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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인생 후반전

나에게 맞는 방향과 속도를 찾아야 한다


이건 식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젊은 시절처럼 세끼 식사를 하면 제대로 소화시키기 어렵다.  적당히 먹어야 하는 것이다.  활동은 그때만큼 하지 못하면서 젊은 시절처럼 먹고 나잇살이 찐다고 투덜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언제까지 만족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릴 것인가?  무엇을 얻을 때까지 열정과 꿈을 가지고 달릴 것인가?  내가 가졌던 가장 좋은 것이나 앞으로 갖고 싶은 가장 좋은 것만을 바라보며 산다면 지금 나는 만족할 수 없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인생이 마라톤으로 비유한다면 딱 반환점을 도는 나이대가 읽어야 할 만한 책이다.  인생에서 50대는 일선에서 꼰대소리를 듣고 있거나, 직장을 떠나 자영업하거나 이마저도 모두 쫓겨난 나이대가 아닌가 싶다.   나 역시 50대에 오랜 시간 청춘을 바쳤던 직장을 나왔다.  


저자 '이은영'씨는 인생 성공책을 이미 출간한 경력이 있는 분이다.  읽어보진 않았어도 이 책에 기록되어 있는 경력만으로도 충분히 자랑할만하겠구나 예상된다.  그는 30대에 IMF를 겪고 실업자가 되어 몇 번의 창업실패 끝에 50대에 액세서리 전문점에 이어 헤어 액세서리 B2B전문기업을 운영했다.  


이 책은 자수성가한 자신의 삶에 걸맞은 정신적 승리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쓰지 않았다.  사람이 좌절의 아픔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원점에 서 있는 보잘것없는 자신이 아니라 좌절을 통해 얻어낸 경험치다.   


드라마나 각종 인터뷰, 그리고 여행가이드에 수록될 만큼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의 사업체도 변화하는 환경(인터넷, 웹활성화, 임대인 횡포 등)에 결국 이대점 로드매장을 접고 만다.  충분한 자질과 능력을 갖춤에도 실패로 귀결되는 자영업자들의 환경이 현실을 제대로 경험한다.  그는 자영업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경험자로써 새기면 좋을 말을 해준다.  



"근본적인 경영 원리를 알지 못하고 부수적인 일만 하는 것은 헛바퀴를 돌리며 흙탕물만 튀길 뿐 사실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는 진흙에 빠진 자동차와 다를 바 없다."



저자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적 변화를 통해 끊임없이 생존법을 고민하고 도전하는 것에 단련되어야만 한다고 말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현실적 자극이 될 것 같다.  저자는 현재 위탁판매의 길을 걷고 있다.  나이대에 맞는 과정을 밟는달까.


책의 3분의 2까지는 그가 달려온 자영업의 고난과 성공의 얘기였다면 나머지 부분은 50+ 인생의 지향성을 담고 있다.  그는 자영업에만 올인한 삶이 아니었다.  만약 오로지 일과 성공에만 집중했다면 그의 인생스토리가 매력적이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매주 한 권씩, 600권의 리뷰 19년 차, 주말 마라톤(매월 160km 이상, 누적거리 35,000km) 16년째 매일 블로그 업데이트를 하고 400만 명이 다녀간 파워블로거다.  



삶의 지향이 없으면 그저 떠밀려 가게 된다.  눈앞의 급한 일만 쫓다 문득 돌아본 나의 삶이 소중한 것은 잃은 삶임을 깨닫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소중한 일들이 주는 기쁨을 오로지 돈을 버는 일에만 집중하지 말라는 뜻이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것만 노후 대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나의 소중한 것(가정, 가치관등)들을 저축하듯 하루하루 신뢰를 쌓아가야 튼튼해질 수 있고 넘어지지 않으며 전진할 수 있다.  삶 자체는 이벤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삶은 만족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 최선을 다하되, 그 밖의 영역은 기대하지 않는다.  만약 좋은 흐름대로 흘러간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소중한 체험을 얻었다 생각하고 잊는다.  그래야 마음도 몸도 편하다.  현실감 있는 조언들과 진심 어린 글들이 많아 나는 참 좋았다.  


우리가 느끼는 빈곤은 상대적인 빈곤일 때가 더 많다.  절대적인 빈곤을 넘었다면 욕심을 버리자.  중요한 것은 돈을 쌓는 게 아니라 소중한 경험을 하고 추억을 쌓는 일이다.  나의 내면을 채우는 경험과 기억은 세상사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오랜 시간을 흘러도 쉽게 사라지지 않으니까.



중년을 저자는 가을로 비유했다. 가을에는 집을 짓지 않는 것이다.  돈은 필요하고 벌어야 하지만 삶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가을이 왔고 내 손으로 거둔 곡식이 남들보다 작더라도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권력, 명예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50+ 인생후반전 / 이은영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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