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리뷰 #3 - fordi(포디) 브랜딩
안녕하세요.
이 글을 시작하고 있는 저는 '레이어(lllayer) CEO'이자 브랜딩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브만남'입니다.
사내에서는 Justin(저스틴)으로 불린답니다. ^^ 이곳에서는 저스틴으로 이야기 해볼게요.
앞으로 저희 레이어(lllayer)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 이야기를 이곳에 남겨보려고 합니다.
그 중 첫 번째 이야기는 바로 23년 초에 완성 했던 골프웨어 브랜드 'fordi(포디)'입니다.
프로젝트가 마무리 된 후 함께했던 BX팀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그럼 그 이야기 시작해볼게요~!!
Interviewer : Justin(저스틴)
Project Dircetor & Brand Strategy : Jack(잭)
Brand Design : Jade(제이드), Max(맥스), Chloe(클로이)
Justin 첫 시작은 어땠나요? 기억이 나나요? (거의 1년 전인데..)
Jade 포디 측에서 전달해준 제반 자료가 많이 있었어요. 이번 시즌에 어떤 옷을 출시할 건지, 내부에서 생각하는 브랜드의 방향성은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한 자료를 읽어보고 분석한 다음에 내부에서 1차적으로 브랜드 캔버스를 작성했어요. 하지만, 저희가 내부에서 해석했을 때와 포디 측에서 생각하는 브랜드 컨셉이 다를 수 있잖아요. 그래서 미팅을 가서 설명을 해드리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었죠.
브랜드 캔버스(BRAND CANVAS) : 브랜드를 텍스트로 정리하는 툴
Max 기본적인 정보에서 두드러지는 점을 뽑아 브랜드 캔버스를 채워나가요.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는 '데일리룩으로 활용이 가능한 골프웨어', '높은 기능성과 퀄리티를 가지고 있으면서 가격이 합리적이다'는 점이 있었어요.
Justin 로고 리서치는 어떻게 진행 되나요??
Max 포디 브랜드 디자인 프로젝트의 경우 로고가 가장 먼저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골프웨어 시장 속 로고에 관한 내용부터 리서치를 시작했어요.
Jade 다양한 브랜드의 로고를 조사해보고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 카테고라이징 해봤습니다. 처음에는 서체 스타일 유형으로 나누고, 그 다음에는 느껴지는 인상&감정 유형으로 나눴어요. 드러내는 오브제와 그래픽 표현 방식에 따라, 사용하는 서체에 따라 로고는 각자만의 인상으로 브랜드의 얼굴을 표현하고 있어요.
로고를 조사한 내용을 보고 포디 측에게 어떤 유형의 심볼이랑 워드 타입을 생각하고 계신지 여쭤봤습니다. 포디는 명확한 방향이었어요. 심볼은 추상적으로, 워드 타입은 미니멀한 산세리프 스타일을 추구했습니다.
Justin 포디라는 네이밍을 클라이언트 측에서 미리 선정해서 가져오셨는데, 이 네이밍에는 어떤 의미가 있었죠?
Max 골프에서 '파(Par)'라는 것이 있는데, 각 홀마다 정해진 샷 수를 의미해요. 그보다 한 타 적게 치면 '버디(Birdie)'예요. 포디는 For+Birdie(버디를 위한)를 줄여서 만든 단어였어요. 홀인원 같은 최고의 행복이 아니라 포디를 입으면 버디를 칠 수 있을 것 같은 소소한 행복이 떠올랐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Jade 그래서 고객들에게 포디를 입으면 로고가 마치 행운의 상징인 네잎클로버 처럼 느껴지면 좋겠다는 말씀도 하셨어요.
Max 브랜드만의 고유한 가치가 담겨있는 네이밍이라 디자인에서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가져가야겠다 생각했어요.
Justin 이제 브랜드캔버스 작성과 브랜드에 대한 리서치가 어느정도 마무리된 것 같네요. 그 다음에는 어떤 단계를 거쳤나요?
Max 본격적인 브랜딩을 진행하기에 앞서 브랜딩의 뿌리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우선 잡아줘야해요. 그 부분이 브랜드 에센스와 핵심가치에요. 쉽게 말하자면 브랜드가 고객에게 제품/서비스를 제공할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브랜드 활동을 이어가는지에 대해 간단하게 정리한 설명이에요.
사전조사에서 포디는 '사람들에게 행복한 감정을 전달하는 것', '기본에 충실한 실용적인 옷'을 계속 강조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브랜드 에센스와 핵심 가치를 설정했어요.
Max 브랜드 에센스와 핵심 가치가 정해지면 이제까지 모인 포디의 속성들을 시각적인 표현으로 연결하기 위한 디자인 원칙을 정하게 돼요.
Justin 이렇게 디자인 원칙을 정해 놓는 것이 디자인을 할 때 정말 도움이 되나요?
