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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하진 Mar 26. 2023

목련이 피었다 : 나의 속도

 

  목련이 피었다. 일을 시작하고 13번째 만나는 봄이다.

13년의 시간 동안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했던 동기들은 다양한 본인의 삶을 찾아가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전업주부로 살아가는 친구, 책을 출간하고 북 콘서트도 하면서 치과위생사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를 확장해 나가는 친구, 막 실장이 되어 서서히 업력을 쌓아가거나, 아예 다른 직업을 갖고 자신의 사업체를 꾸려가는 동기도 있다.


남들과 비교를 하면 인생이 불행해진다는 평범한 진리와는 달리 누군가가 어떻게 살아간다더라 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았지라는 후회인지 반성인지 모를 기분이 들곤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후회는 짧게, 대신 나도 무언갈 시도해야겠다는 그런 건설적인 생각이 함께 든다는 것이다.


어릴 때 나는 이미 내가 살아가는 속도가 남들과는 조금 다름을 느꼈다. 더디다고 할까나. 그래서 경험을 통해 무언갈 깨닫고 내가 실천하기까지 시행착오가 조금 더 많고, 오래 걸렸다. 그래도 경험을 통해 나의 속도를 알고 있기에, 그 나이대에는 이것도 해야 하고 빨리 저것도 해야지 라는 주변의 재촉으로부터 조금 자유로운 편이다. 


올해는 어느 때 보다도 더 이르게 꽃이 피었다고 한다. 이르든 느리든 봄이 오면 꽃은 핀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재촉하지 않고 살다 보면 꽃이 필 것이다. 내 속도에 맞춰 차분히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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