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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BA 첫 학기 후기

UCLA Anderson 써머 쿼터를 마치며

by 윤동구리

미국 대학원은 보통 9월에 개강을 한다. 그러나 UCLA는 여름 학기가 있어서 7월 말쯤 개강을 했다. 한국에서의 학기(semester)와는 다르게 여기는 쿼터(Quarter) 제도로 운영이 됐다. 1학년 때는 여름, 가을, 겨울, 봄 학기를 모두 듣고 2학년 올라가는 여름에 인턴, 그 후 가을, 겨울, 봄 학기 수업을 들으면 졸업이다.



써머 쿼터가 뭐에요?

온보딩 세션이라고 하여 대학원 라이프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가볍게 진행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ㅎㅎ 수업과 더불어 학교 프로그램 소개, 업계 소개, 네트워킹, 리더십, 레주메 작성 등 비교과가 많이 있어서 바쁘게 지나갔다.


1주차: 다시 학교 라니..!

가볍게 Leadership에 관한 수업을 들으면서 학교를 다니는 것에 익숙해졌다. 수업시간에 발표를 엄청 많이 시키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는데 처음에는 이게 정말 적응하기 힘들었다.


Challenge Course라고 하여, 함께 액티비티를 하면서 서로 친해지는 날도 있었다.


첫 일주일 간은 아침과 점심을 학교에서 제공해줬다. 테이블에 랜덤하게 앉으면서 친구들 얼굴을 익혔다. 하루에 50개의 이름을 들으니 이름과 얼굴을 매칭하는 게 어려웠다. 똑같은 친구한테 이름 5번(...) 물어보기도 했다.




2주차: 원래 이렇게 정신 없는 건가요..?

본인이 관심이 있는 분야를 짧고 굵게 알아보는 Immersion이 있었다. Finance, Consulting, Entertainment, Tech 이렇게 4개가 있었는데 나는 Tech를 들었다. 아침에 시작해서 저녁에 수업이 끝나는데, 매일 리딩과 과제가 있어 정말 피곤했다.


테크 기업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를 하기도 하고 (애플이 AR에 투자해야 할까?), AI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고(AI를 사용해서 스낵 회사를 만들어보자!), PM이 일하는 방식에 대해 들었다 (구글 메일을 어떻게 개선할까?).


Parker Series라고 하여 이력서 준비, 네트워킹 하는 방법, 그리고 인터뷰 팁 등 리크루팅에 관해서 전반적으로 알려주는 수업이 매 주 있었다. 가을 학기 시작하면 바로 리크루팅이 시작되어 여름 학기까지 이력서를 완성해놓아야 한다고 한다.


금요일에는 다들 펍에 모인다. UCLA MBA는 총 300명인데, 75명씩 4개 섹션이 있다. 섹션끼리 수업을 듣기 때문에 다른 섹션 친구들이랑은 얼굴 보기가 어려운데, 이럴 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졌다. 그 외에도 파티나 모임은 항상 있는데 나는 일주일에 적어도 하나 참석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3주차~4주차: 팀플, 팀플, 그리고 팀플

1학년의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까지는 거의 코어(Core) 과목을 들어서 선택권이 없다. 이게 입학 전에는 아쉬웠는데, 입학하고 너무 정신 없이 지내다보니 커리큘럼을 따라가면 되는 게 좋았다.ㅎㅎ


여름 쿼터는 수업이 2개였다. 회계는 전체 학생이 다 같이 들었으나 리크루팅 하는 업계에 따라 절반은 마케팅을, 나머지 절반은 파이낸스를 들었다. 나는 회계와 마케팅이 당첨됐다. (그러면 파이낸스는 겨울에 듣게 된다.)


5~6명씩 조를 짜주는데 이 친구들과 1년 동안 같이 팀플을 하게 된다. 개인이 혼자 하기에 양이 많기도 하고, 서로 다른 업무 경험이 있으니 서로서로에게 배우라는 뜻이라고 한다. 물론 협력하는 법도 배우고.


수업은 비즈니스 케이스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이고 엄밀하게 증명하기보다는 실제로 비즈니스와 어떻게 연결되는 지를 설명하며, 인사이트를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5주차~6주차: 하얗게 불태웠다....

나는 손익계산서(P&L)를 5년간 봐오기도 했고, 중급 회계까지 공부했어서 (물론 기억은 하나도 안나지만...) 대강 들을만 했으나 회계를 처음 접하는 친구들은 꽤 헤맸다. 실제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고 회사가 재정적으로 어떤 상태인지,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는 지, 어떻게 하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지 이해하는 게 핵심이었다. 회계의 대전제만 이해하면 구체적인 원칙을 알지 못해도 괜찮았다.


회계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어서 2주마다 한 번 씩 시험을 본 것 같다.... 그래도 Cheat Sheet 라고 하여 한 장 정도 요약본을 참고하면서 시험을 볼 수 있다.

7년 만의 시험!! 회계 뿌셔뿌셔


마케팅은 시험 없이 케이스 스터디로만 이루어졌다. 그래서 매 주 과제가 있었다..ㅎㅎ 3C, STP, 4P의 개념을 배우면서 해당 개념들을 적용할 수 있는 케이스를 풀었다. 정답은 없지만 배운 프레임워크를 잘 활용하고, 내 전략을 충분히 정당화할 수 있어야 했다.


교수님이 정말 재밌으셔서 홀린듯이 수업을 들었다. 개념은 알고 있었으나 3C를 바탕으로 STP를 분석하고, 4P 전략을 수립한다는 흐름이 새로웠다. 또 일하면서 느낌적으로 알았던 것을 프레임워크로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처음에는 하버드 비즈니스 케이스를 푸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뒤로 갈수록 실제 비즈니스 전략을 짜는 과제가 나왔다. LA의 Venice Beach와 Santa Monica 상권을 비교해서 둘 중 한 곳에 (혹은 둘 다에) 새로운 사업체를 런칭해라.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모으고, 자료가 없는 경우에는 informed guess를 해야 했다.

네버엔딩 과제로 여행가서도 과제를 하고 있던 우리들...ㅎㅎ




처음에는 정말 낯설고 어색했는데 그래도 닥치니까 다 어떻게든 하게 되어있다. 하루 종일 붙어있다보니 친구들이랑도 좀 친해진 것 같고, 영어로 수업 듣는 것도 익숙해졌다. 아직도 좀 떨리지만 수업에서 의견을 내고하고자 했다.


이번학기에는 두 과목 다 A!!!


여름도 바쁘게 지나간 것 같은데 가을이 더 바쁘다고 한다... 나의 MBA 생존기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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