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우리는'이라는 드라마를 한참 재밌게 보던 때의 일이다.
드라마 속에서 여주인공 연수는 가난 때문에 느껴지던 자기만의 열등감에 사랑하는 웅이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와 화장실에서 수돗물을 켜둔 채로 몰래 흐느끼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나는 주인공의 슬픔을 함께 느끼며 드라마에 몰입하고 있었고 아이들은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보던 중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둘째 아들이 말한다.
" 왜 수돗물을 틀어놓고 있어? 물 아깝게."
이러는 거다.
당황해서 말이 안 나오고 있던 차에 그 옆에 있던 큰아들이 또 말한다.
" 그러게. 물 온도 맞추려고 그러나?"
이들에게 공감이란 무엇인가.
나는 이런 아들 둘과 살고 있다.