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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러 이채문 Dec 13. 2024

되돌아보는 AI, 그리고 시대

2024년 마무리 시리즈 (1)

AI의 여정은 1950년대에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영국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은 아주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기계가 생각할 수 있을까?" 그는 이른바 '튜링 테스트'를 고안했는데, 이는 컴퓨터가 얼마나 인간답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시험이었죠. 재미있게도 이 테스트는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AI가 얼마나 '인간다워졌는지'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남아있습니다.


1956년 여름, 미국 뉴햄프셔의 조용한 다트머스 대학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존 매카시, 마빈 민스키 등 당대 최고의 과학자들이 모여 8주 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고,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용어가 처음 탄생했습니다. 이들은 인간의 지능을 기계로 구현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죠.


60년대에는 더욱 흥미진진한 발전이 이어졌습니다. MIT의 조셉 바이젠바움은 심리상담사처럼 대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 'ELIZA'를 만들었고, 이는 당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컴퓨터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같은 시기에 첫 체스 프로그램도 등장했는데, 비록 초보자 수준이었지만 컴퓨터가 전략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70년대는 AI가 실제 세계로 나아가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Shakey'라는 로봇은 처음으로 주변을 인식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의료 분야에서는 'MYCIN'이라는 AI가 등장해 의사의 진단을 도와주기 시작했죠. 비록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매우 단순했지만, 이런 발전들은 AI가 실제 세계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이정표였습니다.




AI의 실용화와 도약


90년대에 들어서면서 AI는 극적인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1997년, IBM의 체스 AI '딥블루'가 당시 세계 챔피언이었던 게리 카스파로프를 이기는 역사적인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이는 단순한 게임의 승리를 넘어, AI가 특정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첫 사례였죠.


2000년대 초반, AI는 우리의 일상으로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1999년 소니가 출시한 반려로봇 '아이보'는 감정을 표현하고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AI였습니다. 2002년에는 아이로봇사가 자율주행 로봇청소기 '룸바'를 출시했는데, 이는 AI 기술이 실생활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시였습니다.


2010년대 초반의 발전은 더욱 놀라웠습니다. IBM의 'Watson'은 2011년 미국의 인기 퀴즈쇼 '제퍼디'에서 역대 최강자들을 꺾었습니다. 이는 AI가 단순 연산을 넘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중요한 사건이었죠. 같은 시기에 애플의 시리를 시작으로 구글 나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같은 AI 비서들이 우리의 스마트폰에 탑재되기 시작했습니다.





 AI 혁명의 시대


2022년, AI 역사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찾아왔습니다. OpenAI가 공개한 ChatGPT는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죠. 이전의 AI들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언어 이해력과 생성 능력을 보여준 ChatGPT는 출시 2개월 만에 1억 명의 사용자를 모으며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작가부터 프로그래머까지, 다양한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직업이 AI에 의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은 AI를 둘러싼 열기와 우려가 동시에 고조된 해였습니다. 일론 머스크, 빌 게이츠를 비롯한 전 세계 기술 리더들이 모여 AI의 잠재적 위험성을 경고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미국 상원에서는 처음으로 AI 규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동시에 AI는 예술, 의료,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보여주었고, 2024년에는 AI를 활용한 단백질 구조 예측 연구가 노벨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제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인류 문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새로운 동력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부터 최첨단 과학 연구까지, AI는 이미 현대 사회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이 되었죠. AI가 앞으로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리고 우리는 이 강력한 도구를 어떻게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21세기 인류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특히 AI의 윤리적 사용과 안전성 확보, 일자리 변화에 대한 대응은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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