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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후 Nov 27. 2023

짧은 휴일을 보내고 다시 연구에 힘내보자

올랜도에서 보낸 땡스 휴일

중국 박사생 친구들은 게임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롤을 좋아한다. 게임에 관심이 전혀 없는 나로서는 아는 게 하나도 없지만 친구들 덕분에 기본적인 게임 교양 수업을 듣고 있다. 작년에는 케이팝에 관심이 없는 내가 메겐한테 BTS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면 이제는 T1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중국 친구들임에도 T1을 응원하는 친구들이 꽤 있다 보니 중국 친구들 사이에서 중국팀과 한국팀 경기를 두고 서로 놀리고 장난치는 일이 많다. 정작 한국인인 나는 아무 생각이 없지만 중국 암표 시장에서 결승전 티켓 값이 거의 10,000 달러에 판매되고 있다는 말에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역시 게임은 고급 취미활동이었나 보다.

나도 데려가라.

땡스이다 보니 그래도 가까운 곳으로 놀러 가게 되었다. 플로리다의 경우 디즈니를 비롯하여 유니버설, 시월드, 레고랜드 등 다양한 놀이동산이 있다 보니 놀러 가기에 안성맞춤이다. 놀이동산에 큰 흥미가 없는 나도 재미있게 즐길 정도로 잘 꾸며져 있다. 특히 디즈니나 유니버셜의 경우에는 놀이기구를 타는 것보다 다양한 테마와 캐릭터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다만 여자친구나 자녀들을 데리고 간다면 지갑을 두둑이 챙겨가야 할 것이다. 또한 디즈니의 경우에는 숨겨진 공간이나 집에 디즈니 공주들이 랜덤으로 있어 대화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디즈니 영화를 좋아하는 애기들이나 팬 분들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이다. 혹시라도 디즈니를 갈 계획이 있다면 위치를 알려드릴 테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범고래 사이즈가 대박이다.

저번에 이미 디즈니와 유니버셜을 다녀왔기에 이번에는 시월드로 향했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갔지만 생각보다 롤러코스터들이 재미있었고 돌고래와 범고래 쇼도 재미있었다. 시월드의 경우에는 티켓 수입으로 해양 생물들을 돕는 데 사용된다고 하니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나는 놀이기구를 매우 잘 타기 때문에 재미있다고 느꼈지만 아마 놀이기구를 잘 못 타거나 애기들의 경우에는 막상 탈만한 기구는 없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애기들이 있는 경우에는 시월드보다 디즈니나 유니버셜을 더 추천하는 편이다.

돌고래 쇼도 볼 수 있지만 범고래가 대박이다. 

돌고래 쇼나 범고래 쇼를 보러 갈 때 유의할 점은 물이 정말 많이 튀긴다는 것이다. "에이 앞에서 두줄 정도만 튀겠지."라고 생각하고 앞 쪽에 앉는다면 속옷까지 다 젖을 각오를 하고 앉아야 한다. 웬만해서는 뒤 쪽에 앉는 것을 추천하고 애기가 있을 경우는 더더욱 뒤쪽에 앉는 걸 추천한다. 왜냐하면 쇼가 시작하기 전에 아기들에게 경험을 시켜준다고 데려가서 앞에서 물을 맞게 하거나 돌고래를 만져볼 기회를 주곤 하는데, 자녀가 있으신 분들은 이 점을 고려해서 자리 선정을 하시면 될 거 같다. 엄청난 크기의 범고래 지느러미가 주는 천연 워터파크를 느껴볼 수 있다. 참고로 시월드는 디즈니나 유니버셜보다 소지품에 대해서 좀 까다로운 편이다 보니 모든 음식을 놀이동산 안에서 사 먹어야 한다. 가격은 당연히 무시한데 2인 기준 보통 10만 원 생각하면 된다. 이미 앞선 여러 놀이동산에서 겪었기에 나로서는 아무 생각 없었지만 처음 미국 놀이동산을 오면 가격에 놀랐을 수 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다른 놀이동산에 비해서 음식이 짜지도 않고 바로 해서 맛있었기에 버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역시 한국식 핫도그가 최고지

