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나는 내가 있어 살아간다.

by 김동환 예비작가

어느 평범한 그날에 해맑은 미소를 간직한 너를 처음 보았다.

그 어떤 사람보다 특별함도 없이 그냥 평범한 너를,

내 기억에 남는 아주 밝은 미소와 어울리는 너의 그 웃는 모습이 그날에 나를 너에게 물들어 버리고 말았다.

그날 이후 난 너와 우연히 스쳐 지나는 날들을 꿈꾸며 기다렸고 그런 우연한 날이 있는 날이면 난 그 기다림에 시간 속에 힘듦이 모두 지워지고 새로워지는 나를 발견한다.

우연한 그날에도 넌 여전히 맑은 미소와 함께 짧은 인사를 건네고 우린 각자의 길을 걸어가야 했다.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그렇게 각자의 가야 할 길을 걸어가야 했다.

그렇게 돌아서는 순간에는 아쉬움이지만 돌아서고 나서는 많은 후회가 밀려온다.

짧은 인사말이라도 건네어 안부를 물어볼 것을 하는 아쉬운 미련과 함께 후회를 가슴에 묻어둔다.

하지만 난 그런 날의 나에게 위로를 건네며, 다음에 다시 우연히 너를 보는 날을 기다리면 기회가 올 거라 믿어도 된다고 나에게 말을 한다.

그렇게 난 너를 우연히 스치듯 만났고, 그런 날들이 나에게 큰 위로와 즐거움이었다.

난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나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인데, 왜 너의 앞에서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던 것일까?

난 한 번도 자신 없는 일들이 없었는데 왜 너의 앞에서는 작아지는 것인지?

넌 다른 누구보다 특별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았던 너였는데, 난 왜 자신이 없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이런 내 마음을 네가 알게 되면 그런 우연도 앞으로 없을 거 같은 두려움이 있었던 것일까.

이젠 시간이 흘러 그런 우연히 너를 보는 날들이 점점 줄어들어 어디에서도 너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런 시간들이 길어지고 어디에서도 이젠 너의 소식도, 너의 미소도, 너의 향기도 느낄 수 없어 점점 내 기억 속에 너는 모습으로 기억되지 못하고 그날들의 내 감정들과 추억 속 이미지로 남겨지고 있었다.

하지만 난 너를 내 기억 속에 어쩌면 추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기를 계속 생각하고 떠올리며 살았던 것일까?

많은 시간이 지나도 너는 계속 기억되고 있었다.

오랜 전에 그러했던 것처럼 기다리면 그리고 바라면 우연이라도 볼 수 있다는 믿음이 현실이 되었다.

그렇게 우연히라는 말로 다시 만난 너에게 난 지난 시간들에 이야기를 자신 없지만 조금씩 조금씩 들려줬다.

그러면 그럴수록 왜 그때의 난 말하지 못하고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러서 아주 많이 흘러서 우연히 다시 만난 너에게 나의 기다림의 고통을 말하고 있는 걸까?

그렇게 난 다시 너와의 이야기를 이렇게 시작한다.

가끔씩 만나서 진한 커피에 서로의 이야기를 오랜 친구처럼 이야기 소식을 전한다.

그렇게 듣는 너의 소식에 새로움이라는 생각보다 오랜 전 그날에 내가 자신이 있었다면 조금 더 자신이 있었다면 너의 그 이야기 속 풍경이 내가 함께 할 수 있을 거라는 내 가슴에 슬픔이 피어난다.

우린 이렇게 다시 친구가 되었고, 난 내 마음속에 아직은 더 피우고 싶은 꽃을 너에게 보여주지도 못하고 그냥 친구가 되었다.

네가 내 가슴속 그 꽃을 보게 될까 두려웠다.

네가 내 가슴속 그 꽃이 너에게 향한다는 걸 알게 될까 두려웠다.

그래서 다시 찾아온 그 우연이 모두 끝나고 앞으로 그런 우연도 없을까 무서웠다.

지금에 지금이 그냥 좋았다.

무섭고 두려운 그런 일들이 생기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난 지금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 날들 속에 작은 일상 속에서 난 나만의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너와 함께하는 날들에서 들녘에 핀 꽃 한 송이도 추억이 되었다.

그 들녘에 핀 꽃은 시간이 지나서 시들고 없어지지만, 내년 그때쯤에는 다시 넌 피어나 내가 다니는 들녘에 자리할 것이다.

그러면 난 다시 핀 들녘에 너를 보며 그날에 그녀를 기억할 추억이 되었다.

