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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규 Oct 06. 2024

나만의 비밀 친구

일기장과 대화하는 시간

일기를 쓸 때 우리는 가장 솔직한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친구에게 숨김없이 말하듯, 마음속 깊은 곳의 이야기들을 일기에 적어 내려가는 겁니다. 평소엔 그냥 흘려보냈을 법한 사소한 일들이 일기장에선 특별해져요. 그날의 기쁨, 작은 슬픔, 깊이 새겨둔 생각들까지 모두 꺼내 놓을 수 있는 공간이니까요. 일기를 쓰면서 나는 나 자신과 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감정이 다시 떠오르고, 그 속에서 조금씩 나를 이해하게 돼요.



이렇게 쓰다 보면 일기는 더 이상 글쓰기가 아니라, 나 자신과의 진솔한 대화로 변합니다. 거창한 말들이 필요 없어요. 그날 있었던 일들을 친구에게 말하듯 자연스럽게 써내려가면 되는 겁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깐 멈춰서 나와 마주하는 이 시간이야말로, 마음을 정리하고 진정한 나를 만나게 해주는 시간이죠.




사실, 일기의 가장 큰 매력은 그 자유로움에 있습니다. 누가 보거나 평가하지 않아요. 일기는 온전히 나만을 위한 공간이니까요. 그러니 쓰고 싶은 대로, 내 마음이 흐르는 대로 적으면 됩니다. 그런 면에서 일기는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어요. 내 감정을 거르지 않고 전부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나를 이해해 주는 유일한 존재 말이에요. 그 친구에게 오늘 있었던 일들, 기쁜 순간들, 그리고 슬펐던 기억까지 다 말하다 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마치 진짜 친구와 대화를 나눈 뒤의 그 편안함처럼요.



물론, 일기에는 굳이 무거운 주제만 다룰 필요가 없습니다. 친구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듯, 가벼운 농담도 써 내려가면 돼요. 오늘 본 웃긴 장면이라든지, 어제 먹은 저녁 메뉴까지도요. 중요한 건 그 기록들이 나를 위한 것이고, 내가 느끼는 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데 있죠. 그렇게 내 마음을 담아 쓰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됩니다. 일기를 쓰는 과정은 결국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일기를 번거롭게 여깁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데 굳이 일기를 써야 할까 고민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오히려 그런 날일수록 일기를 써보면 좋습니다. 일상이 평범할 때도, 그 속에서 나만의 의미를 찾아보는 거죠. 사소해 보이는 하루의 기록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나를 형성해가는 중요한 조각이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글로 남기는 건 내 삶을 하나씩 정리해 나가는 특별한 경험이에요.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마음을 정리하듯이요.


또 하나, 일기를 친구에게 말하듯 쓰면 훨씬 자연스럽고 편안해집니다. 굳이 멋지게 쓸 필요도, 문장을 다듬을 필요도 없어요. 그저 내 마음이 느끼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적으면 됩니다. 친구에게는 거짓말을 하지 않잖아요? 나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로 솔직해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솔직하게 써 내려가는 글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진정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일기 쓰기는 나와의 대화입니다. 내가 오늘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그 순간 나를 어떻게 마주했는지를 묻고 답하는 시간이죠. 이런 대화를 통해 우리는 조금씩 성장합니다. 때로는 잊고 있던 감정들과 마주하게 되고, 내 안에 숨겨져 있던 진짜 나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조금씩 내 마음을 알아가는 시간이 쌓이다 보면, 그 속에서 우리는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일기장을 펴요. 마치 오랜만에 친구와 만나 수다를 떨듯이요. 조용한 방 안에서, 나와의 대화를 시작하는 겁니다.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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