 여기 영어학과 아닌가? 왜 영어를 못하지?’라는 표정이 보였다. 


여기서 나는 부끄러움, 민망함으로 얼굴에 열이 확 올라오는게 느껴졌다. 그 친구들이 영어로 말하기 시작했을 때 강한 프랑스 악센트를 가진 영어를 하길래 ‘오, 나보다 못하는 것 같아’라고 생각했던 내가 너무 부끄러워졌고 자존감이 하늘 위에서 바닥으로 뚝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2차 충격이었다. 마치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처럼 머리는 아팠고, 자신감은 바닥을 쳤고, 우울해졌다.


A : okay hey are you ready? can you speak English?

if you can’t, it’s alright! We can just pass. Seems like all students are talking nonsense haha

(오케이 너 준비됐어? 너 영어로 말할 수 있겠어? 못하겠다면, 괜찮아! 우리 그냥 통과하자 여기 학생들 다 아무 말 하는 중인거 같아 하하)


이 말을 끝으로 그들은 다시 나를 향한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프랑스 여학생은 나의 난감한 표정을 보았는지 괜찮다고 말했지만 이미 나의 멘탈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이 날은 나의 영어 실력의 바닥을 보았고 깨달은 순간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내 글을 보면 ‘아니, 어려운 주제니까 영어로 말하기 어려운거 당연한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나는 솔직히 정말 쉬운 주제였어도 똑같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나는 내 주제를 모르고 있었다.


이제 나는 그 이유를 안다. 나의 영어 실력에 대한 오만함과 영어 말하기는 시험 성적과는 전혀 별개라는 사실이다. 나의 영어 시험 성적은 철저히 암기로 이루어진 훈련을 통한 결과였고, 영어 말하기 실력은 연습과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 있지 않았으니 사실은 이런 상황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이 날 이후 나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되고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서 많은 정보들을 얻어 영어 실력을 늘리기 시작한다.

작가의 이전글 영어 전공이 영어를 못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