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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가지는 내 시간

by Adela

더위를 핑계 삼아 낮에는 가능하면 집콕 생활을 몇 주 했다. 꼭 나가야 할 일이 아닌 이상 집에 있다 보니 한 번도 안 나간 날들도 생겼다.


그중에는 몸이 조금 안 좋은 날도 있긴 했다. 그래도 너무 더워서 초저녁이 되어야만 나가려고 한 것은 사실이다. 이제는 어느덧 제일 심했던 더위는 지나간 것도 같다. 그동안 너무했나 싶어 오늘은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일부러 집 앞 카페가 아닌 옆동네 스타벅스로 향했다.


지난 몇 달은 정 정신없이 지냈다. 몸도 힘들기도 했고 걱정스러운 일들도 생겼지만 대부분 시간이 흐르며 잘 마무리되었다.


드디어 온전히 평화로운 시간을 보낸다. 객관적으로 보면 몇 주 전부터 조금씩 여유가 생기긴 했지만 왜인지 마음은 오늘이 편하다.


어제 곰곰이 생각해보다 보니 괜히 초조해할 필요 없다 싶었다. 나만의 속도로 가야지.

내가 준비해 오던 길이 막히고, 기회가 닫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차근차근 지금 시점의 내가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면 되지 않을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도 이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리곤 했다. 그럴 때면 우울하고 초조하기도 했지만 나쁜 일만은 아니다.


내가 생각지 못한 길을 걸어보기도 하고 옛날의 나라면 하지 못했을 생각을 하기도 하고 우연히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완벽하진 않아도 우당탕탕 도전도 해보고 힘들면 쉬어가기도 하면서 나아가보면 어떨까. 그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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