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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XREAL Aug 21. 2023

생성형 AI의 일자리 대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2023년 8월 셋째주 뉴스레터

빠르고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 중 하나로 많은 회사들이 업무의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McKinsey Global Institute)에서는 이번 새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미국 경제 전반에서 현재 근무 중인 시간의 최대 30%에 해당하는 활동이 자동화될 수 있으며, 이는 generative AI(생성형 인공지능)에 의해 가속화되는 추세라고 밝혔습니다.

이미지 출처 : Shutterstock

여기서 말하는 생성형 인공지능은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 등의 기존 콘텐츠를 활용하여 유사한 콘텐츠를 새로 만들어 내는 인공지능(AI) 기술을 말합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는 여기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단순히 콘텐츠의 패턴을 학습하여 추론 결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콘텐츠의 생성자와 만들어진 콘텐츠를 평가하는 판별자가 끊임없이 서로 대립하고 경쟁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데요. 글을 이미지나 비디오로 전환시키는 프로그램 등을 그 예시로 들 수 있습니다. 메타는 문장을 입력하면 비디오로 만들어주는 ‘메이크 어 비디오’ 서비스를 선보였고, 구글도 텍스트를 영상화하고 영상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AI 비디오 생성기 ‘이메진 비디오’를 공개하기도 했죠.

메타, ‘Make a video’

빠른 속도와 정확성, 그리고 날로 높아지는 완성도 측면에서 많은 이점을 자랑하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 과연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업무의 자동화는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생성형 인공지능을 많은 회사가 여러 업무에 도입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거나, 소득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AI가 언어 번역, 콘텐츠 생성, 심지어 코딩과 같은 작업에 능숙해짐에 따라 이러한 기술의 발전에 인간이 점차 설 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기인하는 두려움인 건데요.


특히, 인공지능이 가장 먼저 대체할 업무는 단순 업무입니다. 사무 지원, 고객 서비스 및 식당 업무 등이 대표적인데요.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이 여성이 주로 진출해 있는 산업이나 일용직 업무를 먼저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스러운 시각도 있습니다. 이는 기존에도 쉽게 일자리를 위협받던 인구가 인공지능에게도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2030년까지 미국 경제 전반에서 현재 근무 중인 시간의 최대 30%에 해당하는 활동이 자동화되고, 생성적 인공지능에 의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여성 노동자들의 입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높은 비율로 여성이 더 많은 일자리 위협 받을 것


케넌 기업연구소(Kenan Institute of Private Enterprise)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노동력의 여성 중 10명 중 8명(5,887만 명)이 생성적 인공지능 자동화에 크게 노출된 직종(직업 업무의 25% 이상)에 종사하고 있는 반면 남성은 중 10명 중 6명(4,862만 명)이라고 밝혔는데요. 전반적으로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노동력에서 적은 수를 차지하지만, 영향을 받는 직종은 남성보다 여성이 많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인공지능 자동화에 노출될 확률이 21% 더 높다는 것이죠.


연구진은 이것이 “여성의 직업군이 특정 분야에 쏠려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주로 사무직에 종사하는데, AI는 이런 일부터 빠르게 잠식할 것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 등 주요 은행이나 기관의 조사 결과 AI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직업은 경영관리, 엔지니어링, 법무 등이 꼽힙니다. 이들 직업군은 조만간 최대 50%를 AI가 대체한다는 연구 결과도 함께 내놨습니다.


"여성과 남성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지만, 미국 사회조차도 오랜 성관념에 따라 직업을 남녀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성이 주로 사무직에 분포한 이유로 AI 발달의 피해를 더 많이 입게 되는 것은 사회가 짚어볼 부분"이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AI로 인한 자동화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며 "남성의 경우 화이트칼라 및 블루칼라의 비율이 거의 1 대 1이지만 여성은 7 대 3으로 화이트칼라가 많다"고 설명하기도 했고요.


