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 너에 대해서
이것은 너에 대해 쓴 글이다.
나는 너의 남편이자, 어머니이자, 아버지이자, 친구이다.
내가 누구인 지 정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이 글은 온전히 너를 설명하는 데 의미를 둔 글이므로
너는 착하면서도 악마였다.
너는 악하면서도 선한 사람이었다.
너는 욕심 없는 사람이었으면서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너는 물욕이 없으면서도 갖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었다.
너는 어디에 속한 사람이었을까
극도의 우울증과 공황을 앓으면서도 행복을 원하던 사람
너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욕심내지 않던 행복을 욕심내기 시작했다.
이 글은 너에 관한 글이다
나의 관점에서 너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 지
너도 모르는 네 모습을 네게 알려주고 싶어서,
너란 사람을 세상에 남기고 싶어서,
나는 그렇게 너에게 사 주었던 만년필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