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h haoh 오하오 Jun 28. 2024

[책리뷰] 비판을 즐길 수 있는가? 과학의 마음가짐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를 읽고

이 책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책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목차를 펼친 순간 내가 좋아하는 도킨스에 대한 내용이 21장에 실려 있었다. 그래서 읽어 보기로 했다.(도킨스에 대한 반전은 뒤에서) 또한 아인슈타인과 괴델이 함께 걷고 있는 표지도 감성적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과 괴델의 이야기는 9부 24장으로 되어 있는 이 책의 1장에 불과하다. 그래서 아쉬웠다. 이 책은 사고의 첨단을 소개하는 책이다. 아직 결론 없이 연구 중인 내용도 있다. 생각할 거리와 함께 사고의 첨단을 접할 수 있는 경험은 지구에 사는 생명체가 느낄 수 있는 행복 중에서 가장 큰 행복일지도 모른다. 

아무도 모르는 진리를 접하는 느낌. 물론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해결하기 위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어쨌든 아인슈타인과 괴델이 첵의 제목이니 좀 더 자세히 써 보겠다.

 

아인슈타인은 미국 프린스턴에서 1933년부터 22년간 여생을 보냈다. 그는 자택에서 자기의 연구실까지 유유히 걷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혼자 걸었지만, 10년이 지난 후 함께 걷는 일행이 생겼다. 바로 괴델이다. 괴델은 아인슈타인 박사와 대등하게 걷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나는 둘이서 매일 대화를 하며 걷는 모습을 상상했다. 당시 세상을 설명할 진리에 가장 가깝게 간 사람들.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거나, 감히 반박하기 어려운 내용이었을 것이다. 너무나 천재여서 세상을 더 잘 이해했을지 모르지만 사람과의 관계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아인슈타인과 괴델이 만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걷는 동안은 둘이 매우 행복했을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유유히 걸어서 출근할 수 있는 직장에 가고 싶다. 그때 나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떠오를까? 나는 걸어 다니면서 음악을 듣거나 폰을 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이 좋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기억하고 싶은 글귀는 다음과 같다.


이 세상의 경이로운 문화 요소들 중에서 수와 웃음은 가장 오래된 두 가지다.

수학적 대상의 진정한 본질을 알고 싶다면 그것의 내부를 들여다보지 말고 그것이 이웃 대상들과 어떻게 노는지 보아야 한다.


멱법칙은 자연에서든 사회에서든 극단적인 불평등 또는 불균일성이 존재하는 영역에 적용된다.(소수의 거대 도시, 빈번하게 쓰이는 단어, 매우 부유한 사람들). 이런 경우에  평균의 개념은 무의미 - 교실도 비슷, 몇 명의 에이스가 이끄는 교실, 반대로 몇 명의 극단적인 학생이 끼치는 피해)  그리고 프랙털적이다. 


이 세계는 ‘단순성의 섬’ 두 곳도 품고 있다. 매끄러운 형태의 유클리드적 단순성, 다른 하나는 자기 유사적 꼬불꼬불함의 프랙털적 단순성. 


피타고라스학파의 목표는 좌절되었다. 자연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은 많이 모았을지 모르지만, 엄밀성에 발목을 잡힌 나머지 단 하나의 과학 법칙도 발견해내지 못했다. 


연결한다는 것이야말로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도킨스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 작가는 도킨스가 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이성의 힘을 강조하기 위해 신에 대해 약간 억지 주장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도 도킨스의 책 만들어진 신을 읽었다. 그리고 작가와 비슷한 점을 느끼긴 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신을 믿는 사람들의 억지 주장을 듣던 나로서는 통쾌한 부분이 컸다. 그렇다고 억지 주장을 하면 된다는 뜻은 아니다. 역시나 이 작가도 그 부분을 본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을 읽게 된 이유 중에 하나가 도킨스에 대한 내용을 보기 위애서였는데, 도킨스를 비판하는 내용이어서 조금 아쉽기는 했다. 


그러나 이것이 과학의 힘이다. 과학은 누구나 비판을 할 수 있고, 반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교는 그렇지 않다. 종교를 비판하면 친구랑 적이 될 수 있다. 싸움이 날 수 있다. 


비판은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책리뷰] 사람을 목적으로 대하고 있는가? 수단이 아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