그렇게 난 들녘에 핀 너를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그냥 이렇게 너를 바라본다.

가끔은 한 송이 꺾어서 나 가까이 두려고 했지만, 난 그냥 너를 그 자리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냥 바라만 본다.

그래야 내년 지금에도 넌 그 자리에서 다시 피어날 것이니깐.

그렇게 다신 피어난 들녘에 이름 모르는 꽃을 보며, 내 추억 속 그녀를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피어난 들녘에 꽃은 이젠 이름 정도는 알아도 되겠지만, 그냥 난 너를 이렇게 내가 지나는 들녘에서 바라보며 내 추억 속 그 사람을 기억하려 한다.

그 추억 속 그 사람을 생각하는 순간에 그 시간에 난 떠오르던 그날들로 너에게 보았던 미소를 나에게서 느낀다.

그 순간에는 난 오래전 우연히 만나려고 기다리던 그런 날들까지 떠올라 지금에 난 행복하다.

함께한 시간들에 행복함이 이렇게 시간이 지나도 떠오르며 행복할 수 있다는 지금이

이젠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그날들에 추억으로 내 마음속 아픔을 위로한다.

그렇게 계절이 변화하여 나무에 잎들은 물들어 어느 순간 바람에 어디론가 사라지고 다시 계절이 바뀌면 넌 다시 새로움으로 잎들이 피어나겠지만, 난 내 마음속 계절이 변해도 물들어가는 나뭇잎 하나 없이 점점 말라가고 있으며, 그렇게 계절이 변해도 다시 피어나는 잎 하나 없을 것 같다.

바람이 불어 흔들리는 내 마음속나무와 내 눈앞에 흔들리는 나무가 너무도 비슷한 모습이다.

하지만 넌 바람에 떠나버린 잎들이 다시 계절이 바뀌면 또 피어날 것이다.

난 내 마음속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너의 소식을 가지고 오기를 기다린다.

내 마음속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어쩌면 우연히 너의 향기를 전해주길 바란다.

그렇게 기다리고 바랬는데 어느덧 눈이 내린다.

첫눈 내리는 날에 너와 함께 먹었던 향 깊은 커피와 달콤한 빵이 기억된다.

여전히 지금의 커피는 그날에 향 깊은 커피와 다르지 않았다.

향 깊은 커피와 함께 먹는 달콤한 빵도 그날과 다르지 않았다.

다른 게 있다면 지금 내 옆에, 내 앞에, 그리고 나 지금 있는 이 공간 어디에도 네가 없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젠 현실이 익숙할 수 있는데 왜 아직도 너와 함께한 시간들이 추억에서 계속 떠오르는 것일까?

오랜 전 우연히 만나기를 기다리던 시절에는 너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하는 날들이 있었는데,

이젠 그때보다 더 많이 시간이 지났는데, 여전히 난 너의 모습이 뚜렷하고 선명하게 기억되고 있다.

그때는 아쉬움과 후회였다면, 지금은 아픔과 그리움이다.

그때는 말하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던 내가, 이젠 볼 수도 찾을 수도 없이 깊은 곳에 너를 담아버린 내가

그래서 지금은 너무도 아프고 그립다.

이렇게 또 계절은 바뀌고 시간은 흘러서 다시 들녘에 핀 그 꽃으로 추억을 떠올린다.

바람에 흔들리는 그 들녘에 꽃은 무엇을 위해 이렇게 피어나는 것일까?

무슨 이유로 바람에 흔들리는 것일까?

아니면 나에게 손 흔들어 주는 것일까?

지금 불어오는 바람에 어쩌면 그 사람의 소식이 담겨 불어오기를, 그것도 아니며 그 사람의 향기라도 나에게 전해주는 바람이길 바라는 마음에 기억으로 기억한다.

너무 오래 시간이 흘러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사람의 향기로, 내가 알아보지 못하는 그 사람의 소식에 그 들녘에 꽃이 대신하여 손 흔들어 주는 것일까?

손 흔들어주는 그 들녘에 꽃에게 난 어색하지만 수줍게 미소를 보여준다.

우리 다시 만나자고.

그리고 다시 찾아와 줘서 고맙다고.

난 이렇게 잘 있다고.

너를 보려고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점점 그 들녘에 꽃에서 멀어진다.

차창 너머로 흐려져 보이지 않는 순간까지 난 계속 너에게 인사하다.

아프지만 그리웠다고. 다시 만나서 좋았다고.

긴 시간을 돌아서 이렇게 너를 다시 외로움 속에서 찾았다고.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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