한국의 경우에는 어떨까요? 한국사회에서도 이러한 문제(일자리 대체, 여성입지 감소)는 피해갈 수 없는 우려입니다. 인공지능이 한국사회의 노동시장에 미치는 보편적인 영향 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노동시장의 특수한 영향도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노동시장 이중구조

우리나라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화되어 있는 사회로 비춰지고 있는데요. 여기서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노동시장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일자리 안정성이나 임금 등 질적인 면에서 양극화되고, 분절된 노동시장 간의 근로자 이동이 제한적인 구조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관련 분야 학자들은 주로 고용형태, 학력, 성별, 기업규모, 노동단절성 등 여러 요인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들 지표 모두 전근대적인 노동시장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슷한 일을 하는 노동자라도 그가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 고졸인지 대졸인지, 남성인지 여성인지, 대기업 소속인지 중소기업 소속인지에 따라 임금 등 노동조건이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는 이들 요인이 서로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여기에 고질적인 재벌구조와 원하청구조, 나아가 내부노동시장으로 인한 기업별 교섭구조 등이 구조적인 요인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미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화되어 있는 우리 사회에서 학벌과 성별 등을 이유로 유리천장의 한계를 체감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죠. 특히 AI로 인해 대체될 것으로 전망되는 많은 직업군이 현재 이중구조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아, 인공지능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 것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구조가 아니라는 점도 생각해 보아야 할 쟁점 중 하나입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능정보기술의 확산과 산업구조의 변화


또 다른 분석으로는 한국 사회는 지능정보기술의 확산과 산업 구조의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그동안 노동시장에서 고용과 경제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제조업이 축소되고 있는데, 그 자리를 인공지능이 높은 비율로 대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가 내놓은 보고서에서는 최저 임금 직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최고 임금 직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보다 최대 14배 더 많이 직업을 변경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목했는데, 한국사회에서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일자리 대체가 더 가혹하게 적용될 문제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AI는 창작도 할 수 있고, 인간의 의사결정과 문제해결에 직접 관여하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AI 기술로 인한 국내의 다양한 산업부문에서 일자리 대체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비숙련, 반숙련 직무가 감소하고 더욱 유연한 고용 형태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일자리 대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하지만, 너무 걱정할 문제는 아닙니다. 인공지능-인간 간의 상호 보완적인 협력을 통해 인간이 판단과 창의, 감성 및 협업이 더 필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 생산성과 서비스의 질이 크게 향상할 것으로 기대되기도 합니다. 이미 많은 단순 업무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노동비용의 경감은 현실화되고 있으며 일자리 감소와 직무변화에 따른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교육 및 적극적인 사회적 지원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이와 더불어 지능정보사회에서의 인공지능 기술은 일종의 사회를 규율하는 구조적 힘을 가지면서 기술의 혁신이 사회변동의 핵심요인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변동은 인공지능이 인간과 관계를 맺는 하나의 기술체로서 새로운 관계에서 인간의 주제적인 역할과 과학 기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가치체계의 형성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인공지능의 성장을 위협으로 보기보다는 향상과 성장의 기회로 보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계산기가 우리를 덜 똑똑하게 만들지 않았듯이, 인공지능이 우리를 덜 능력 있게 만들지는 않겠죠! 인공지능은 우리를 일상적인 작업에서 해방시켜 복잡하고 창의적이며 독특한 인간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직종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역량을 펼치는 미래를 함께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네요.


(작성자 : 김주하)


Reference

메타버스와 생성형 AI

Report: AI Will Take More Jobs Away from Women Than Men

How should humans respond to advancing artificial intelligence?

Generative AI and the future of work in America

한국의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현 정부의 해법   

엄효진, 이명진. (2020). 인공지능(AI) 기반 지능정보사회 시대의 노동시장 변화: 경제사회학적 접근을 중심으로. 정보사회와 미디어, 21(2),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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