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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후 Jul 12. 2024

정년이 없는 나라 미국

심심해서 일하는 부자 할배

거두절미하고 미국은 정년이 없다. 그렇다 보니 가끔 교환 학생으로 왔었던 유럽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미국 사람들은 일해 미쳐있는 일 중독자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속으로 "그러면 한국인은?"이라고 생각이 들었었다. 실제로 한국 문화에 대해 여러모로 알려지면서 미국 친구들 중에 일을 그만두거나 일 년 정도 한국에 와서 지내면서 일을 하는 친구들이 많이 생겨났다. 유럽 친구들이 "일 중독자"라고 놀리던 미국 친구들조차도 한국의 근로 시간에 못 이기고 돌아가는 친구들을 최근까지도 봤었다.

내가 이번에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저 개인적인 주변 지인분들의 생활과 내가 느낀 바를 나누고 싶을 뿐이다. 그렇기에 미국 사시는 다른 분들과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내가 봤었던 부분이 되게 한정적일 수 있다. 아무튼 정년이 없다 보니 주변에 많은 미국 아재와 할배들은 보면 정말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일하신다. 여기서 말하는 일은 은퇴하기 전과 같은 양의 일이 아니라 취미 활동을 하는 만큼의 일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미국 아재나 할배들에게 있어서 일은 심심한 일상의 활력소인 셈이다.


그렇다 보니 은퇴하고 하시는 일들은 대게 기존에 하시던 일과 많이 다른 일을 하시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갑자기 요리사로 일을 하시거나, 마트에서 캐셔를 하시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시는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못해본 일들을 하신다. 마치 버킷리스트에 남아있는 일들 중에서 직업적으로 아쉬움이 남아있었던 것들을 찾아서 하시는 느낌이 매우 컸다.

그러면 취미 활동으로 놀면서 하면 되지 굳이 취업을 해서 일로써 취미활동을 왜 하는 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겨서 여쭤봤을 때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이 "보람을 느끼잖아."였다. 큰돈이 필요해서 일을 하는 게 아니더라도 자신이 하는 역할에 대해서 보상과 인정을 받는 것이 소소하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일을 하지 않고 하는 취미 활동이야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정해진 시간에 직업으로써 일을 하는 것 자체게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는 "일 하지 말고 놀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왔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내가 일을 하지 않고 놀기만 했을 때 과연 그 만족도가 높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일이라는 것 자체가 내 삶의 일부이고 즐길 줄 안다면 일도 여가 생활도 모두 다 즐겁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앞서 이야기한 미국 아재나 할배들은 지갑이 두둑한 부자들이기 때문에 저렇게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돈을 제외하더라도 내가 나이가 들어서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행복과 만족감이 매우 크다는 것을 주변 미국 아재들과 할배들을 통해서 많이 느끼고 있다.


한국이야 놀거리가 많아서 지루하지 않기에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볼 때 미국에서는 늙어도 일을 해야 삶이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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