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UX George May 09. 2023

프로덕트에 챗봇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Chatbot #Dyadic Interaction #Conversation Dynamics

위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세요!




챗봇과 대화하는 경험

 몇 년 전부터 대화형 AI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대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AI인 만큼, 사용자와 유연하게 대화하는 것과 이 과정에서 사용자에게 사회적/감정적 지지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화형 AI의 대표적 사례인 챗봇을 기반으로 진행된 연구 중에 흥미로운 것은 연구 참가자들이 챗봇과 ‘친하지는 않은 지인’ 정도의 상호작용 효과를 얻는다는 연구결과입니다. 이는 정교하게 짜인 챗봇과의 상호작용이 친해지는 과정에 있는 실제 사람과의 상호작용만큼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다른 연구들의 사례로, 연구 참가자들은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챗봇에게 토로하기도 하고, 본인의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는 데 챗봇을 사람보다 편안하게 여기기도 했습니다.

 물론 챗봇을 사용해 대화하는 것에도 한계가 존재하기는 합니다. 아직까지는 기능적으로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 유연하게 그리고 즉각적으로 답변하지는 못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사람과 너무 유사한 챗봇은 불편해 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논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챗봇과 지인 수준으로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하며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의미 있는 발견임에 분명합니다. 이렇게 소셜미디어나 SNS를 통해 모르는 사람과도 폭넓게 교류하고 대화형 AI가 주목을 받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더더욱 말입니다.


챗봇과의 대화가 어떤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유발할까?

 본 연구는 이러한 맥락에서 챗봇과 친해지기 위해 대화하는 것이 사람과 대화하는 것과 비교해 어떠한 긍정적인 감정적/관계적 경험을 제공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또한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실제 사람과의 소통을 대면 의사소통(FTF)과 컴퓨터 기반의 의사소통(CMC)으로 나누어 살펴보았습니다.

 실제 연구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Replika라는 챗봇과 소통하거나, 대면 혹은 Chatzy라는 채팅 앱을 통해 실제 사람과 소통했습니다. 소통 방식은 랜덤하게 배정되었으며 실제 사람과 소통하는 경우에는 실험 전에 대화 상대와 영향을 주고받지 않도록 참가자 모두에게 개별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Replika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참여자가 Replika 챗봇의 성별을 직접 선택한 후 대화를 시작하도록 했습니다.

 이때 사전에 설정해 둔 가설들을 검증하기 위해 소통 결과로 발생하는 감정적/관계적 경험을 평가하는 기준들을 확립해 두었습니다. 감정적 결과에 대해서는 PANAS 척도를 활용해 각 방식으로 소통할 때의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확인했습니다. 또한 동질성(homophily)을 인지하는 정도, 상대에 대한 선호도, 대화의 역동성(conversational dynamics)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각 소통 방식의 관계적 결과를 비교하고자 했습니다.


챗봇과의 대화가 제공하는 감정적/관계적 경험

 우선 감정적 측면에서 볼 때, 챗봇과 소통하는 것이나 실제 사람과 소통하는 것 모두  긍정적 감정에 대해서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챗봇으로 소통하는 것이 특히 대면 상황에서 대화하는 것보다 부정적 감정을 적게 양산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선행 연구에서 제시하는 성인들이 타인과 친해지는 단계에서 소통할 때 보이는 감정적 경험 패턴과 유사했습니다.

 챗봇과 소통한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관계적 측면에서 분석했을 때, 대부분 그렇게 유의미한 수치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Replika로 대화한 경우에는 상대에 대한 동질성이나 선호도를 낮게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기표현과 관련된 지점에서는 높은 수준의 결과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었습니다. 챗봇과 소통하는 것은 실제 사람과 소통하는 것과 다르게 평가로부터 자유로운 자기 노출의 경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비교적 적은 우려를 표한 것이었습니다.

 추가적으로 흥미로운 것은, 대화 톤에 관련된 연구 결과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새로운 대화 상대와 소통할 때 그 사람에게 기대하는 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기대가 어긋날 때 실망감과 부정적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심리적 특성에 따라, 상대와 어떤 매체로 대화하든 상관없이, 오히려 중성적인 분위기의 톤이 사용자의 우호적인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챗봇의 선호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톤과 감정에 대해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피력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와 관련해 더 고려해 볼 지점은?

 본 연구를 살펴보면서 다음과 같은 지점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챗봇의 역할과 톤에 대해 명료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새로운 상대와 대화할 때 중성적인 톤을 더욱 선호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사용자와 대화 상대 사이의 거리감에 따라 그 톤이 달라져야 한다는 점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챗봇이 널리 활용되고 있는 지금, 각각의 서비스나 프로덕트는 사용자와 챗봇의 관계를 세밀하게 정의하고, 이에 맞는 대화 형태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로 챗봇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본 연구를 통해 챗봇의 장점이 자기표현의 제약이 없다는 점과 대면으로 소통하는 것에 비해 부정적 감정을 적게 생산한다는 점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챗봇이 이렇게 사용자의 대화 경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고려할 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서비스나 프로덕트가 사용자에게 한층 더 밀접하게 접근하는 데 챗봇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서비스나 프로덕트에 챗봇의 장점을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에 추가적으로 챗봇을 바라보는 시각을 정립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사용자들은 아직까지 사람과 흡사한 챗봇에 대한 양면적 시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 중간점을 찾아야 합니다. 그 후에야말로 사용자들이 챗봇에 대해 느끼는 선호도나 동질성을 더욱 높이는 방안을 심층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대화형 AI는 계속해서 발전할 것입니다.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고, 본 연구와 같이 대화형 AI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과 그 형태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이루어짐으로써 언젠가는 사람을 대신해서도 대화할 수 있는, 사람 같은 챗봇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UX George는 아래 논문을 대신 읽어드렸어요. 여러분이 프로덕트 만드는 시간은 소중하니깐요!

Drouin, M., Sprecher, S., Nicola, R., & Perkins, T. (2022). Is chatting with a sophisticated chatbot as good as chatting online or FTF with a stranger?. Computers in Human Behavior128, 107100.

작가의 이전글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프로덕트를 근거 있게 만드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