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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후 Feb 06. 2024

미국에서 찾아온 코로나

내가 코로나에 걸렸다니!

장기 유학생으로 미국에 거주하면서 가장 조심하는 것 중에 하나가 건강관리이다. 아무리 보험이 있다고 할지라도 아프면 병원 가서 진료받는 것조차 고생이다. 솔직히 타지에서 혼자 와 있는 나를 챙겨줄 수 있는 가족이 없다 보니 의외로 서럽다. 마치 생일을 안 챙겨도 그만이라고 하지만 막상 생일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눈물이 또르륵 흐르는 거와 같다. (공감해 주는 유학생 브로들 나와줘!!) 사실 생긴 거와 다르게 의외로 감성적인 편이라 이성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라도 건강 관리를 잘하는 편이다.

저 아파요 ㅠㅠ

하지만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끊임없는 기침 소리가 들렸고 친한 박사생 중 한 명이 본인이 아프다면서 계속 기침을 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싫은 티를 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기에 얼른 집에 가서 쉬라고 했지만 괜찮다면서 기침을 계속하더니 결국에 바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필 비도 오고 이상 기후로 날도 춥다

우선 나는 룸메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마스크를 쓰며 격리 생활에 들어갔다. 사실 미국에서는 많이 아프면 Flu라고 하지 더 이상 코로나라고도 하지 않으며 검사를 받거나 약을 처방받으러 가지도 않는다. 나도 처음에 감기 몸살인 줄 알았는데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아 이거 코로나다"를 느꼈다. 다행히도 한국에서 가져온 상비약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가져온 약을 먹으며 집에서 버텼다. 월마트나 월그린에 가서도 약을 충분히 구매하거나 처방을 받으면 되지만 항상 사전에 대비해서 한국에 갈 때면 상비약들을 구매해서 가져오는 편이다. 특히 "환" 종류나 연고, 밴드, 감기약 등은 챙겨서 방에 두고 사용하는 편이다.

3일 뒤부터는 밖에서 조깅을 했다.

아무튼 칩거 생활이 시작되고 오랜만에 침대에 가장 오래 누워있는 시간을 보냈다. 룸메들의 경우도 다들 직장이 있고 특히 메디컬 쪽에서 일하는 친구도 있기 때문에 괜히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 마스크 생활을 하며 지냈다. 다행히도 코로나 이후 쌓아두었던 마스크가 이렇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우리 집 고양이 애쉬가 내가 방에서 하도 나오지 않으니 방문을 두들기거나 나올 때까지 방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에 깜짝 놀라곤 했다. 다른 고양이들 밥을 얼마나 뺏어 먹었으면 이러다가 덩치가 호랑이만 해 질 것 같아 조금 두려웠다. 미국에 보면 자이언트 캣이라고 해서 진짜 사자나 호랑이 크기의 고양이들이 있는데 살짝 겁나기 시작했다.

절대 기분이 나쁜 표정이 아니다...

빠른 회복을 위해서 중간중간 운동도 해주고 약과 비타민을 먹어주면서 관리하니 다행히 4일 차쯤 지나자 거의 회복될 수 있었다. 당연한 거지만 아무도 챙겨주는 사람이 없다 보니 "아 이래서 가족이 중요하고 다들 결혼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도 룸메들이 밥을 챙겨주며 괜찮냐고 물어봐줘서 고마울 따름이었다. 다행히도 시작하는 주부터는 한국 대학교 교수님들과의 연구 협업 미팅과 여러 프로젝트 미팅들이 있는데 다행히도 완쾌되어 힘을 낼 수 있게 되었다. 다만 후유증으로는 며칠 침대에서 뒹굴거렸더니 만사가 귀찮아졌다. 타지에 있는 유학생 브로들도 아프기 전에 관리를 잘하고 기침하는 친구가 있다면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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