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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쁜파크 Apr 17. 2024

편견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있다. 초등 3학년인 스카우트는 수업 시간에 히틀러의 유대인 박해에 대해 배운다. 히틀러를 언급하며 분노로 얼굴이 빨개진 선생님을 보며 스카우트는 선생님의 모순된 모습을 떠올린다. 흑인 탐이 백인 여성을 강간했다는 죄목으로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던 여름날 밤, 선생님이 법정에서 나오며 했던 말을 들었다.


누군가 그들에게 본때를 보여줄 때가 됐지. 점점 분수도 모르고 주제넘게 굴다가 우리하고 결혼할 생각까지 하게 될지 모르지.   

p.455, 앵무새 죽이기 (열린 책들)


독일의 히틀러는 그렇게 끔찍하게 생각하면서, 어찌 자기 나라 사람(흑인)을 비열하게 대할 수 있는지 어린 스카우트는 놀라웠다. 소녀의 눈에는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이나 미국 백인의 흑인 탄압이 다르지 않았다. 우리나라, 나의 주변은 어떨까 고민하다가 '어찌 감히.. 결혼...'이라는 데 생각이 멈췄다.


지난주에 있었던 4.10일 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가 이미지로 떠오른다. 지도에서 왼쪽은 파란색, 오른쪽은 빨간색으로 정당의 우세가 확연히 다른 모습. 전라도 출신인 나, 경상도 출신인 남편의 지역이 떠오르면서, 결혼 후 같은 후보에게 투표해 옴이 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투표에 정답은 없지만, 같은 방향을 가지고 있으니 그것으로 다툴 일은 없잖아.



출처 ; 대한민국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결혼과 지역 감정이 연결되면서, 연애할 때 들었던 남편의 친구 부모님 이야기가 떠올랐다. 경상도에서 서울로 올라오셔서 빌딩 임대료를 받으며 생활하셨는데, 아들이 전라도 여자랑 결혼하는 것은 싫어한다고 했다. (오메~ 이것이 뭐다냐~~~. 사투리가 절로 나온다.)


Presecution comes from people who are prejudiced. Prejudice.
박해는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한테서 나오는 거란다. 편견 말이야.

p.452, 앵무새 죽이기 (열린 책들)


유대인, 흑인 박해까지 이르지 않아도 그런 편견은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상처가 된다. 편견이 커지고 모여서 집단이 되면 상처도 커지고 폭력으로 남는다.


전라도 출신을 싫어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던 당시, 나는 결혼 적령기였기에 불쾌감이 컸다. 그런데 이제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나는 어떨까? 내게 불쾌감을 주었던 그런 편견을 혹시 아이의 친구나 주변 사람들을 향하여 가지고 있진 않은지, 상처 주는 어른이 되지 않도록 꾸준히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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