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의 의미 -4월
4월 1일: 봄이 왔고, 조금 느슨했고, 그래도 하루는 흘렀다
– 하루하루의 의미 프로젝트 1/30, 91/365
화요일.
4월의 첫날.
달이 바뀌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왠지 조금 새로워져야 할 것 같지만,
막상 하루는 그렇게 거창하게 시작되지는 않았다.
느즈막히 일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보고,
우선 주민센터에 다녀왔다.
서류를 떼어 들고 집으로 돌아와
샐러드를 챙겨 먹었다.
그 사이 석이가 점심을 차려주었다.
누군가 차려준 밥은
그 자체로 조금 위로가 된다.
그렇게 밥을 먹고
잠깐 쉬는 시간이 이어졌다.
블로그도 조금 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해야 할 것 같았지만
아직 택배가 오지 않아서
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냥,
별것 없이 쉬었다.
이상하게 그런 날이 있다.
뭘 안 한 것도 아닌데
또 그렇다고 뭘 많이 한 것도 아닌 날.
그 사이 어제 너무 먹어서 늘어난 몸무게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아… 살을 빼야 하는데.
이 생각은
어쩌면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번씩
꼭 찾아오는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의 15분 루틴은 했다.
길지 않아도,
딱 그만큼이라도 해냈다는 사실이
하루를 아주 흐트러지게 두지는 않는다.
오후가 지나고
석이는 5시 30분쯤 죽을 챙겨 먹고 출근했다.
차를 가져가지 않아서
나는 새벽에 데리러 가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괜히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었다.
일찍 자야지.
오늘은 정말 일찍 자야지.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면
하루가 조금 더 길어질까.
조금 더 단정해질까.
저녁부터는 무료 강의도 들었다.
그런데 무료 강의라고 해서 듣고 있었더니
결국 더 비싼 강의를 들으라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이상하다.
정말 잘하는 사람이라면
혼자 다 가져도 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가르치는 일로 향할까.
그러다 또 생각했다.
나도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는 게 좋지 않을까 하고.
하루는 별일 없이 흘러가는 것 같다가도
문득 그런 생각 하나가 들어오면
또 조용히 다른 방향으로 이어진다.
4월 1일은
아주 분주한 날도 아니었고,
아주 특별한 날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봄 한가운데에서
내 생활을 다시 바라보게 한 날이었다.
조금 느슨했고,
조금 쉬었고,
조금 반성했고,
그래도 해야 할 작은 루틴 하나는 해냈다.
그 정도면
오늘도 충분히 살아낸 하루다.
오늘 해낸 것들
샐러드로 하루 시작하기
주민센터 다녀와 서류 떼기
블로그 하기
오늘의 15분 루틴 해내기
죽으로 저녁 챙기기
무료 강의 듣기
새벽 일정 생각하며 일찍 자기로 마음먹기
1️⃣ 1924년 4월 1일 — 아돌프 히틀러, ‘맥주홀 폭동’ 관련 재판 후 수감 시작
히틀러는 1923년 실패한 쿠데타 시도 이후 재판을 받았고, 1924년 4월 1일 란츠베르크 감옥에 수감되었다. 이 시기 그는 훗날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정치 구상을 정리해 나갔다.
2️⃣ 1946년 4월 1일 — 알류샨 열도 인근 대지진과 대형 쓰나미 발생
알래스카 유니맥 섬 남쪽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쓰나미가 발생했다. 하와이 등지에서 큰 인명 피해가 나면서, 이후 태평양 쓰나미 경보 체계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3️⃣ 1960년 4월 1일 — 세계 최초의 기상위성 TIROS-1 발사
NASA는 이날 TIROS-1을 발사했다. 짧은 운용 기간이었지만, 지구의 구름과 날씨를 우주에서 관측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고 현대 기상예보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다.
4️⃣ 1976년 4월 1일 — 애플 컴퓨터 설립
애플은 1976년 4월 1일 설립되었다. 지금은 너무나 거대한 기업이지만, 시작은 작고 선명한 아이디어 하나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 늘 인상적이다.
5️⃣ 2001년 4월 1일 — 네덜란드, 세계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 시행
네덜란드는 이날 세계 최초로 동성 커플에게 동등한 혼인 권리를 부여했다. 사회 제도가 한 걸음 바뀌는 날은, 시간이 지난 뒤 더 크게 기억되곤 한다.
오늘의 문장
“새로운 달이 시작됐다고 해서
내가 갑자기 달라진 건 아니었다.
그래도 오늘의 작은 루틴 하나와
일찍 자야겠다는 마음 하나가
4월의 첫 페이지를 조용히 열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