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이어파파 Feb 24. 2024

대형서점보다 책을 더 잘 파는 독립서점

사업임팩트 3

"사업의 임팩트를 남겨라. 3편"


  같은 물건을 팔아도, 왜 저기는 잘만 팔고 왜 나는 팔지 못하는 것일까요? 사업 임팩트 시리즈는 제가 여러 매장을 다니면서 감동을 받았던 곳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전해드리고 합니다.


짧지만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인사이트를 얻어가셨으면 합니다.



한껏 날이 풀린 겨울의 끝자락 어느 날,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길을 다니다 보니 아주 작은 서점이 내 눈에 띄었다. 평소 책을 좋아하고 작은 독립서점들을 찾아다니는 것을 즐기던 나는 어떤 곳일까 싶어 이곳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넓진 않지만 아늑함이 느껴지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책을 펼쳐 보며 있었다. 나는 일단 자그마한 가게 공간을 한 바퀴 주욱 둘러봤다.


이곳엔 어떤 책이 있을까? 사실 독립책방들은 그 매장의 주인장의 성향에 따라 진열되는 책이 달라진다. 왜냐하면 공간은 한정돼 있고 자신의 취향이 가득 담긴 책을 놓아둘 수밖에 없기 때문에 모두가 다 다르다.


한 바퀴를 다 돌았을 때쯤, 이 서점의 점원이자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께서 슬며시 나에게 다가와 물어봤다.

(밝은 모습으로)"혹시 찾으시는 책 있으실까요~? 추천 해드릴까요~?"


상냥하면서도 밝은 톤, 그리고 생기 있는 목소리가 내 귀를 통해 들어왔고 나는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음.. 글쎄요.." 내가 대답이었다.


그러자 서점 주인은 내게 다시 물어보았다 "그럼 혹시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나 좋아하는 장르가 있으실까요?"


사실 최근 내가 읽었던 책도 있었고 이 책을 말하면 주인이 어떤 답변을 할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사실 이렇게 부담스럽지 않게 물어보는 그녀의 물음에 나는 순순히 대답을 했다.

"'최근에 가장 아끼는 너에게 주고 싶은 말'이라는 책을 봤었는데요. 혹시 그런 비슷한 종류의 책이 있을까요?"


그러자 사장은 내가 읽은 책을 듣더니 주저 없이 말했다.

"아! 내면아이, 심리에 관한 책에 관심이 있으신가 봐요. 그러면 OOO 이 책 하고, 요 책도 마음에 드실 거예요~!. 한번 천천히 보세요"


"아 네, 감사합니다."

천천히 보라는 그녀는 총총총 내 곁을 떠나 또 다른 손님과 소통을 하고 있었다. 나는 책을 보면서도 그 서점의 분위기에 나 역시 함께 물들어가는 느낌을 느꼈다.


작지만 편안함을 주고, 내가 읽은 책에 대한 내용을 알고 비슷한 것을 추천해주고 있다는 서점 주인의 실력, 그리고 누구와도 편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그 자리에 있는 나 역시 신뢰가 생기며 어느덧 내 손엔 책 한 권이 들려있었다.


그렇다. 책을 구입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책을 결제하려고 계산대에 올려놓으니 사장님께서 또 내게 물으셨다.


"독자님, 성함이 어떻게 되실까요? ^^"


"OOO에요"


"마음에 드는 독자카드 골라주시면 거기에 적어드릴게요."


예쁘게 디자인된 카드 중 하나를 나는 골랐고 그녀는 내 이름과 간단한 메시지를 예쁘게 적어 주었다. 그리고 난 뒤, 너무 과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없어 보이지도 않은 종이 각대봉투에 책을 넣어주었다.


그리고 그 봉투에도 도장 스탬프를 찍어주자 모든 의식이 다 끝난 듯, 그 책이 다시 나에게 왔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제는 사실 전자책 플랫폼도 많고 대형서점에 더욱 많은 책들이 즐비하다. 게다가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도서 정가에서 10%를 할인해 주고 무려 다음날 아침에 집 앞으로 무료배송으로 배달이 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데 난 그것과 정반대인 매우 작고 책 종류도 많지 않은 아주 작은 이 서점에서 사장님과의 소통, 그리고 그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진 느낌에 따라 이곳에서 책을 홀린듯이 구매했다.


사실, 나뿐만 아니라 같은 시각 그 공간에 있던 찾아왔던 모든 손님들이 서점 주인과 소통하고 책을 둘러본 후 모두 '다' 책을 구매하여 나갔다. 그렇다. 모두 다 그곳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던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아이템이 좋아야만 창업을 할 수 있고

자리가 좋아야 사람이 많이 몰리고

공간이 넓어야 장사가 잘 된다고만

착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구매도 판매도 결국 다 '사람'이 하는 행위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 해당 내용은 제 아내가 작은 서점에서 특별한 구매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모든 계약을 다 따내는 부동산 사장의 비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