올랜도에 오면 꼭 먹는 한국식 핫도그. 이제는 가게들이 워낙 많다 보니 맛있는 집을 찾아서 가야 하는 행복이 있다. 예전에는 파는 가게만 있어도 "오오오"였는데 이제는 골라서 갈 수 있다니 나의 작은 행복이다. 미국에서 한국식 핫도그 인기가 많다 보니 한국 가게뿐만 아니라 많은 가게에서 한국식 핫도그를 메뉴에 추가해서 팔고 있다. 실제로 핫도그집 직원들이 억대가 넘는 연봉을 벌기도 하다 보니, 박사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초라해진다.

텍사스 데 브라질, 후회없죠

한국에도 들어왔다던 텍사스 데 브라질. 가격이 비싼데도 그만큼의 음식 퀄리티를 보장하다 보니 가끔씩 가곤 한다. 다만 한국도 그런지 모르지만 정말 짜다. 고기나 사이드 메뉴 자체가 전부 다 짜다 보니 음료나 구운 파인애플을 같이 먹어줘야 한다. 미국 남부에 오래 산 내 입맛에도 짜니 아마 미국 다른 주에서 놀러 오거나 미국에 처음 놀러 오신 분들은 매우 짜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고기를 받을 때 겉면보다는 안쪽에 잘라져 있는 부위를 받으면 짜지 않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매번 적당히 먹는다는 걸 먹다 보면 과식을 해서 문제다.

백화점 구경가기. 흥민이 형을 보고 놀랐다.

소화시킬 겸 선물을 사러 백화점을 갔는데 흥민이 형을 마주쳐서 너무 놀랐다. 미국의 백화점도 장악해 버리신 손흥민 형님. 선물을 사고 간 김에 애플 매장의 동태를 살펴보러 가봤는데 역시나 사람들이 아주 북적북적하다. 계산하기 위해 놀이동산 줄 만큼 길게 서있다. 애플은 땡스 때 특별히 세일하지 않는데 사람들이 정말 많다. 제품을 구경할 엄두도 못 내고 바로 나와버렸다.

디즈니 스프링스로 산책다녀오기

디즈니 스프링스도 다녀왔는데 크리스마스라고 아주 귀여운 데코들이 많다. 사람들도 차에 귀엽게 꾸며놨는데 너무 웃겼다. 정말 웃기게 생긴 땅콩 멍멍이도 있어서 같이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가 역동적인 아이와도 같이 사진을 찍게 되었다. 엄마가 아이한테 "사진 찍는데 뭐 하는 짓"이라며 혼내길래 내가 괜찮다면서 오히려 더 좋다고 했다. 아이가 역동적으로 나와서 더 사진이 재미있어졌다.

가게에서 본 이상한 텔레토비

플로리다 올랜도를 가면 꼭 가는 가게 중 하나가 바로 K-pot이라는 곳이다. 고기를 구워 먹을 수도 있고 샤부샤부처럼 해서 고기나 야채를 먹을 수도 있어서 좋아하는 곳이다. 무엇보다 사이드에 있는 김치랑 치킨이 대박 맛있기 때문에 너무 좋다. 가족 단위로 많이 오다 보니 아이들을 위해서 아이스크림부터 해서 인형 뽑기와 같은 장난감 기계들도 있는데, 텔레토비가 내가 아는 텔레토비와 매우 많이 다르게 생겼다.

최악의 일식집

도착 첫날에 갔었던 일식집인데 정말 최악이다. 분위기랑 심심한 맛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면 가볼 만 하지만 음식들은 별로였다. 후토마키를 주문했는데 그냥 초밥용 밥을 넣은 김밥이었다. 라멘은 그냥 육개장 라면 맛이다. 그래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다소 저렴하고 분위기가 깔끔해서 좋았지만 음식 맛 자체는 실망스러웠다. 


짧은 휴일을 보내고 다시 12월 마무리를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할 생각에 아주 손발에서 땀이 차오른다. 그래도 해내야 추가로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에 열심히 마음을 다잡고 다시 힘내본다.

비 오면 감전당하기 쉬운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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