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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감할 때만 하트를 누릅니다

좋아요, 라이킷, 공감의 의미

by 유연


블로그엔 공감, 유튜브엔 좋아요, 브런치스토리엔 라이킷이 있다. 공통점은 모두 하트 모양이라는 것. 클릭 하나로 게시글에 대해 독자, 시청자가 공감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그런데 실상은 그 의미가 좀 변질되어 있다.


많은 유튜버들은 영상에서 "좋아요, 구독 눌러 주세요"를 외치며 시청자에게 당당히 답례로 요구한다. 블로그에서는 보통 광고의 목적으로 게시글에 공감을 누르고 가는 경우가 많다. 블로그 이웃 중에서도 글을 읽지 않고 공감을 누르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자신이 읽은 글을 체크하기 위해 공감을 누르는 사람도 있다. 블로그 이웃끼리 공감과 댓글을 품앗이처럼 서로 주고받기도 한다.


브런치스토리에서도 비슷한 문화가 있다. 구독과 라이킷을 교환하는 작가들도 있다. 그 속에서 끈끈한 우정을 나누기도 하고 서로를 독려하기도 한다. 또, 자신의 글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새 글이 뜨면 달려가서 라이킷을 누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새 글은 올리지 않고 라이킷 활동에만 전념하는 사람도 있다. 분명 구독자는 아닌데 매번 라이킷 알람에 뜨는 똑같은 이름이 제법 많다. 내 글을 읽지 않거나 내 글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이 하트를 누르는 일이 글을 쓰는 입장에서 반갑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저 라이킷을 활용하는 목적과 방식이 다를 뿐이다.


물론 공감, 좋아요, 라이킷을 누르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꼭 공감해야만 하트를 누른다. 정말 좋은 글과 영상을 만났을 때 하트를 누른다. 절로 손이 간다. 그 글을 읽었다는 표시로 하트를 누르진 않는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블로그 이웃이 있지만 이웃의 모든 글에 공감을 누르지 않는다. 하트의 빈칸을 채우지 않았다고 해서 그 이웃과 그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유튜브도 정말 많은 영상을 봤지만 좋아요를 누른 영상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좀 더 마음이 닿은 곳에 하트를 누른다. 공감, 좋아요, 라이킷이 뭐 어렵다고 너무 박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게 내 진심의 표현이다.


팔로워와 팔로잉의 관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콘텐츠를 더 알리기 위해서 먼저 팔로우를 하는 것. 물론 그것도 전략이고 팔로워를 늘리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내 이야기를 원하는 사람만 구독을 하면 된다. 내 글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은 나를 찾지 않아도 된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고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는가. 그 속에서 모두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지도 않고,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이 글을 읽어 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사람들이 게시글을 클릭했다고 해서, 라이킷을 눌렀다고 해서, 그 글을 모두 읽지는 않았다는 사실도 안다. 읽지 않아도 괜찮다.


왜 꼭 부단히 애써야 하는가. 왜 다른 방식을 인정하지 않는가. "왜 당신은 한 명도 팔로우하지 않고 자신의 글이 더 많이 읽히기를 바라느냐"라며 비난하는가. 공감을 주고받는 방식을 두고 설왕설래가 벌어지곤 한다. 사람을 함부로 단정짓고 공격하거나, 다른 생각과 방식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볼 때가 많다. 이런 흐름 속에서 공감의 의미가 더 퇴색되는 것만 같아 씁쓸하다.


사람들은 오늘도 저마다의 생각과 목적으로 공감, 좋아요, 라이킷을 누른다. 누군가는 습관처럼 하트를 누르고, 누군가는 응원의 마음을 하트에 살포시 담아 전하기도 한다. 하트를 쉽게 누르는 사람도 있으면, 함부로 누르지 않는 사람도 있다. 누가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단지 서로 다른 표현의 방식을 존중하자는 말을 하고 싶다. 읽지도 않고 누르든, 읽고도 누르지 않든 그냥 내버려 두자. 그 사람 마음이다. 이 하트 하나에 너무 마음 쓸 필요는 없다. 대신 그 클릭의 자유를 존중할 필요는 있다.



하트, 마음대로 누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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