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가 있다면, 제게는 5월인 듯합니다.
4월 말 중간고사가 끝난 이후 숨을 고르며 이전에 미뤄둔 것들을 하고 나면, 기말고사를 위한 달리기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분주하게 살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그래서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 같습니다.
5월에게 사랑에 빠져버렸습니다.
사랑에 빠졌다는 표현이 괜찮은지 고민을 했었는데요. 수영을 잘 못하는 제가 물속에서 휘적거리는 상상을 하니,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사랑을 했을 때 이런 경험 있지 않으셨나요?
깨어있는 시간이 달라도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에, 졸린 눈을 한껏 비비면서도 그의 연락을 기다리고.
나의 아침을 맞이하며 그의 아침은 언제 찾아올까 생각을 하는 과정에서.
정리를 해도 어질러지는 그 오묘한 감정 속을 저는 한 없이 헤엄치다 나와 폭삭 젖은 상태로 여기저기 물기 있는 발자국을 남기는 것말입니다.
느닷없이 어딘가에서 부는 바람에 휘청일 때도 있었으나 사랑은 당장 마르지를 않아서 물기를 흘리고, 단지 그 사이에 눈물도 몇 방울 모른 척 떨어뜨릴 뿐이었습니다.
나의 눈앞에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떠올리고, 노력하고 더 많은 것을 기억하는 과정. 그 모두를 ‘사랑’ 한 마디에 담아 나의 모든 행동을 정당화하게 되었습니다. 말로는 다 표현하기에 너무 큰 마음이라 단어로 사랑을 정의하기란 참 어려운 듯 합니다.
사랑에 빠지면 제가 감수해야 할 부분도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사랑을 줄 때에는 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다시 돌아오지는 않는다는 마음으로, 내 사랑에 구멍이 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요. 저는 그런 주는 사랑에 익숙해서 이 말에 큰 공감을 하였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만큼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죠. 그만큼을 바라는 것은 저의 오만이자 이기심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주는 것에 만족하며, 가끔의 서운함은 감수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존경했던 교수님께서, 사랑은 주고받는 것이라는 말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주는 사랑만큼이나 받는 사랑도 중요하기에 내게 소중한 사람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이 사랑의 완성이라고요. 그 말을 되새기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아함과 사랑함의 차이는 여기서 오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저는 지금껏 사랑을 해온 것이 맞을까요.
좋음은 사랑이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아닐지도 모르죠. 혼자서는 결코 알 수 없는 것이 사랑임은 분명합니다. 확신을 가질 수 없기에 계속해서 물어보고 끊임없이 확인하고 싶어져요. 그래서 가끔은 불안함도 가져오는 것이 사랑인 듯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많은 사랑을 받기를, 그리고 상대도 같은 마음을 받을 수 있게, 나누어주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