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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May 12. 2023

라이킷의 맛

너무 맛있다. 그래서 문제다.

며칠 전, 브런치에 생애 첫 글을 올렸다.

곧바로 알람이 울렸다.


○○님이 라이킷 했습니다.


헉!


라이킷수가 10회를 돌파했습니다!


미친.


○○님이 내 브런치를 구독합니다.


대박.


즉각 즉각 오는 반응들이 너무 짜릿했다.

이게 며칠 동안 반복되니 이제는 어떠한 진동만 오면 '또 라이킷이 눌렸을까?'하고 후다닥 알림 창을 확인했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나는 라이킷의 맛에 빠져버린 브런치의 개가 된 것이다.


그래서 문제였다.


내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쓰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가 남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눈치 보기 세계 챔피언인 나는 온라인 세상에서도 이 명성을 이어가려 했다.


'이런 주제의 글은 별로 안 좋아할 거 같아..'

'이렇게 뜬금없는 걸 써도 기존 구독자들이 좋아할까?'

'이렇게 쓰는 게 맞는 걸까?'

삭제. 삭제. 삭제.


자꾸 내 글의 라이킷 수를 서로 비교하며 라이킷을 잘 받는 주제의 에피소드만을 꺼내려, 심지어 부풀리려 했다. 공유를 하는 글이기에 읽는 대상을 생각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내 이야기도 그 틀에 맞춰 검열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글쓰기에 정답은 없다.


어떤 글이든 고유의 감각이 있다.

그리고 그 세계를 지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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