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으로 위로받는 얄팍한 사람 나야나
루이스폴센 빈티지 조명이 우리집에 왔다.
보증금으로 내용증명까지 줘 가며 싸우고 나온 집주인이 사는 전에 살던 집으로 조명이 갔다고 남편은 나에게 말했다.
당장 차를 몰아 (다행히 지금 집에서 십분거리..;;) 가서...(다행히 집주인과 마주치지 않고) 나의 소중한 조명을 가져올 수 있었다.
꼭 써보고 싶었던 환풍기같이 생긴 조명이 있었는데 우연히 구해 사용하고 있었다.
거실에서 팬던트를 달고, 내방에 직부등을 달아 보니 직부등은 눈에 잘 안띈다는 단점이 있었다.
있는듯 없는듯 두기엔 조명 가격이 꽤 비싸서...한지 처럼 얄팍한 나란 사람은 존재감 있는 조명으로 바꿔 보겠다고 직부등을 팔고, 남편의 주거래처인 일본 경매사이트에서 여러날 지켜보다 낙찰받아 구매했다.
일주일 걸려 받고 보니 루이스폴센이 루이스폴센했구나...
밧줄같은 전선이나 전구가 달리는 윗부분의 묵직함이나 작은 나팔처럼 뻣어나가는 갓이 상당히 귀엽다.
오늘은 점심에 해먹은 마라상궈가 너무 매워서 반도 못먹고 혀가 거대한 고추가 된 기분으로 울며 버렸다
얼마전 당근으로 구매한 아레카야자가 깍지벌레의 기습을 받아 잎사귀 전체에 벌레똥으로 흰분칠이 된 걸 닦아내며 허리를 잃고 말았다.
저녁으로 낚지 볶음을 해먹으려고 엄마가 얼마전 주신 낚지를 해동 했는데 녹인 낚지가 오십마라는 나와서 낚지똥내 맡으며 한시간 넘게 손질을 하느라 허리에 이어 종아리까지 흡....
잔잔하게 치이던 날이라 은은하게 기분이 다운되면서 우울감이 밀려오는 밤 시간에 남편이 굳이 천장의 석고가루 다 날리며 달아준 루이스폴센 빈티지 조명을 보니 작은 내방안 취조실 조명같은 루이스폴센과 뚫어뻥같은 나의 앵글포이즈 테이블 스탠드가 정겹게 느껴진다.
치인다고 느낀 하루지만, 마라상궈 소스 양에 대해 알게 되었고, 아레카야자는 꼼꼼히 닦아줘서 다시 잘 자랄것이고, 엄마가 준 낚지는 넉넉해서 가족들이 맛있게 배부르게 먹고도 남아서 내일 나의 점심까지 해결되었다.
결정적으로 조명을 달아준 남편 덕분에 내방에 다시 귀여운 천장 조명이 생겼다.
알고보니 정말 좋았던 일들이 많은 하루였구나.
루이스폴센 빈티지를 달면 재밌는 일들이 생긴다.
루이스폴센 빈티지 팬던트 조명을 만난 즐거운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