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by 요니

저는 지난 20대 시절 2번의 자취 경험과, 여러 번의 아르바이트와 대외활동 경험을 하고 열심히 남자친구들도 만났어요. 그 시절엔 뭐든지 '열심히'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연애마저도 끊임없이 해야, 나중에 과정이 돼서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깐요.

아마도 20대 시절의 나에게 취해있던 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20대 시절엔 '커리어 우먼'을 꿈꾸기도 하고, 인생의 목표는 '사회공헌하는 기업'을 운영하는 것을 갖기도 했어요. 그때는 친구들에게 나는 늦게 결혼할 거라며, 떵떵거렸죠.


흔한 말이 있죠 "그런 애들이 일찍 간다". "네 바로 저예요".

열심히 취직하고 인생을 살았을 뿐인데, 그랬을 뿐인데 20대 끝자락에 결혼을 하게 된 것에 대해 당황스럽기도 했죠.


그동안 나의 가치관이 변해서 빠른 결혼을 했는가? 그건 아니에요.

이 사람을 만나고, 안정감을 찾았고 함께 가면 느릴 순 있지만 더 길게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러나 뭐든 기회비용이라는 것이 있다고, 당연히 제 삶도 변했어요.

그동안 나는 뭐가 변했는가 천천히 소파에 앉아 생각을 해보니....


그저 씀씀이가 커지고, 새콤달콤도 왕창 사 먹을 수 있는 어른이 되었고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도 살게 되었어요. 출산의 두려움을 경험해보기도 하고, 이 세상의 관례에 따라가는 나 스스로에게 애매모호한 감정이 생기기도 했어요. 시시하고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거든요.


이제는 그런 모든 걸 잊을 만큼 아이를 이뻐하는 엄마가 되기도 했네요. 남들과 다를 바 없이 커리어와 육아를 고민하기도 하고, 불안해하기도 해요.

그리고 이제는 나의 힘듦보다 부모님의 힘듦과 아이의 힘듦을 볼 수 있는 마음의 크기도 커졌어요.


때로는 이런 내가 어색하고, 초조하고, 억울할 때도 있었지만 (왜 여자만..?) 단순히 이 고민과 시간들을 추억들로 만드는 배우자를 만나서 잘 이겨내고 있네요.


30대 여성이 겪는다는 혼란, 두려움, 고민에 제가 그 중심이 있어요. 이런 고민도 언젠가는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잘 극복하고 있겠죠? 추억처럼 이야기하는 날이 오고, 여전히 그때의 나도 일을 하고 있겠죠?


세상에 의미 없는 선택들은 없죠. 그리고 의미 없는 상황들도 없고.

내 마음속 한구석엔 나약한 나의 마음크기가 커져서 나의 용기를 잡아먹을까 봐 무섭고 불안해져요.

편안함을 나약함으로 생각하는 나를 보면서도 사서 고생한다 생각이 들지만 지금의 저는 그러네요.


결혼을 시작으로 인생은 참 많이 변화하네요.

그러나 그만큼 기회비용을 제공할 만큼 가치가 있는 선택이었어요.


행복함에 나약함이 커져버릴까 불안해지는 저니깐요.

평범함을 지독하게 싫어하던 저지만, 평범해진 저의 모습에 행복함을 느끼는 30대의 지금은 나쁜 것인지 좋은 것이지 알 수 없어요.


그렇지만 하나 분명한 건, 지금의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는 거예요.

우리 부부는 이제 이전으로 돌아갈 순 없지만, 또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용기가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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