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이어파파 Feb 18. 2024

꽝이어도 매주 사게 되는 로또집의 비밀

사업 임팩트1.

"사업의 임팩트를 남겨라. 1편"


  같은 물건을 팔아도, 왜 저기는 잘만 팔고 왜 나는 팔지 못하는 것일까요? 사업 임팩트 시리즈는 제가 여러 매장을 다니면서 감동을 받았던 곳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전해드리고 합니다.


짧지만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인사이트를 얻어가셨으면 합니다.



낯선 장소, 앞으로 이곳이 나의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오늘도 설렘으로 임장길에 나섰다. 나와 아내는 이렇게 새로운 곳에 갈 때마다 꼭 그곳의 로또 가게를 들리곤 한다.


물론 로또 가게가 없다면 모르겠지만, 이렇게 임장을 위해 몇 시간을 다니고 걷고 둘러보고 하다 보면 로또집은 분명히 그 어딘가에 존재하기 때문에 꼭 들어가서 로또를 구입한다.


언제나 내가 구매하는 금액은 똑같다. "자동 5,000원"


더 많이도 아니며 늘 그 정도의 금액으로 이렇게 새로운 곳에 방문하다 눈에 띄면 방문하여 구매를 하는 것이다.


이면도로 까지는 아니지만 보도블록이 좁고 차들이 양방향으로 1차선씩 다닐 수 있는 이 길에 어김없이 로또 매장이 눈에 띄었다.


늘 아내와 내가 매장에 같이 들어가지만 현금을 들고 있던 내가 오늘은 혼자 매장에 들어갔다.




매장에 들어서니 나보다 나이는 더 많아 보이지만 곧 50줄을 넘은 것 같진 않아 보였다. 많아야 40대 후반 정도? 로또 매장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장님은 특이하게도 정장을 차려입고 계셨다. 흰색 와이셔츠에 넥타이까지도 하고 계셨다.


복장을 보며 뭐 그럴 수도 있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사장님께 자동 5천원 어치를 뽑아 달라고 말했다.


그는 나의 현금을 매우 공손하게 받아 들고선 로또 기계 입력기에 복권이 나오도록 버튼을 눌렀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버튼을 누르고 그가 갑자기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며 무엇인가 주문을 외우듯 말했다.

들릴 듯 안 들릴 듯, 뭐라고 말하는지 정확하게 내 귀에 들리진 않았지만 그는 분명 내 로또가 잘 되기를, 내가 뽑은 로또가 꼭 당첨되기를 기원하는 듯한 기도를 당당하게 했다.


로또 기계에서 자동5천원 뽑는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진 적은 처음이었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주문을 나는 홀린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기계에서 드디어 인쇄된 나의 로또 용지가 나오자 그는 감았던 눈을 뜨고 기도했던 손을 풀고 그 용지를 전하며 내게 한 마디를 했다.


"꼭 1등 되시기를 바랍니다."


너무 떨렸다.


나는 그동안 어떤 로또 매장에 가서도 이런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물론 모든 로또 매장의 사장님들은 친절하게 웃으면서 "1등 되세요~"하는 경우도 너무나도 수없이 봐왔고 "당첨되세요~" 건성으로 늘 말하는 사람도 봤다. 심지어 서울 강북의 줄 서서 사는 로또 매장에서는 그런 말도 없이 이미 뽑아놓은 로또를 사들고 온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8평 남짓한 로또집에서 정장을 입고 기다린 사장님이 5천원어치 로또를 달라고 하니 눈을 감고 기도를 하며 주문을 외우는 "세리머니"라니!


정말 충격을 받았다. 아니 소름 돋았다.


물론 내 사업에 이것처럼 정장을 입고 기도를 외우는 것을 접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기에서 나는 느꼈다.


'같은 걸 팔아도 달라야 기억한다.'


'그리고 그것이 계속 회자되고 결국 또 나는 그곳을 가게 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새해엔 같이 건강해볼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