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 Jul 15. 2023

졸업 후 입학 조건을 갖추기 위해 해야 할 일

학점은행제 신청 A to Z


PEET를 응시한다고 해서 약대에 입학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PEET접수는 6월 말, PEET시험은 8월 중순, 이후 한 달 뒤에 성적발표가 이루어지고 9월부터 10월 말까지 토익준비를 하게 되고, 11월 초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정시처럼 치열한 눈치싸움을 이겨내고 2가지 대학에 원서접수를 해야 한다. 그때 필요한 것이 PEET성적과 전적대 학점(GPA), 공인영어성적(TOEIC, TEPS), 그리고 선수과목 이수내역서이다. PEET가 있을 당시 전국 37개 약학대학에서는 수학은 필수적으로 선수과목으로 이수해야 했고, 대학별로 일반화학, 유기화학, 일반물리학, 일반생물학을 추가로 이수해야 했다. 이공계 전공자의 경우 이 과목들은 보통 대학교 1학년 때 이 과목들을 기초필수과목으로 이수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진 않지만, 나처럼 문과전공자가 PEET를 통해 약학대학에 입학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꿈을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학점은행제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나 또한 학점은행제를 통해 일반수학(미분적분학), 일반화학, 일반생물학을 이수하여 모든 대학의 지원자격조건을 충족하였다. 그때 해야 하는 일을 알아보자.


1. 학점은행제 제공 기관 찾아보기

일단, 학점은행제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관을 찾아봐야 한다. 오프라인의 경우 대부분 인정받을 수 있는데, 온라인의 경우에도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다만, 이때는 이수하는 과목의 과목명을 기준으로 이수받지 못하는 것도 있기 때문에 이 경우 지원하길 희망하는 대학 입학처에 전화해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나의 경우 동국대학교의 평생교육원에서 진행하는 학점은행제 과정을 이수하였다. 오프라인으로 가능했던 다른 기관으로는 삼육대학교 평생교육원이 있었다. 최근에는 다른 오프라인 기관도 많이 생겼고, 온라인 강의를 이수하더라도 학점은행제 인정을 받는 곳이 있다는 것을 들었는데, 최근 공고된 제주대학교 및 인제대학교 약학대학의 선수과목을 이수하지 못한, 나와 같은 졸업생들은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2. 수업 듣기

대학교를 다닐 때처럼 수업을 듣는다. 학점은행제의 경우 평일에는 다른 일을 하다가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주말에 강의가 많이 열렸다. 그렇기 때문에 세 과목의 선수과목이 필요했던 나는 한 학기, 혹은 계절학기 하나만으로는 수업을 다 들을 수 없었다. 따라서 여름계절학기, 하반기 정규학기코스로 수업을 듣게 되었다. 계절학기를 하면서 두 과목을 이수하였는데, 계절학기 자체가 하나만 들어도 수업이 빡빡한 경우가 많은데, 두 과목을 듣다 보니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수업이 진행되는 강행군 코스를 듣게 되었다. 보통 PEET를 응시하는 사람들은 선수과목을 모든 내용을 듣고 나서 배우는 그룹이 절반이었고, 아무것도 모르고 듣는 그룹이 절반이었는데 나는 후자였다. 그랬기 때문에 수업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고, 이수만 하자! 는 마음으로 수업만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있다.

보통 졸업을 하게 되면 이 학점은행제 학점이 합산되어 계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을 순 있다. 메디컬 편입계열시험에서는 학점은행제때 이수했던 학점들과 전적대 학점이 합산되어 계산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PEET의 선수과목만을 위해 듣는 경우 합산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좋지 않은 학점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PEET기준이며, 메디컬 편입의 경우 학교별로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꼭 모든 학교를 다 확인해보아야 한다. 학교별로 매년 같은 게 아니기에 매년 모집요강 내역을 상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실제로 나 역시 제주대학교 의과대학에 그전해에는 선수과목에 대한 제한이 없어 1차를 합격한 경험이 있지만, 그다음 해 선수과목 이수조건이 생기고 학점은행제 학점이 들어간 것으로 전형이 바뀌어 1차를 통과하지 못했었다.


3.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학점인정받기

여기서부터 중요하다. 학점은행제는 학점은행제를 제공하는 기관에서 수업을 듣고 성적을 받는 것 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정식적으로 학점인정을 받아야 학점은행제로 수업을 들은 것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학습자등록과정을 거쳐 내가 학점은행제를 정식적으로 받는 사람임을 인정받아야 한다. 이후 내가 수업을 들었던 기관의 증빙서류를 첨부하게 되면 정식 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학습자 등록 시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때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아무것이나 선택해도 괜찮았다. 나의 경우 생명공학전공으로 선택하여 학습자등록을 진행하였는데, 정작 일반생물학 과목의 학점이 제일 좋지 않았던 아이러니함을 보였던 기억이 있다.


약학대학 원서접수를 할 때에도 전적대학 성적증명서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성적증명서를 모두 출력하여 제출했었다. 이렇게 졸업생은 재학생보다 몇 가지 단계를 더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사람이 본인의 진로를 찾는 것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도 있는데 졸업한 사람은 참 힘들다.



작가의 이전글 공부하는 SNS, 공스타그램을 시작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