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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학실험실의소녀 Jun 02. 2024

숫자가 아닌 문자로 나를 이해하는 시간

서울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 참가 후기

"CV 10% 이내의 범주에서 0.01 ng/mL 농도까지 측정 가능하여 기존 방법 대비 100배 민감도가 향상되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것이다. 그동안 여러 번 언급하였듯이 나는 연구실에서 보낸 시간이 길었다. 학위 기간을 포함한다면 약 10년간 연구실 밥을 먹었다. 연구실에서 나는 내가 얻은 실험 데이터를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 즉 나의 성과 및 가치를 드러내는 일이었다. 화려한 수식어구는 필요 없었다. 빨갛든 새빨갛듯 우리들에게 필요한 건 명사를 수식해 주는 형용사가 아니라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비교 데이터가 필요했었으니까. 이런 미역국에 소금 간하지 않은 밋밋한 국 한 사발 들이킨 것처럼 딱딱하고 자극 없는 이 표현이야 말로 진정한 명확하게 전달하는 발표였으며 전문가처럼  보이게 만드는 나의 감투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를 수치가 아닌 문자로 표현하는 것에 서툴렀고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고자 2024년 2월부터 5월 초까지 3개월에 걸쳐 서울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 9(총 10회이나 1회는 결석)에 참가하게 되었다.


정서적 자극에 대처하는 방법


서울청년 마음건강 지원사업을 온라인으로 참가한 핸드폰을 책상에 준비하고 한쪽에서는 메모장에다가 상담사와의 내용을 문자로 기억하거나 때로는 알 수 없는 그림을 흰 종이에 채워 나갔었다. 상담 초기에는 내가 입사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새직장 환경과 직무 변경으로 인한 업무 파악에 대한 몸의 긴장도가 높은 즉 교감신경이 부교감 신경보다 높아 항상 깨어있는 듯한 상태가 지속되어 피로도가 올라가 있는 상태였다. 언젠가 상담을 하기 전 제한된 상담시간을 좀 더 유용하게 쓰고 싶어 감사한 일 3가지 기쁘지 않은 일 3가지를 미리 적어서 상담에 참가하였었다.


감사한 일

상사와의 저녁, 주변 분들의 관심 및 챙겨주시는 분 감사

새로운 직무 분야에 대해 알게 됨

시각의 전환:내가 이 새로운 산업 분야에 대해 몰라서 불안할게 아니라 나는 그들이 갖지 않은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들과는 다르다  


기쁘지 않은 일

나의 업무 관련성이 적은 미팅에 참가하여 시간 및 에너지 낭비로 개인 업무 효율이 낮아짐

베트남 출장 이후 일이 많아 피로도가 계속 쌓임

지금도 나의 포지션에 대해 불안하다. 내가 이 회사에 정착할 수 있는가? 다시 이직을 해야 하는 것일까


이렇게 메모에 적어 놨었다. 보통 상담 내용은 업무, 성과 그리고 인정에 대한 소재로 주 상담이 진행되었었다. 메모를 적은 이날은 상담사께서 감정, 생각, 존재감에 영향을 주는 정서적 자극에 내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물었다.


기질과 성격 중 성격은 발달이 가능하지만, 기질은 타고나는 것으로 기질은 가속 역할을 하기도, 브레이크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나는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고, 때로는 강박적인 행동을 하곤 했다. 마치 나를 지키지 못한 사람으로 어둠 속에 갇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상담사님의 코멘트를 통해 나는 자극을 추구하지만, 정서적 자극을 대처하는 데 미숙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기질과 성격 모습 중 모습은 발달이 가능하지만 기질은 타고나는 것으로 기질은 가속역할을 하기도 브레이크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나는 함께 한다는 연대감과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때로 눈 강박적인 행동을 한다 마치 나를 지키지 못한 사람으로 어둠 속에 갇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상담사님의 코멘트를 받으면서 나는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의 사람이고 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상담사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나는 자극을 추구하지만 내가 받는 정서적 자극을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숙 한 방법으로 대처해 온 것 같았다.



자기 이해와 감정 컨트롤



매번 숫자로만 적어오던 내가 문자로 나의 감정과 상태를 설명해야 하니 낯설기 그지없었다. 감정에서 몸으로, 몸에서 감정으로의 수축과 이완이 잘 되어야 하는데 나는 이 수축과 이완의 컨트롤이 때로는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감정을 완화시키기 위해 감정일기를 쓰거나 색칠 도구로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이용해 왔었는데,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상담사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이 시간이 나의 사과나무를 더 튼튼하고 큰 바람에도 지탱할 수 있는 든든한 나무로 키우는 데 필요한 영양 요소를 깨우친 느낌이었다. 나의 자존감이 더 단단해지고 에너지가 잘 지탱할 수 있게 나를 더 사랑해 주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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