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도 시절인연이 있는 걸까
남자친구는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
나는 고양이 키우는 것이 오랜 꿈이다.
어릴 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네 시장의 나비(예쁜 치즈 고양이였다)에게 인사하고 한참 동안 만지고 오던 것이 아직도 기억난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어릴 때 우리 가족과 연이 닿았던 것은 강아지뿐이었고, 고양이와는 영 인연이 없었다. 그리고 고영이를 키우고야 말겠다는 꿈은 독립해서 언젠가 내가 더 큰 집으로 이사하고 운전해서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다닐 수 있을 그 어느 날까지 마음 한편에 미루어 두었다.
하지만. 하지만! 남자친구 집에는 작은 마당이 있다.
그리고 또한 작은 나무 데크가 있다.
나는 제주에서도 꽤 한적한 시골에 속하는 남자친구의 집을 오가며 온몸이 까맣고 발만 하얀 고양이가 어슬렁거리는 것을 여러 번 확인했다. 그리고 그를 두삭이라(동네이름+화이트삭스) 이름 짓고 기회를 노리다가, 데크에 놓을 고양이 사료를 주문했다.
그리고 사료가 사라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유리창 앞에 안 쓰는 핸드폰을 거치해 두고 밤낮으로 촬영하기를 며칠. 두삭이 이후로 카메라에 잡힌 두 번째 고양이는 작은 삼색이 고양이였다. 밤에만 오가는 그 녀석을 우리는 두나(나이트워커)라고 이름 지었다. 그게 올해 6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