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따뜻한 봄이 이곳 저곳에 만연했던 4월, 다들 잘 보내셨나요?
이번 달은 마지막 날에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4월엔 어느 높이에 서 있을까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뾰족한 산봉우리 같은 4월의 끝자락에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여러분은 인생이 산과 같은 모습이라면, 오르막과 내리막 중 언제가 더 힘들 거라 생각하시나요?
한 프로그램에서 이 질문을 보고 주기적으로 고민하게 된 내용인데요. 제게는 어떤 시기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한동안은 당연히 내리막길이 더 힘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원했던 모든 것을 다 가져본 사람이 그것들을 잃으며 다시 원래 있던 자리, 또는 그 아래로 내려간다는 게 고통스러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얼마 전에는 생각이 변했습니다.
어느날, 짐을 가득 들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니 땀도 나고 힘들더라고요. 언제까지 올라가야 하나 끝이 보이지 않고, 거의 다 왔음을 알고 있었는데도 숨을 내쉬기 바빴습니다.
제가 평지를 걸을 땐 높은 오르막을 가는 사람들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을 함에도, 막상 그 상황에 있을 때에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저 오르기 바빴죠.
인생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살아감에 있어서 오르막은 목표를 향해 가는 것, 내리막은 목표를 이룬 이후라면 그 누구의 시선도 아닌 제 자신의 눈에는 오르막이 더 힘들겠다고요.
목표를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인 것 같습니다. 제가 그동안 이루어온 모든 것들은 그 오르막길에서 가끔은 자책하고 힘겨워하면서도 발걸음을 멈추지 않은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정점을 지나 내려올 때에 아쉬움이 있었어도 마음은 편안했고, 오르막에 대한 생각도 미화되었죠.
다들 내리막길에서 오르막을 회상하며 아름다웠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걷는 그 오르막길은 외롭고 고통스러우니까요. 고뇌의 시간이죠. 하지만 그때가 지나 내 스스로가 노력한 것이 느껴지기 시작할 때 얻는 즐거움은 몇 배가 되는 것 같아요. 내려오는 길이 누군가가 보기엔 안타깝다 여길지 몰라도, 적어도 저는 추억과 배움을 들고 내려오니 덜 외로울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끝 모를 오르막을 오르며 지칠 때도 있겠지만, 언젠가 정점에 다다를 것이라고. 그 속도가 다르고 높이가 다르지만,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그 순간이 있어 행복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길을 걷는 우리 모두에게 조금이나마 시원한 바람이 등 뒤에서 밀어주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