Jade 로고 시안을 잡을 때나 그래픽 모티브를 그릴 때 저는 저 표현 원칙을 프린트해서 모니터 옆에 붙여놓고 진행해요. 왜냐하면 작업을 하다보면 제 아이디어에 고립되서 혼자 저 멀리 갈 수 있거든요. 그럴 때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붙여 놓은 표현 원칙을 참고하죠.
Max 같은 물체를 봐도 사람들이 생각하는게 전부 다른 것처럼, 핵심 가치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무궁무진해요. 디자인 원칙이 없으면 정확한 방향성이 없기 때문에 나중에 시안이 정말 끝도 없이 나오게 되거든요. 이 디자인 표현 원칙이 앞으로의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요.
Justin 이 다음은 워드타입 로고를 진행했었죠?
Jade 네. 처음에는 본격적인 제안을 하기 전에 산세리프라는 명확한 방향성이 있었기 때문에, 산세리프 계열의 여러 폰트를 활용해서 어떤 느낌이 나올지 워드타입 제안을 먼저 드렸어요. 산세리프 폰트들도 다양한 생김새가 있고, 그에 따라 보여지는 인상이 다르니까요. 여기서 세부적인 표현 방향성을 추려나갔어요.
Max 기본적으로 미니멀한 이미지에 대한 선호가 있으셔서 비교적 수월하게 정리가 될 수 있었어요. 포인트나 꾸밈적인 요소는 완전히 배제한 채 수직, 수평, 정원과 같은 기하학적인 비율에 뼈대를 잡고 최대한 매끄럽고 깔끔한 인상이 들도록 알파벳을 디테일하게 조정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마치 홀에 볼이 부드러운 곡선을 돌며 기분좋게 들어가듯이요.
Justin 심볼 로고를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스케치가 나왔었죠. 그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Jade 처음엔 행운, 행복이라는 키워드로 표현을 시작했어요. 그다음엔 행운과 행복에서 연상되는 오브제인 네잎클로버, 새, 버디, 하트 같은 모티브로 접근을 해보기도 하고요.
Max 그리고 알파벳 'F'가 심볼에 보여지면 좋겠다는 니즈가 있었어서 그 부분도 시안에 반영을 해봤어요.
Max 처음에는 이렇게 새, 네잎클로버, 하트 등 모티브나 오브제를 활용해서 하는 시안을 잡다가, 모티브가 대놓고 보이지 않는 방향도 검토할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서 방향성을 완전히 바꾸기도 했었죠.
여기서부터 정말 다양한 시안들을 만들어냈어요. 모티브를 넣긴 하지만 잘 보이지 않도록 고민을 많이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Justin 여기서부터 최종본과 흡사한 로고가 나왔네요.
Jade 골프의 홀 부분을 가리키는 핀 표시와 사람의 손을 올리고 있는 형상을 원형으로 조합한 형태에요. 필드에서 골퍼들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자유로운 모습을 곡선에서 상징적으로 담아내려고 했어요. 의견을 계속 주고 받으며 서로 시안을 디벨롭 해나가다보니 이 쯤 되면 이제 누가 아이디어를 처음 냈는지 기억이 잘 안나기 시작합니다.(웃음)
Max 초반 시안에서는 장식적인 요소나 획과 획이 이어지는 부분이 많았다면, 워드타입 로고가 기하학적이고 간결하게 다듬어진 인상이기 때문에 심볼 로고도 그에 어울리는 미니멀한 조형으로 자연스럽게 좁혀진 것 같아요.
Justin 무드보드를 제작한다는건 본격적인 시각화의 시작인가요?
Max 맞아요. 앞서 디자인 원칙이 나왔잖아요, 원칙을 지키면서 시각적인 콘셉을 잡아야 하는데 그것에 대한 방향성을 제안하는 단계에요. 이제까지 브랜드캔버스, 핵심 가치와 같이 브랜드의 컨셉을 텍스트로 잡아갔다면 무드보드를 통해 본격적으로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거죠.
Jade 무드보드는 브랜드가 시각적으로 어떤 이미지를 가져갈지 레퍼런스 이미지를 활용해서 전달하는 문서에요. 인물, 풍경, 아트, 건축물 등 제약없이 다양한 이미지들을 수집합니다. 포디의 이미지 시각화를 위해서 먼저 서로 다른 인상의 무드보드를 제안드렸어요.
Max 각 컨셉에 이름을 붙여 'Fortune Card, Messenger of Happiness, Warm Holiday, Crossing Daily life and Hobby' 총 4가지 무드보드를 제안드렸어요. 눈으로 보이는 비주얼은 모두 다르지만 포디의 핵심 가치는 공통적으로 포함되어있어요.
