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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phi Perich Nov 16. 2023

낭패다. 눈이 안 온다


겨울 왕국, 미네소타라고 제목을 짓고 연재를 시작했는데...


낭패다.
눈이 안 온다.


지난 7년 내내 잘만 오던 눈이 올해는 안 온다. 어젯밤 내린 눈이 바닥에 쌓이기는 했지만 이상스럽게 따뜻한 날씨에 이미 다 녹아버렸다. 진눈깨비만 오락가락하고, 진짜 눈 같은 눈이 오지 않으니 글 소재가 없다. 날씨에 따라 글을 쓸 예정이었는데... 연재 날짜는 다가오고... 정말 낭패다.

오늘(일요일) 기온은 영상 8도, 다음 주 화요일 기온은 영상 12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11월에 이런 날씨와 햇살이라니, 너무 어색하고 당황스럽다.


날씨가 따뜻하니 좋기는 하지만 글 소재가 없어서 걱정이다. 신랑은 일기 예보 너무 믿지 말라며, 이러다가 갑자기 추워지고 눈이 쏟아질 테니 지금을 즐기자고 한다.


11월에 이런 청명한 날씨와 따뜻한 햇살이라니...


이곳에선 대부분 11월 초, 그러니까 눈이 많이 오기 전에 지붕에 크리스마스 전구를 단다. 우리 동네 대부분의 집은 지난주에 전구를 달고 이미 밤마다 불을 밝힌 곳도 있다.


오늘 화창한 날씨를 이용해 우리도 지붕에 전구를 달고 산타 벌룬 장식을 꺼내 땅에 고정했다. 늘 춥고 눈이 천지에 쌓인 상태에서 하던 일을 초록이 무성한 따뜻한 날 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그래도 전구를 다니 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 같아 괜히 마음이 설렌다.



한국에 있을 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것이 소원이었었는데 이곳에선 눈이 없는 크리스마스는 아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12월이 되면 집집마다 정성스럽게 장식한 크리스마스 조명을 구경하는 것도 꽤 재미있다.


그나저나...
보여줄 것도 많고, 말해주고 싶은 것도 많은데...

눈아, 조금만 와주면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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