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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TJ Apr 02. 2024

스타트업 히든 스토리

연재에 앞서

때는 바야흐로 스타트업 전성시대다. 회사를 만들고, 투자를 받고, 상장을 하거나 매각을 해서 천문학적인 부를 이루는 성공 스토리는 항상 우리를 설레게 만든다. 


2005년 1세대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한 '스타일난다'가 2018년 세계적 화장품 그룹 로레알에 약 6천억 원에 인수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고, 2014년에 시작한 동영상 채팅 앱 '아자르'를 서비스하던 '하이퍼커넥트'가 미국의 매치그룹에 약 2조 원의 거액에 팔려 부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2010년 자본금 3천만 원으로 시작하여 국민 앱이 된 배달의 민족은 2019년 독일 기업에 약 5조 원에 매각되면서 국내 스타트업 M&A 사상 최대 거래의 역사를 썼다. 


회사를 떠나는 소회를 나타낸 스타일난다 창업자의 인스타그램, 조선일보 (2021.06.24)


창업자의 인생 역전은 당연히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대표가 회사 매각 이후 부동산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는 소식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달까지 확인된 부동산 가치는 1,100억 원에 이르고 얼마 전 230억 규모의 명동 상가를 전액 현금으로 구입했다는 소식은 곧바로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배달의 민족 창업자 김봉진 의장의 재산이 1조 원에 이르며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 부자 기부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는 뉴스 또한 스타트업을 통한 인생 역전을 실감하게 했다.


김봉진 세계 최고 부자 기부클럽 국내 1호 가입 기사, 조선비즈, 2021년 2월 18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타트업 창업자의 성공 스토리는 우리로 하여금 창업자들의 성공 이후의 삶에 대해 부러워하게만 할 뿐  실제로 창업자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창업자로서 현직에 있을 때 겪어내야 할 고난이 무엇이었으며, 어떤 의사결정을 내려야 했는지에 대해 무관심하게 만든다. 


그들의 성공에 대한 질투심에 단순히 우리 눈과 귀가 멀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결과에 대해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우리의 자연스러운 행동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이 인간의 기본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회심리학에서 주장하는 귀인 이론 (attribution theory, 원인의 귀착에 관한 이론)에 의하면, 사람은 본인이 성공할 결우, 그 원인을 본인의 실력에서 찾지만, 타인의 성공은 그의 실력보다는 '운'이나 '외부 환경'에서 원인을 찾는 성향을 보인다. 따라서 창업자의 성공에 대해서 우리는 그저 '운'이 좋은 것으로 먼저 생각하게 되고 그들이 어떻게 실력을 쌓았는지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스타트업 창업자의 삶의 궤적을 쫓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성공하는 사례가 우리 앞에 놓이더라도 적절한 교훈을 얻지 못한 채 늘 겉도는 정보만을 탐하게 되고 말것이다. 


앞으로 이어질 연재는 그동안 우리가 잘 알지 못했고,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창업자들의 진면목을 자세히 조명할 것이다. 미래의 스타일난다, 하이퍼커넥트, 배달의 민족을 꿈꾸는 단 한 명이라도 연재될 글을 통해 편향되지 않은 시각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


Dr. 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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