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트래커의 메세지 인터랙션을 바탕으로
위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세요!
하루 동안의 걸음 수, 심박수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헬스케어 분야의 ‘피트니스 트래커’는 우리의 행동을 더 잘 이해하고 건강한 삶을 계획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기술 덕분에 우리는 자신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더 건강한 삶을 계획할 수 있게 되었죠.
그런데, 오늘 볼 연구에서는 이런 트래킹 기술들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우선, 데이터만 보여주는 경우 사용자는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걸음 수: 1만 보'라는 데이터를 보아도 걸음 수에 대한 감이 없는 사용자는 하루에 만 보를 걷는 것이 자신에게 적당한지, 적당하지 않은지 확신이 서지 않겠죠.
또한, 현재의 트래킹 기술들은 사용자와의 충분한 인터랙션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트래킹 기술은 사용자가 목표를 달성했을 때에만 알림을 제공합니다. 실시간 걸음 수를 확인하고 싶은 사용자는 매번 건강 앱에 들어가 확인해야 하는데, 번거로운 과정을 계속 거치는 사용자들은 금방 서비스 사용을 중단합니다. [참고문헌]
그렇다면 트래킹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 사용자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본 연구에서는 ‘동반자 경험(Companoid Experience)’를 그 해답으로 제시합니다. 마치 인간 동반자와의 관계가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듯, 컴퓨터와 사람도 인간 관계와 유사한 동반자 관계를 쌓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영화 <Her>에서 주인공 테오도르는 인공지능 비서 사만다를 동반자로 받아들인 후, 서서히 변화를 맞이합니다. 아내와의 별거 후 우울감에 빠져 있던 테오도르는 해변으로 휴가를 가거나, 사만다의 도움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사만다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 누구보다 테오도르를 잘 이해하기에, 테오도르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것이죠.
그렇다면 트래킹 기술과 사용자 간의 인터랙션을 어떻게 설계해야 사용자가 기술을 동반자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이를 알아보고자 본 연구에서는 피트니스 트래커 Fitbit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때 트래커가 사용자에게 보내는 메시지의 표현 방식이 동반자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세우고, 두 개의 변인을 제안했습니다.
*변인 = 변인(variable) 또는 변수는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일련의 개체를 말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 예시로 실험에서 관측 대상과 조작 대상인, 종속 변인과 독립 변인이 있습니다
맥락 수준(Level of Context)이란, 메시지가 사용자의 맥락을 활용하는 정도를 뜻합니다.
맥락 수준이 높은 메세지 : 서비스가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행동과 환경 맥락을 이해하고 활용합니다.
예시) “As per your current step goal setting, your step count goal for today is 8,000.“ 최근 목표 걸음수 설정에 따라, 오늘의 걸음 수 목표는 8000보입니다.
맥락 수준이 낮은 메세지 : 서비스가 사용자가 초기에 설정한 목표만 제공합니다.
예시) "Considering your achievement on the same day in the previous week, your step count goal for today is 7,954.” 저번 주 같은 날의 걸음 수와 비교했을 때, 오늘의 걸음 수 목표는 7,954보입니다.
메시지 유형(Statement of Message)이란, 메시지가 중심으로 두는 시점을 뜻합니다.
자기중심적 메시지 : 주어가 '나(I)'인 1인칭 메세지입니다. 사용자가 디바이스를 생각할 수 있는 하나의 주체 또는 자신의 확장된 자아로 인지하게 합니다.
예시) “I’m walking now, and it feels hard to walk more.” 나는 지금 걷고 있는데, 더 걷기는 힘든 것 같아.
타인중심적 메시지 : 주어가 '당신(You)'인 메세지입니다. 타인의 관점에서 쓰여 마치 타인이 잔소리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서비스에서는 자기중심적 메세지보다는 타인중심적 메세지가 주로 사용됩니다.
예시) “You’re walking now, and you may feel that it is hard to walk more.” 당신은 지금 걷는 중인데, 더 걷기는 힘드실 것 같아요.
현실 상황에서 사용자들의 반응과 행동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실험은 fitbit을 활용해 설계되었습니다. 우선, 사용자가 Fitbit을 사용하면 Fitbit API로부터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실험을 위해 제작된 모바일 앱 ‘ExME’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짜여진 알고리즘에 따라 메시지를 생성합니다. 해당 메시지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인 Samantha를 통해 사용자에게 보여집니다.
연구진은 Fitbit Premium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피실험자를 모집했습니다. 99명의 피실험자를 4개의 그룹으로 나눈 후, 각 그룹에 다른 유형의 메시지를 전송한 후 이들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피실험자들은 아침에서 일어나 밤에 잠들기 전까지 수면 시간과 걸음 수에 대한 데이터를 담은 메시지를 일정 간격으로 받았습니다.
각 그룹의 피실험자들이 시간대별로 받은 메세지를 더 자세히 보고 싶다면, 아래 표를 확인해 보세요.
다시 말씀드리자면, 이 실험의 목표는 메세지 표현 방식이 동반자적 경험으로 작용해 사용자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설 검증을 위해 연구진들은 동반자성(Companionship), 확장된 자아(Extended-self), 행동 변화(Behaviour change)를 측정했습니다. 동반자성과 확장된 자아는 설문을 통해 측정했고, 행동 변화는 첫 주와 마지막 주의 걸음 수를 비교해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과연 네 가지의 메세지 표현 방식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을까요?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그룹은 사용자의 실시간 맥락을 반영하고, 자기 중심적인 메세지를 받은 그룹 EC였습니다.
이 결과를 통해 우리는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인터랙션이 다음과 같이 설계되었을 때 사용자가 디바이스를 동반자로 인지하고, 행동 변화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첫 번째, 사용자가 설정한 목표만 보여줄 때보다 전후 맥락을 함께 제공할 때.
두 번째, 주어를 나로 설정한 자기중심적 메시지를 보낼 때.
또한, 자기중심적 메세지의 효과는 메세지가 사용자의 주변 상황과 맥락을 반영할 때(맥락 수준이 높을 때) 강화된다는 상관관계까지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 컴패니언과 함께하는 미래, 상상되시나요? 주변만 살펴보아도, 인간과 컴퓨터의 관계는 더 이상 일방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컴퓨터와 인간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인 관계를 쌓아 가는 것이죠. 본 연구에서는 사용자가 기기를 인간 동반자와 같이 인식할 때 어떻게 행동 변화에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사용자가 기기를 동반자처럼 느끼게 하기 위해 어떻게 인터랙션을 설계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사용자의 맥락을 고려한 메시지와 자기중심적 메시지가 함께 사용될 때 사용자가 서비스를 동반자로 인식한다는 유의미한 인사이트까지 얻을 수 있었죠. 이 인사이트는 효과적인 UX writing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서비스 자체를 기획할 때, 사용자의 행동을 바꾸는 동반자와 같은 서비스를 기획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UX George는 아래 논문을 대신 읽어드렸어요. 여러분이 프로덕트 만드는 시간은 소중하니깐요!
Jinkyu Jang & Jinwoo Kim (2019): Healthier Life with Digital Companions: Effects of Reflection-Level and Statement-Type of Messages on Behavior Change via a Perceived Companion, International Journal of Human–Computer Interaction, DOI: 10.1080/10447318.2019.1615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