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들어 필자가 도입, 시행한 사전컨설팅감사에 대한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컨설팅 감사제도는 감사를 핑계로 하는 공무원의 복지부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서 판단이 어려운 민원이나 문제가 있으면 이를 미루지 말고 감사실에 판단을 요청하여 이에 따르도록 함으로써 민원 등이 신속하게 해결되게 하는 획기적인 문제해결형 감사시스템이다. 현재 법제화되어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모든 공공기관에서 시행 중에 있다. 그런데 작년 3월에 27년간 근무했던 감사원을 퇴직하고 공공기관 상임감사로 재임하면서 사전컨설팅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현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사전컨설팅 감사제도의 정확한 이해를 통해 그 마인드를 확산시키고 공직사회에 생동감을 불어넣음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문제해결형 정부를 만들어야겠다는 의무감과 사명감이 생겼다.
책을 써야겠다는 의무감은 생겼으나 그동안 당면한 다른 일의 해결에 매달려 살아왔던 탓에 책을 쓸 준비를 하거나 출판한 경험도 없었다.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전혀 뜻밖의 일로부터 시작되었다. 필자는 감사원 출신으로 그동안 감사분야 전문성은 최고 수준이나 MZ세대의 등장 등에 따라 절실히 필요한 수평적 리더십이나 소통역량은 부족했다. 이러한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비즈니스 코칭리더십 과정을 수강했다. 코칭에 대해 전혀 문외한 이었으나 코칭은 개인과 조직의 잠재력을 극대화하여 최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수평적 파트너십을 지향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금년 2월부터 코칭수업이 시작되었는데 수업과정에는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대해 코칭모델에 따라 대화를 나누는 코칭실습이 포함된다. 필자는 책 집필을 코칭대화의 주제로 삼았다. 코칭대화모델에는 ‘인정과 지지’가 포함된다. 코칭실습 과정에서 코칭대화 파트너가 이러한 코칭모델에 따라 필자의 책 집필에 대해 ‘놀랍다’ ‘내용이 너무 좋고 책이 나오면 가장 먼저 사보겠다’라는 식의 ‘인정과 지지’를 보냈다. 코칭실습을 여러 번 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인정과 지지’가 누적되자 나도 모르게 어느새 책을 집필하고 있는 필자를 발견하게 되었다. 책 집필을 망설이고 있었는데 ‘인정과 지지’를 반복적으로 듣게 된 것이 커다란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2월말부터 책 집필을 시작했다. 책 제목은 "공무원을 춤추게 하면 국민이 행복하다"이다. 책을 처음 쓰게되니 브런치에 가입하라는 조언이 있었다. 글쓰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브런치에 가입하고 작가승인도 받았다. 책의 내용이 절반쯤 완성되니 “출판사에서 과연 책을 출판해 줄까”하는 의문이 생겼다. 급하게 출판기획서를 작성해서 책 주제와 관련한 책을 다룬 적이 있는 출판사를 검색했다. '박영사'가 정부혁신과 같은 책을 발간한 적이 있었다. 박영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출판제안서를 다운로드 받았다. 아직 원고를 쓰는 중이었으나 필자가 쓰는 책이 과연 관심이 있을 것인지 이 출판사를 통해 시험에 해보 싶었다. 3월 22일 저녁 10시 26분에 출판제안서를 보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다음 날인 23일 9시 59분에 박영사 상무라는 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출판의향이 있으니 샘플 원고를 보내달라고 했다. 출판 회의를 통해 최종결과를 알려 준다고 했다. 샘플원고를 보냈더니 글이 짜임새가 있고 내용이 유익하다며 3월 27일 출판계약을 하자는 연락이 왔다. 이렇게 빨리 출판계약이 이루어질지 몰랐다.
4월 5일 온라인을 통해 출판계약하였다. 글쓰기를 오래 끌면 너무 힘이 들것 같아 글을 신속하게 가다듬었다. 그리고 4월 13일 원고를 퇴고하고 출판사에 송부하였다. 4월 17일 에디터와 처음 통화했다. 초판 교정이 왔고 표지 디자인도 확정했다. 1차 교정을 했으나 별로 고칠 것도 없었다. 현재 재교정 중이다.
브런치 가입, 작가 승인, 책출판 실현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느낌이다. 한편으로 또다른 책 구상이 떠올랐다. 필자에게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또다른 콘텐츠가 있다. 사실 필자는 다른 고시 출신의 중앙부처 공무원과 달리 상당히 독특한 면이 있다. 통상 고시 출신 공무원은 고등학교 학업성적이 좋은 모범생이 많다. 이와 반대로 필자는 고등학교 내신등급이 15등급 중 14등급이었을 정도로 학업성적이 좋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에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친구들과 락밴드를 만들어 퍼스트 기타를 연주했다. 그럼에도 군대 제대 후 정신 차리고 기초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행정고시 재경직에 합격했다. 이러한 독특한 스토리 때문에 1995년 한선교와 허수경이 진행한 MBC ‘아침마당’에 출연하여 당시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기도 했다.
필자의 스토리가 어려움을 극복한 성공사례이고 극복과정에서 의지했던 다양한 신념들이 코칭의 원리와도 연결되어 있었다. 이러한 스토리와 자기 코칭방법 등을 잘 조합하여 또 한번 글을 써서 실의와 어려움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던지자는 생각이 든다. 현재 구상하고 있는 제목은 "최악의 상항에서도 최고를 꿈꾸는 당신에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