Jade 4가지 무드보드 제안 중에서 Warm Holiday라는 콘셉이 선정됐는데, 따뜻한 볕이 드는 초록색 필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을 떠올리는 활기찬 무드였어요. 클라이언트 측에서 무드보드에 있는 레드 컬러를 키 컬러로 꼭 사용하고 싶다고 하시며 레드오렌지 팬톤 컬러를 잡아주시기도 했어요.
Justin 컬러 조합도 미세하게 조정을 하면서 다양한 방향을 전달했네요.
Max 처음에는 선정된 무드보드처럼 선명하고 채도 높은 무드로 진행을 했는데, 중간에 이 무드를 그대로 가져갈 것인지 아니면 부드러운 파스텔톤 무드에 레드오렌지 컬러를 강렬한 포인트로 사용할 것인지 의견이 나뉘는 시점이 있었어요. 논의 후 후자의 의견이 반영되면서 새로운 컬러의 조합을 찾기 시작했죠.
Max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부드러운 베이지와 그린 컬러가 주 바탕색이 되는 컬러 조합이 최종 선정됐어요. 레드오렌지 컬러는 가장 작은 비율의 포인트 컬러로 활용돼요.
브랜드 컬러 선정까지 완료되면서 최종적으로 현재의 비주얼 컨셉이 완성됐습니다!
Justin 선, 원, 웨이브 텍스트 등 이런 포디의 비주얼 그래픽 모티프는 어떤 과정으로 탄생한거죠?
Max 골프웨어의 브랜드라는 특성을 고려해 골프를 즐기며 발견할 수 있는 행동과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했어요. 각 그래픽 모티프의 형태들은 골퍼의 스윙, 골프 러버들이 모여 함께 라운딩을 즐기는 문화, 긍정적인 골프 문화를 선도하는 포디의 가치를 상징해요.
Jade 처음에는 이 그래픽 소스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진행했으나 후반에는 많이 덜어냈어요. 초반부터 미니멀한 디자인을 추구하셨던 만큼 그래픽 모티프를 지배적으로 사용하기보단 한 포인트씩만 매우 제한적으로 쓰게끔 했어요.
Justin 프로젝트가 끝나고 실제로 브랜드가 런칭되어 활동을 시작하는 것을 보니 어땠나요?
Jade 포토 가이드도 저희가 예시 레퍼런스를 통해 잡아드렸었는데 그때 상상했던 포디의 이미지보다 훨씬 더 잘 정리되어 나온 것 같아요. 필드가 아니여도 일상에서 입을 수 있도록 실용성을 거듭 강조하셨던 만큼 로고와 컬러들을 모두 깔끔하게 덜어내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포디 옷은 나이에 크게 구애받지 않을듯 해요. 실제로 쇼핑몰을 저희 엄마가 보시고는 옷이 이쁘다며 탐내시더라고요.(웃음)
Max 그리고 처음에 브랜드캔버스 작성할 때 일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고, 골프웨어로도 입을 수 있도록 클래식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과 그러면서도 기능성을 놓치지 않는 것을 지향하셨는데 이것들이 전부 잘 반영된 것 같아요.
Justin 맞아요, 포디 측에서 브랜딩을 요청했을 때 확실히 정리된 것은 아니였지만 원하는 방향은 명확하게 있었죠.
Jade 클라이언트 쪽에서 추구하는 키워드나 방향이 뚜렷할 때 저희도 그 부분에 대해 빠르게 이해를 하고 그에 맞는 디자인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Justin 마지막으로 총평을 해볼까요?
Jade 저는 포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패션분야를 해보는 것이 처음이였는데, 패션분야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흐름이나 트렌드 변화가 굉장히 민감하고 빠르잖아요. 일반적인 기업 아이덴티티(Ci)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개발할때와는 조금 다르게 패션 브랜드는 앞으로도 나올 다양한 컨셉과 디자인의 제품에도 지속적으로 어울릴 수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들 수 있도록 시야를 넓게 보고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Max 이번에 포디 브랜딩을 진행하면서 많이 배운 것 같아요. 보통 패션분야에 속하지 않은 브랜드들은 저희가 컬러나 폰트를 제안하면 대부분 그것들을 그대로 지켜서 가잖아요. 근데 패션계는 이게 오히려 방해될 수가 있겠구나 싶었어요. 시즌별로 의류들의 컨셉이 따로 나오다보니 브랜드 자체의 브랜딩과 표현의 결이 다른 경우도 생기더라구요. 브랜드 규정에 대한 제약을 엄격하게 두지 않고 가능성을 열어두는게 나을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확실히 프로젝트를 돌아보면 많은 이야기들이 남네요. 크게 9가지의 챕터로 구성해서 정리해봤는데, 물론 실제 업무 환경에서는 사이 사이에 더 많은 과정들이 숨어있었답니다.
앞으로도 레이어(lllayer)의 프로젝트 이야기를 계속 남겨 볼테니, 저희 계정을 구독하고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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