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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연 Apr 05. 2024

이번 생은 처음이라서.

<사장님 월급은 0원>의 시작.

사장님 월급은 0원.

바로 제 월급입니다. 


이번 생이 처음이라서 그런지, 사장으로 살아보는 것도 처음입니다. 사실 두 번째이긴 한데, 이전 사장했을 때는... 그냥 하다 말았으니까 없는 걸로 치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대로 사장을 해보려고 하는데요. 일단 제 월급은 현재 0원입니다. 회사 직원도 저 혼자입니다. 고로, 현재 매출은 없습니다. 아마 제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희망이 되어주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전 그다지 잘하는 게 없어요.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구나처럼 인생에 대한 철학이 있고,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사명감을 찾았고 그걸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것 같아요. 


제 사명감은 누군가를 돕고 이끄는 것이에요. 그래서 브런치 주소도, helpnlead로 지었어요. 제 사명감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 더 나눠보도록 할게요.


잠시 태어난 순간부터 저의 10대 시절을 짧게 요약해 볼게요.


나름 자칭 미술에 재능이 있던 아이.

어릴 때부터 미술에 재능(?)이 있었던 저는... 제가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그렇게 나름 생각했던 이유는, 그림은 딱히 잘 그리는 게 아니었는데, 좀 이상한 아이였던 거 같아요. 아직도 생각나는 일화가 있어요. 6살 인가, 7살인가... 잘 기억나지 않는데, 그때 미술학원을 다녔어요. 선생님이 도화지에 큰 어항을 그려주시고, 그 안에 물고기를 그리고 색칠을 해보라고 하셨죠. 그래서 전 열심히 물고기도 그리고, 해초도 그리고, 색칠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선생님이 놀라시면서, 물을 왜 그런 색깔로 칠하냐고 하셨어요. 제가 물을 초록색, 연두색, 파란색, 하늘색을 섞어서 칠하고 있었거든요. 지금 이야기하면 요즘 그런 미술학원이 어디 있냐고 하겠지만, 90년대 초반의 미술학원은 비슷비슷했을 거예요. 그때만 해도 '창의적'이다라는 말을 쓰고 있을 시절이 아니었어요. 어쨌든 전 그때 물이 그냥 초록색도 보이고, 연두색빛도 나고, 파랗기도 하고 그래서 그렇게 색칠했던 거거든요. 근데, 선생님이 아니라고 하니까, 뭔가 잘못했구나라고 생각했었죠. 아 물은 파란색으로 칠해야 하는구나를 미술학원에서 배웠어요. 그래서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생각했죠. 나의 미적 감각을 못 알아본 미술학원 선생님이라고 생각했어요.


초등학교 때도, 중학교 때도 공부는 못했지만, 미술시간에 선생님들한테 손재주가 좋다고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원래도 미술을 좋아했는데, 선생님들한테 재능을 인정받은 기분이 들어서 더 디자인이나 미술 쪽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실내디자인 전공한 청개구리.

그렇게 미술좋아하고, 항상 그림 그리고 만드는 걸 좋아했던 저는 미대입시를 거쳐, 디자인 대학에 입학합니다. 세라믹 디자인과로 입학해, 실내디자인과로 졸업을 했어요. 대학 시절은 저에게 세상이 얼마나 다양하구나를 알게 해 준 시기였어요. 동호회 활동도 많이 하고, 학교와는 별개로 스터디 활동들을 하면서 디자인보다는 기획하는 일에 더 재미를 붙이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졸업 이후의 진로도 남들은 다 실내디자인과 관련된 분야로 정할 때, 저 혼자 전시 기획, 잡지사, 마케팅 기획사 같은 곳들을 봤어요. 저는 약간 청개구리 같은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졸업 이후 잠시 갤러리에서 일했는데, 그때 사회가 혹독한 곳이구나를 깨닫게 됐었죠. 2달 일하고 펑펑 울면서 그만둔 기억이 나네요. 그 이후에 제가 회사를 이렇게나 많이 옮기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새로운 업, 웹디자이너로 시작한 사회생활.

갤러리를 잠시 다닌 이후, 한동안 쉬면서 다시 웹디자인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래서 웹디자이너로 제대로 된 음악 기획사에 들어가게 됐고, 그게 제대로 된 저의 첫 사회 경험이 되었어요. 엄청 만족스러운 직장이었어요. 내가 할 줄 아는 디자인일을 하면서 공연을 기획하는 것도 바로 옆에서 보고, 공연에 참여하고, 아티스트를 가까운 거리에서 보는! 정말 제가 바라던 직장이었어요. 심지어 좋은 상사, 좋은 선배, 좋은 동료가 있는 곳이었죠. 그래서 그때만 해도 제 사회생활이 앞으로 얼마나 험난해질지 저도 몰랐습니다.


삶이 리플레이가 된다면, 다시 잘 살아보고 싶은데, 그렇지 않으니까 지금이라도 열심히 살아야겠죠?

험난한 월급 0원 사장님의 이야기가 다음화에 계속됩니다.



정말 누구나처럼 평범하겠지만,

누군가에겐 용기가,

누군가에겐 도움이,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는 이야기가 되면 좋겠어요.


<사장님 월급은 0원> 구독하시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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